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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신현동의 오래된 주택가 사이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산처럼 솟아있습니다.

따닥따닥 붙어있는 빌라와 건물들이 가림막처럼 나무를 에워싸고 있지만, 커다란 나무의 그물처럼 촘촘히 하늘로 뻗은 줄기는 쉽게 가려지지 않습니다.

주변 밀집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화나무
 주변 밀집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화나무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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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가 바로 인천시 천연기념물 제315호인 회화나무입니다.

회화나무는 나무와 잎의 모양이 둥글고 온화해 중국에서는 높은 관리의 무덤이나 선비의 집에 즐겨 심었다 합니다. 그래서 회화나무를 '학자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들이 들여와 향교나 사찰, 표고 600m 이하의 마을 주변에 많이 심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분포하며 활엽수(낙엽활엽교목) 중에 공해에 강한 나무로 가로수나 공원수로 활용됩니다. 이 나무를 문앞에 심으면 잡귀가 물러간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신현동 회화나무
 신현동 회화나무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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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현동 회화나무는 나이가 약 500살 정도며 높이는 22m 가슴높이의 둘레 5.59m로 가지는 사방으로 길게 뻗어 있습니다. 주변에 새들이 둥지를 틀만한 나무와 숲이 없다보니 회화나무에는 서너 개의 까치집 뿐만 아니라 작은 새들까지 찾아와 각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회화나무는 풍년과 흉년을 점치는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8월경 나무에 황백색의 꽃이 필 때 위쪽에서 먼저 피면 풍년이고 아래쪽에서 먼저 피면 흉년이 든다 했답니다. 예전에는 신현동 일대가 죄다 논밭이었습니다.

그물처럼 촘촘한 가지 위에 까치집과 새들이 자리했다.
 그물처럼 촘촘한 가지 위에 까치집과 새들이 자리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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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꽝(미나리를 심는 논)도 있었는데 중·고등학교 건물이 새로 들어서면서 미나리꽝은 매립되어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주변 신현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대형건설사의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고, 가정뉴타운과 신현동 일대 도시정비사업 등 개발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있던 논밭(개발제한구역)마저 밀어내는 개발이 한창인 마을을 500년 넘게 지켜온 수호신 회화나무.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는 회화나무가 올해는 어떻게 꽃을 피울지? 궁금합니다.

500년간 마을을 지켜온 회화나무
 500년간 마을을 지켜온 회화나무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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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워낙 커 똑딱이 카메라에 전체가 잡히지 않는다.
 나무가 워낙 커 똑딱이 카메라에 전체가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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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회화나무, #천연기념물, #풍흉, #인천신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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