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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는 부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광안대교는 부산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 광안대교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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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대교(광안대로)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49호 광장에서 해운대구 센텀시티 부근을 잇는, 총연장 7.42㎞ 바다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대 해상 복층 교량이다. 그리고 해마다 불꽃축제가 벌어지는 광안리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 빛낸다. 뿐만 아니라 광안리 일대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최근 개통한 부산-울산간 고속도로와 연결되면서 그 효용면에서도 높은 가치를 가지는 다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광안대교가 최근 운전자들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 24일부터 실시한 '하이패스 전용차로' 때문.

부산시에 따르면 전국 유료교량 최초 광안대교에 하이패스를 도입하여 출·퇴근시간대 교통체증 해소와 이용시민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작년 18억5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센텀시티 쪽 수영강변요금소 상·하행선에 전용차로 2개차로, 해운대쪽 벡스코 요금소 상·하행선에 전용차로 2개, 혼용차로 2개 등 총 6개 차로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이패스 전용차로 없을 땐 안 막혔는데..." 시민 불만 폭발

정체가 심한 출퇴근시간을 보다 빠르게 이용하도록 설치된 '하이패스' 차로가 오히려 교통체증의 원인이 된 이유는 바로 도로 구조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광안대교는 광안리 앞바다 구간을 지나면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왼쪽은 양산과 서울 방면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구간이고, 오른쪽은 해운대를 지나 송정과 기장으로 이어지는 굽은 도로 구간이다.

문제는 바로 우측으로 굽은 오른쪽 도로가 본선을 빠져나오면서 다시 3차선으로 줄어들고, 요금소를 지나는 즉시 또다시 우측의 해운대 방면과 좌측의 신시가지 방면으로 나뉘는데, 광안대교를 이용하는 운전자 70% 이상이 바로 이 구간을 이용해서 해운대와 신시가지, 또는 울산 방면으로 운행하고 있어서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출퇴근시간이면 좁아지는 도로와 요금소, 그리고 요금소를 지난 직후부터 만나게 되는 갈림길에서 차량들이 엉키는 현상이 매일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다가 지난 24일부터 실시한 '하이패스' 전용차로 때문에 4개 요금소 중 3개밖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단말기 미부착 차량들은 그야말로 '거북이'로 변해 버린 것.

거기에다 이 구간은 최근 개장한 초대형 백화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따라서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보다 빠르게 가려는 차량들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기 일쑤다. 이 때문에 '광안대교'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한 시민은, 게시판을 통해 "요금 내는 곳까지 2차선인 그 좁다란 진입로에서 요금 내는 곳 바로 직전에서 4차선으로 잠시 확장되는 그 구조에서 이런 지체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하셨습니까? 하이패스 달린 차량이나 없는 차량이나 결국 거의 비슷하게 정체되어 버릴 거라고 생각을 안 하셨는지?"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용객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홈페이지, 그러나 이런 하소연도 회원가입을 해야만 된다.
 이용객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홈페이지, 그러나 이런 하소연도 회원가입을 해야만 된다.
ⓒ 광안대교 게시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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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설관리공단측, 억울하면 하이패스 설치하라?

하이패스 전용차로 설치에 따른 광안대교 정체현상은 부산시설관리공단에서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섣불리 시행했다는 비판도 있다. 개통을 앞둔 지난 17일, 부산시설관리공단(이사장 마선기)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도로공사 단말기는 이미 100만 대를 돌파하여 하이패스 이용이 점차 대중화 추세에 있으나, 부산시민 하이패스 단말기보급율은 12% 수준으로 광안대로 하이패스 개통 초기 광안대로 전체 차량의 80%를 차지하는 벡스코요금소 부근 차량정체 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러면서 공단측은 "동서고가의 경우 개통 당시 11%의 이용률에서 현재 30% 수준으로 차량정체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광안대로도 하이패스 단말기 부착차량이 점차 늘어나면 정체현상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불편하면 하이패스 단말기를 설치하거나 그게 싫으면 참고 기다리라는 말이다.

하지만 공단측의 말만 믿고 기다리기에는 앞으로 이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출퇴근 차량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한편 자신을 '매일 광안대교를 통해 출퇴근 하는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저는 며칠째 지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 광안대교 하이패스 시행 후부터입니다. 하이패스 시행계획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하루에 하이패스 통행량이 몇 %입니까?  빠른 출근시간을 위해 시행하는 거 아닙니까?  하지만 하이패스 시행 후부터 차량 정체는 어마어마합니다. 신도시 시작하는 곳에서부터 광안대교 요금소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도착하면 텅텅 비어있는 하이패스 차선… 정말 황당합니다. 제가 원하는 건 소수의 몇 대를 위해 하이패스 전용도로를 처음부터 무리하게 밀어붙이기 정책이 아니라 일반과 하이패스가 함께 통행할 수 있도록 시범기간을 충분히 준 후에 하이패스 전용을 만들었으면 합니다."(3월 29일 부산시청 시민게시판)라며 섣부른 정책에 대해서 비판했다.

동서고가(고속도로)와 광안대로(일반도로) 하이패스 증가율 단순비교 안 돼

물론 공단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하이패스' 단말기를 부착하는 차량들이 증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공단측에서 언급한 대로 광안대로 이용 차량 중 경부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구간은 차량이 거의 없다. 반면에 광안대교를 주로 이용하는 차량들은 대부분 서부산권에서 동부산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서고가처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공단측의 주장대로 "동서고가의 경우도 하이패스 이용차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남해고속도로로 이어지는 동서고가와 부산 도심을 잇는 광안대교를 단순비교했다는 점에서 예측이 빗나갈 확률이 높다. 지금 광안대교는 차량 100대 중 불과 한두 대만이 이용하는 '하이패스 전용차선'으로 부산의 랜드마크인 '다이아몬드 브릿지'(광안대교 영문명)가 그 빛을 잃고 있다.


태그:#광안대로, #광안대교, #하이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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