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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일 오후 6시 5분]

 

"무한~~ 투쟁~!"... "100일 아니라 1000일 지나도 계속 투쟁할 것"

 

언론노조 결의대회 퍼포먼스에 대형 태극기가 등장했다. 사회자는 "그동안 빼앗겼던 태극기를 오늘 우리가 되찾겠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우리 헌법 맨 앞에 나와 있다. 이를 부정하는 극우 보수단체들이 어찌 태극기를 쓸 수 있나? 태극기를 휘날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극우 보수 세력들이 집회 때마다 사용해 왔던 태극기를 오늘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되찾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가사의 '헌법 제1조' 노래에 맞춰 맨 뒤에서부터 대형 태극기가 언론 노동자들의 손을 거쳐 무대까지 올라왔다. 집회 참석자들은 "대한 독립만세", "언론독립만세"를 외쳤다.

 

사회자인 김현수 MBC 본부 강릉지부 조합원은 "우리는 100일이 아니라 1000일이 지나도 이 자리에서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무한∼∼"이라고 외치자 3000여 조합원들이 "투쟁∼!"이라고 소리쳤다. MBC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패러디한 것이다.

 

최상재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지난해 12월에 이어 2월 임시국회 날치기까지 막아낸 조합원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면서 "하지만 이번 합의는 단지 표결 시점만 100일 뒤로 미룬 것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6월이 오기 전에 '언론악법'을 쓰레기로 만들겠다"면서 "6월 상정 엄두도 못내게 힘차게 싸우자"고 말했다.

 

'언론악법 저지 민주주의 수호 언론노조 결의대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잠시 뒤인 저녁 7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시민들과 함께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언론노조 성명] 처리시한 못박은 언론악법 여야 합의는 무효이다

- 민주당은 100일 뒤 있을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 명분을 만들어줬다 -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언론장악을 기도하는 언론 관련법을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여야의 오늘 합의를 국민적 여망을 저버린 협상으로 규정하고 여야 합의가 무효임을 선언한다.

 

한나라당은 특히 1. 6 합의내용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며 다수의 힘으로 언론악법을 날치기 처리하려는 야욕을 꺾지 않았다.  결국 2월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이 김형오 국회의장을 협박하면서 김의장 역시 초기 천명했던 소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날치기 처리만 겨우 모면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언론노조는 처리시한을 못박은 오늘 여야 합의는 날치기 시기만 백일 뒤로 잠시 미뤄놓은 미봉책이란 점을 다시한번 분명히 밝힌다. 민주당 역시 국민적 지지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한나라당의 직권 상정 압박 앞에서 해서는 안될 후퇴를 하고 말았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언론악법 날치기 상정을 온몸으로 막고 이후 언론악법이 날치기로 통과됐을 때에는 국민적 저항 운동을 벌여 날치기 법을 무효화하는 투쟁을 전개하길 원했다. 초기에 민주당은 언론악법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결사항전의 태세를 보였지만 어처구니없게도 막판에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언론노조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단 100일 동안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회적 합의기구가 이처럼 처리시한을 못박은 채 논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 따라서 언론노조는 오늘 합의가 언론악법 폐기 투쟁을 전개하는 언론노조의 향후 투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한나라당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언론노조의 최종 투쟁 목표는 여야 합의처리가 아닌 언론악법 폐기이다. 여야가 합의했다하더라도 조중동 방송, 재벌 방송 탄생, 지역언론 말살, 언론공공성 후퇴, 여론 다양성 약화 등 언론악법의 본질을 제거하지 않는 한 그 어떤 합의도 인정할 수 없다. 

 

오늘 합의로 한나라당은 앞으로 백일의 시간만 보내면 6월 국회에서 표결처리를 강행할 명분을 얻었다. 시한에 쫓기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100일을 보낸 뒤 닥칠 재앙을 떠올리면 끔찍하다. 언론노조는 오늘 합의를 거부하고 언론악법을 폐기할 때까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3신 : 2일 오후 5시 10분]

 

"합의안 수용 불가, 미디어법 완전 폐기될 때까지 투쟁"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일 오후 4시께 신문법,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국회 문방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처리'하기로 합의했는 소식이 여의도 산업은행 옆 언론노조 결의대회 현장에도 전해졌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이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 미디어 관련법이 완전폐기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의장을 압박해서 나온 부당한 결과"라며 "시한을 정한만큼 한나라당은 시간을 끌면서 원안을 고수해 원안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제작거부와 집회, 대국민 선전전 등을 통해 법이 완전폐기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파업상태 유지 여부 등 자세한 투쟁계획은 집회가 끝난 이후 비대위 회의를 개최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 여부'에 대해서 최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기구 결정 사안을 어떻게 반영하고 수용할지에 대해 아무 내용이 없는 상태"라면서 "그럴 경우 굳이 (합의기구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제 MBC 본부장이 무대에 올라 "일단 본회의 직권상정을 막아냈다"고 소리치자 조합원들의 "와~"함성소리가 울렸다. 박 본부장은 "그러나 직권상정 막아냈다고 좋아할 건 아니"이라며 "오늘밤 해체되었어야 할 한나라당이 자신의 수명을 100일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100일이 남았건 200일이 남았건 뚜벅뚜벅 넘어지지 않고 싸워야 한다"며 "MBC 본부도 목숨걸고 계속 싸울 것이며 100일 뒤에 맞을 승리의 그 순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석태 SBS 본부장도 "조중동 방송, 종합편성 방송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지상파 방송 재벌 지분비율을 0%로 한 것을 대단히 양보한 것처럼 얘기한다"면서 "한나라당은 당장 말장난을 집어치우라"고 말했다.

 

노종면 YTN 지부장도 "정권이 촛불 하나는 끌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된 촛불은 끌 수 없다"면서 "언론노조는 지금까지 하나의 촛불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민주당에게도 경고했다.

 

"민주당이 우리에게 돌아가라고 한다. 열심히들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은 100일동안 책임지고 막아내든지, 100일 뒤에 우리의 분노가 끓게 하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목숨걸고 막아내야 언론 노동자들과 어깨 걸고 이 땅 민주주의 언론자유를 위해서 투쟁할 수 있을 것이라 선언한다."

 

[2신 : 2일 오후 3시 35분]

 

"의석수만 갖고 처리하는 건 의회 쿠데타"

 

국회 상황이 점점 긴박해지고 있는 2일 오후 2시, 여의도 산업은행 옆에서는 '언론악법 저지 민주주의 수호 언론노조 결의대회'가 열렸다. 전면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MBC본부와 CBS 지부, 2일부터 전면 제작거부 투쟁에 들어간 YTN지부, 아리랑국제방송지부 등 30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같은 시간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고 있는 KBS 노동조합 조합원들 700여 명도 역시 총회를 마치는 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각 지역 지부 깃발도 펄럭이고 있으며 민주노총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사회단체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정범구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 등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오후 3시로 미디어법 등에 대한 심사기한이 지정되고 오후 4시 본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집회는 격앙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김현수 MBC 본부 강릉지부 조합원은 "오늘 2009년 3월 2일은, 어떤 식으로든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가 승리하면 대한민국 역사에 획을 긋는 역사로 남을 것이며, 저들이 끝까지 횡포를 자행한다면 결국 역사에 암울한 회색 줄이 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맨 처음 무대에 선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저들이 기어코 사고를 칠 것 같다. 신문법, 방송법, IPTV법 통과하겠다고 한다. 국민 70% 이상이 반대하고 학자 90% 이상이 반대하는 이 법을, 의석수만 갖고 처리하는 건 의회 쿠데타다. 1997년 노동법에 이어, 2004년 탄핵 때와 같은 의회 쿠데타를 심판해 달라. 오늘 국회에서 통과되면 야당 의원들의 총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 대한민국 모든 시민사회단체한테도 요청드린다. 크고 작은 차이와 이견을 내려놓고 즉시 이명박 정권 퇴진투쟁에 힘차게 동참해 달라.

 

오늘은 우리 언론노조가 맨 앞에서 국회로 진격투쟁하겠다. 오늘은 지침 딱 한 가지만 내리겠다. 경찰이 물대포 쓰고 방패로 내리찍으면 그 자리에 앉자. 끌고 가려고 하면 드러눕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자. 여기 모인 4000여 명 언론노동자들을 감옥에 가둬놓고 얼마나 버티는지 똑똑히 확인하자."

 

정범구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은 "지난해 MB악법 반대 투쟁을 벌인 이래 가장 따뜻한 날이지만 대한민국은 겨울공화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왜 한나라당이 무리수를 써 가면서 강행 통과시키려는지 여지없이 드러났다. 재벌에 대해서는 지분을 10%로, 0%로 한다고 하면서 족벌신문 소유지분에 대해서는 단 1%도 깎지 않겠다고 한다. 그 저의가 이제 분명하게 드러났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 정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자신들의 일방통행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뭔가?

 

언론 노동자들께 호소한다. 몇 시간 후면 우리 언론 환경을 근본적으로 뒤집어 넘는 언론악법이 처참한 모습을 연출하며 통과될 것이다. 저들을 막을 수 있는 것 없다. 분노의 물결을 목도하지 않고는, 국민 머릿수가 저들을 압도한다는 걸 체험하기 전엔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언론 노동자 여러분들이 민중의 바다 맨 앞에서 십자가 지고 가야 한다."

 

언론 노동자들은 '투쟁'으로 화답했다.

 

언론노련 초대 위원장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내가 위원장 때도 이뤄내지 못한, 언론노동자들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라면서 "언론 노동자들이 세상의 중심에서 투쟁하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조중동은 재벌의 동업자, 후원자"라면서 "재벌에게 방송 지분 주지 않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꼼수 부리지 말고 미디어법 직권상정 기도를 즉각 철회하라"면서 "민주주의 심장인 언론을 지키는 성스런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신 : 2일 오전 9시 45분]

 

방송사 노조들 속속 총파업 대열에 합류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운명의 날'로 꼽아왔던 3월 2일이 밝았다.

 

밤사이 국회 안에서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속에 미디어법 잠정 합의안이 나왔고, 최종 합의 시간인 오전 10시가 다가오고 있지만 언론노조 소속 지본부들은 예정대로 총파업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2일부터 1박 2일 '총력 파업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지역 조합원들도 모두 상경한다. 언론노조 전 조합원은 오후 1시 30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 모여 '언론악법 저지 민주주의 사수 언론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한다. 

 

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박성제)와 CBS 지부(지부장 양승관)가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2일 오전 9시부터는 SBS본부(본부장 심석태), EBS지부(지부장 정영홍), YTN지부(지부장 노종면), 아리랑국제방송지부(지부장 이정원)가 모두 전면 제작거부 투쟁에 돌입한다. 

 

언론노조 소속 모든 방송사 본부, 지부가 사실상 총파업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들 지본부는 2일 오전 사내에서 출정식을 연 뒤 오후 언론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한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2일부터 총파업 투표에 들어가는데, KBS PD협회(회장 김덕재) 소속 PD들은 노조의 '느리고 소극적인' 투쟁을 비판하며 2일부터 역시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한 상태다. KBS PD협회는 언론노조 투쟁에 적극 결합하기로 했다. 

 

오후 1시 30분 이전에 국회로부터 '최종합의'소식이 들려와 이른바 '언론관련법' 처리가 이번 회기를 넘기게 되면 언론노조 파업 양상은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렬', 본회의 직권상정 수순을 밟으면 수위는 높아진다. 언론노조는 이럴 경우 "정권 퇴진 투쟁으로 확대시키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2일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국회의 상황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야당에서 제안한 '사회적 합의기구'에 접근한 것은 존중한다"면서 "하지만 또다시 (합의) 시점을 정해놓으면 또 다른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외국의 사례나 과거 우리나라 사례를 살펴봐도 (다음 국회까지 기간인) 4개월은 너무 짧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방송 겸영은 세계적 추세이므로 20% 지분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안에 대해서는 "절대 받을 수 없는 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태그:#언론노조, #한나라당, #언론관련법, #미디어관련법,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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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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