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실안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홍매화와 청매화가 핀 꽃밭에서 동박새 무리들이 꿀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꿀맛이 얼마나 좋으면, 낯선 사람이 다가가 사진기를 눌러대도 아랑곳 않네요.
동박새는 몸길이 10cm남짓에 연한 초록색을 띤 텃새입니다. 곤충을 잡아먹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꽃이 한창일 땐 꿀을 더 좋아한다고 하네요. 동백꽃을 제일 좋아한다고 하는데, 진한 매화향에 반했나 봅니다.
"야, 맛있냐?"
"그걸 꼭 말해야 아냐, 먹기 바쁘니까 말 시키지 마!"
"내가 고난이도 자세 보여줄까?"
"그건 나도 할 수 있지! 이건 어떠냐~"
"그런데 쟤는 누구야, 시커먼 게 우릴 쳐다보네."
"어라, 이상한 놈이 떴다!!! 모두들 경계 태세로~~~"
잠시 '얼음'이 된 것처럼 숨죽이고 있던 동박새들. 어느 순간 다시 꿀 따기에 몰입합니다.
따스한 봄날, 화사한 매화나무 아래서 꽃향기에도 취하고 동박새 구경에도 취한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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