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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구속 규탄 기자회견에는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 심석태 SBS 본부장, 양승관 CBS 지부장, 정영홍 EBS 지부장, 이정원 아리랑국제방송 지부장 등 언론노조 지·본부장을 비롯해 민언련·언론연대 등 언론단체 관계자 등이 모두 모였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과 최재훈 KBS 노조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YTN 조합원들은 "노종면이 돌아와야 YTN 정상화된다"고 쓰인 피켓을 만들어 참석자 맨 뒤에 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의 구속을 규탄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법원을 흔히 민주주의 마지막 보루라고 하는데 이곳이 무너지는 소리가 요란하다"면서 "도주우려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사유는 가당치도 않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법관은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라면서 "엉터리 판사들이 국민들의 목을 죄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종면 위원장과 같은 시각에 체포됐다가 24일 영장기각으로 풀려난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검찰은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서 노종면을 영어의 몸으로 만들었다"면서 "노종면 구속은 YTN의 파업을 무력화시키려는 무도한 행위"라고 말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는 체면도 염치도 없고 역사의 평가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정부"라면서 "이 정부 밑에서 양심을 지키며 살면 반드시 탄압받을 것이란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덕우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용산 참사 사건에 대한 검찰 발표를 들으면서 변호사 자격증을 찢어버리고 심은 심정이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신영철 대법관으로도 모자라 이젠 영장담당 판사까지 법치주의를 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BS 보도본부 법조팀장까지 지냈던 심석태 SBS 본부장도 검찰과 법원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법조를 오래 출입하고 법조팀장도 했지만 이번 사건은 '사법 사기'다. 적어도 세 번 이상 출석에 불응하고 연락도 안 되고 주거도 불분명한 사람에게나 가능한 얘기다. 노종면 위원장은 당선 이후 도망 다닌 적도 없고 숨은 적도 없었다. 소환장도 소환 지정 일자보다 늦게 도착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체포라니… 말이 안된다. 노종면 한 명 구속시킨 것으로 생각할 지 모르지만 기록이 남고 역사가 남는다. YTN 조합원들을 결코 외롭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 사람의 양심적 기자를 체포·구속한 사람들이 법정에 설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한 뒤 성명서를 읽었다.

 

[성명] 사법부는 헌법과 양심을 버리고 부역을 택했다

 

이명박 정권이 YTN 노종면 지부장을 구속했다.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조승호, 현덕수 조합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노종면 지부장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을 허가했다. 

 

2백 50여일 YTN 사옥에서 철면피 낙하산 구본홍을 막기 위해 온몸으로 맞서던 노종면 지부장의 구속사유가 '증인인멸'과 '도주우려'라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서울중앙지법 권기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노종면 지부장에게 도주와 증거인멸을 덮어씌운 것은 한마디로 YTN노조의 숭고한 투쟁을 모독하는 파렴치하고 건방진 처사이다.  강제연행, 불법감금에 이은 구속 사태는 23일 돌입한 총파업을 방해하려는 비루한 술책일 뿐이다.  YTN의 투쟁이 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라는 민중항쟁의 불씨가 될 것을 두려워한 이명박 정권이 표적수사와 정치 판결을 지휘한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영장실질심사를 하는 법원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다.  윗선의 재판개입을 고발하며 국민의 기본권과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려 했던 것처럼 또다시 정의를 지키려는 판사들이 등장해 국민들이 희망의 촛불을 켤 수 있게 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사법부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정당한 저항, 양심을 지키려는 의로운 저항을 외면했다.  헌법이 보장한 인간의 권리를 철저히 짓밟았다.  국민을 버린 것이다.  이번 구속 결정은 사법부가 이미 정권에 장악됐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비록 일부 판사들이 양심을 지키기 위해 저항했지만 사법부 윗선과 도처에 깔린 부역 판사들이 법과 양심보다는 권력의 의중을 결정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증명했다.  사법부가 헌법상 권리와 언론자유를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나설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정당한 권리와 언론자유를 도륙해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사이코패스 정권'과 그 부역집단을 무너뜨리는 길 밖에 없다.   

 

노종면 지부장이 구속됐지만 YTN의 총파업 투쟁은 더욱 강고하게 이어질 것이다.  언론노조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YTN 총파업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고 무능하고 방만한 철면피 낙하산 구본홍을 끝내 YTN에서 쫓아낼 것이다.  이미 400여명의 YTN 조합원과 만 2천여 언론노조 조합원은 제 2, 제 3의 노종면이 될 준비를 마쳤다.  경고한 대로 언론노조는  연대 총파업 투쟁은 물론 모든 민주세력과 연대해 치명적인 수단을 동원한 정권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태그:#노종면, #현덕수, #최상재, #YTN, #구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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