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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은 해방 직후 상황과 비슷하다. 일본이 항복한 직후 소위 해방정국은 좌익들이 주도했다. 그대로 당하기만 했다면 아마 대한민국은 탄생하지 못했거나, 공산국가로 탄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학원에서는 이철승 학생 주도로, 거리에는 김두환이 나서서 공산당에 대해서는 물리력 동원해서 막아 낸 것이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살인까지 났다. 이렇게 좌익을 척결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건국할 수 있었다."

 

25일 오후 대표적 보수단체인 국민운동본부 주도로 결성된 '애국기동단' 발대식에서 민병돈 국민운동본부 고문(전 육군 사관학교 교장)이 자신이 다녔던 학교에서 좌우대립으로 발생했던 살인 사건까지 언급하면서 좌익척결을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상황을 해방 직후 상황으로 진단하는 그의 시국 인식의 과격함은 별도로 하더라도 그의 말대로라면 진보 진영에 대해서 '백색테러'를 가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이날 애국기동단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한 민 고문은 "좌익들은 말로 하면 안 된다. 저들은 정치 동물들이다. 정치권력을 잡기 위해선 못할 짓이 없는 사람들이다. 방화와 폭력을 말로 진압할 수 있는가"라며 "몸으로 부딪쳐서 막아내야 한다. 좌익들은 물리력이나 폭력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자들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을 가득 채운 700여 명의 청중들은 민 고문이 말이 멈출 때마다 박수로 지지를 표했다. 연단에 오른 보수 인사들의 현실 인식은 거의 비슷해보였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전 국방장관)은 "지난 10년 동안의 좌파정권이 좌익들과 시민단체들 버릇을 잘못 들여놓아서 그들은 모든 걸 폭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이 강한 게 선진국인데, 아직 우리는 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용산사태와 같이 골프공으로 때리고 화염병을 던지는 일이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아마 경찰이 사살했을 것"이라며 "경찰이 공무집행 하는 걸 과잉진압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우리나라는 선진국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비판했다.

 

격려사가 끝나자 대부분 무도 유단자들로 구성된 애국기동단원들이 서정갑 국민운동본부 본부장에게 신고를 했다. "애국 기동단장 최병국 외 96명은 2009년 3월 25일부로 애국기동단 출범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곧 기동단원들의 무술 시범이 이어졌다.

 

단상 앞에 일렬로 선 7~8명의 단원들이 들고 있는 풍선을 한 명의 시범자가 빠른 발놀림으로 단번에 모두 터트리자 관중은 함성과 박수소리로 화답했다. 뒤이어 10여 장의 석판을 맨손으로 격파하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해병대 구국결사대, 여군 전우회, 특별 경호단 등으로 구성된 애국기동단원들은 선서를 통해 "좌익들의 테러로 도처에서 법질서가 무너지는 상황을 개탄하며 여기에 모였다"며 "몸을 던져 반 헌법적 좌익폭도들과 싸우기를 맹세했다"고 밝혔다.

 

사회자로부터 "시대의 양심이자 애국 언론인"으로 소개받은 조갑제 조갑제닷컴 사장은 "이명박 정부에게 요구한다. 지난 10년간 아스팔트 위에서 구국운동을 했던 우익이 김대중, 노무현과 싸웠던 노력의 1/10만 해달라"며 "이 대통령의 손에 있는 헌법, 방송법, 국가보안법, 교육관계법을 이용해서 민노당 (민노총), 전교조, MBC 등 3대 좌익 단체를 해산하라. 법대로 하기 싫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애국기동대 출범은 대한민국 헌법에 담긴 자유통일과 일류국가 건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시작이 될 것"이라며 "반 헌법적 좌익폭도들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와 우리의 조국, 직장, 가족들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 애국기동단의 "좌파를 때려잡을 수 있는 방식"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25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애국기동단' 발대식을 열고, "좌파깽판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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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애국기동단 ,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조갑제, #민병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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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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