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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 1월 14일 육군, 해군, 공군에 보낸 공문. 이 공문에는 수입 쇠고기 급식 재개와 조달 방법 등에 대해 통보하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 1월 14일 육군, 해군, 공군에 보낸 공문. 이 공문에는 수입 쇠고기 급식 재개와 조달 방법 등에 대해 통보하고 있다.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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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오는 4월부터 수입산 쇠고기 군대 급식을 재개하기로 했다. 더구나 국방부는
지난 1월 육·해·공군 및 농협에 보낸 공문에서 급식을 재개하는 쇠고기를 '수입 쇠고기'로만 표기해 호주산은 물론 미국산이 60만 장병들에게게 공급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5일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월 14일 육군·공군·해군에 공문을 보내 "2009년도 급식방침과 관련해 양질의 식자재가 위생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군 급식용 수입쇠고기와 육우고기의 조달방안을 재강조 통보하니, 급식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기 바란다"고 통지했다.

이어 문건은 조달체계와 관련 "현재 체제 유지(농협이 원료육 직접 수입 및 가공, 납품)"로 적혀 있다.

이와관련 국방부측은 미국산 쇠고기가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급식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문건에 수입 쇠고기로만 표시되어있을 뿐 구체적으로 산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호주산은 물론 미국산 쇠고기가 군대 급식에 공급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군납용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농협의 입장'이라 적힌 문건에는 오는 4월부터 수입 쇠고기 급식을 재개한다고 적시돼 있다.
 '군납용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농협의 입장'이라 적힌 문건에는 오는 4월부터 수입 쇠고기 급식을 재개한다고 적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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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월 14일 국방부 물자관리과 명의로 농협에도 공문을 보내 "08년 8월 급식 중단했던 수입 쇠고기를 09년 4월부터 급식 재개한다"며 "조달 의무기관인 농협이 직접 수입, 가공 및 납품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방부는 작년 7월까지 장병당 국내산 쇠고기 15g(한우10g, 육우5g)과 수입산 20g 등 하루 평균 35g의 쇠고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겪은 직후인 작년 8월부터 수입산 쇠고기 군대 급식 사용을 중단하고 대신 오리고기를 제공했다.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군납용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농협의 입장'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수입 쇠고기 군대 급식 재개의 이유로 "한·육우 15g으로는 메뉴 편성이 어렵다는 일선 부대의 여론과, 전량 국내산 한·육우로 대체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들었다.

또 이 문건에는 "08년도 사료비 및 유류대 상승분을 09년 급식 예산에 최우선 반영 조치, 전년대비 22% 단가 인상(500여억원 소요)"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는 5일 저녁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4월부터 수입산 쇠고기 급식을 재개하는 건 맞다"며 "그러나 미국산이 아닌 호주와 뉴질랜드산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의 공문에는 산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수입 쇠고기'로만 적시돼 있다. 즉 호주산 쇠고기는 물론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셈이다.

이런 국방부의 계획은 최근 발표된 국군 장병들의 보급품 축소와 연결돼 군인들의 인권과 복지 축소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16일 국방부는 장병들에게 제공해 온 치약, 칫솔, 비누, 구두약, 면도날 지급을 중단하고 '보급품 구입비로'로 월 1386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국방부는 농축산물 수입확대로 생계유지가 나날이 곤란해지고 있는 농가의 상황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국방부가 구체적인 산지도 적지하지 않고 '수입 쇠고기 급식 재개'라 표현하는 건 미국산 쇠고기를 군대 급식에 사용하려는 꼼수로 보인다"며 "안전이 의심되는 미국산 쇠고기를 군대 급식에 사용하는 것은 60만 장병들의 인권과 건강을 무시하는 처사로,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 팀장은 "국방부가 수입 쇠고기를 군대 급식에 사용하면 많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국방부, #미국산 쇠고기, #안진걸,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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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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