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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포스터
▲ 꿈꾸는 사람들의 표지 패션쇼 포스터
ⓒ 패션쇼 포스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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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람들의 패션쇼에 초대받다

패션쇼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조명, 음악, 모델, 워킹, 관중…. 그외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나 패션쇼하면 이 5가지 용어들이 생각날 것이다. 화려함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패션쇼는 넓고 큰 공간에서 개최하며 유명인이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작고 아담한 공간에서 개최되는 패션쇼는 어떨까? 화려하지 못할 수 있고 주목을 덜받을 수 있다고 여겨질 것이다. 꿈꾸는 사람들이 만드는 패션쇼도 마찬가지일까?

27일 오후 6시,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Dreamer, 천국을 꿈꾸는 사람들' 패션쇼. 큰 장소에서 열리는 화려함보다는 작은 장소에서 꿈을 키워나가는데 초점을 맞췄고, 유명한 디자이너를 내세우기 보다 신예 디자이너로 신선한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준비과정부터 본공연까지, 꿈꾸는 사람들은 방문객들을 위해 어떤 패션쇼를 준비했을까?

 작더라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압구정 링고팝에서 열린 이번 패션쇼는 댄스스테이지 내부를 이용했다. 그럴수록 규모도 보통 패션쇼와 달리 소규모다. 공연 한시간 전 무대 설치 준비중인 모습
▲ 댄스스테이지가 패션쇼 스테이지로 변신중! 압구정 링고팝에서 열린 이번 패션쇼는 댄스스테이지 내부를 이용했다. 그럴수록 규모도 보통 패션쇼와 달리 소규모다. 공연 한시간 전 무대 설치 준비중인 모습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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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한 본 행사장은 복잡했다. 건물 외부는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철근이 씌워졌다. 드라이버 소리, 망치두두리는 소리가 행사장 내부까지 들릴 정도다. 심지어 행사장 내부는 지하에 위치했다. 과연 이곳에서 행사가 열릴지 의구심마저 들었다.

댄스스테이지 공간인 압구정 링고팝에서 열린 패션쇼는 즉석간이무대로 꾸며졌다. 모델들의 워킹 스테이지는 장판을 이용했고, 모델들이 드나드는 출입구는 하얀 간이벽을 이용했다. 그리고 무대 양옆은 관객들을 위한 좌석으로 매워졌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40분. 40분만의 빠른 준비끝에 패션쇼 무대는 제법 꾸며졌다. 그러나 너무 빠른 준비가 화를 불렀다.

"이봐! 스테이지가 너무 길어 줄여야겠어!"

한 관계자의 소리. 모델이 워킹을 할 때 스테이지가 너무 짧거나 길어지고 변경되면 동선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관리자의 목소리에 스테이지는 바로 수정됐다. 지시가 내려진지 5분여만이다. 그만큼 웬만한 리허설을 위해서 빠른 준비는 필수였다. 

스테이지 길이 수정을 거친 후, 완성된 패션쇼 무대
▲ 40여분만에 완료! 스테이지 길이 수정을 거친 후, 완성된 패션쇼 무대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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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기계같은 패션쇼 무대설치가 끝난 뒤, 리허설 차례가 왔다. 현장 담당자는 최종적으로 모델의 워킹을 점검해야 행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사전 리허설은 필수.

사전 리허설 시작 전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무대 출입구 벽의 붕괴위험으로 보수를 하는 망치소리와 큰 음악소리, 또 고함으로 지시하는 소리가 합쳐졌기 때문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견디기 힘든 순간이었다. 그러나 패션쇼 담당자들은 달랐다. 더 좋은 쇼를 보여주기 위해 주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리허설 중에 패션쇼 현장담당자(우)가 모델의 워킹을 맞춰주고 있다
▲ 하나 둘! 하나 둘! 리허설 중에 패션쇼 현장담당자(우)가 모델의 워킹을 맞춰주고 있다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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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20분전 드디어 리허설이 시작됐다. 모델들은 이 순간이 다가오자 실전처럼 워킹을 시도했다. 한편으로는 담당자에게 워킹 지적도 받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즉각 반영했다. 이렇게 지적을 받은 모델이 있는 반면, 장난스럽게 표정이 무섭다는 담당자의 웃음 섞인 농담을 들은 모델도 있다.

엄격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리허설 현장. 다른 패션쇼에 비해 상당히 작지만 하나하나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공연 시작 10분 전, 좌석 만원... 서있는 사람이 많아져

50여석이 준비된 패션쇼 내부,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좌석이 없는 관객들은 서서 쇼를 관람할 정도
▲ 내부는 벌써 초만원! 50여석이 준비된 패션쇼 내부,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좌석이 없는 관객들은 서서 쇼를 관람할 정도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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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이 끝나고 이제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패션쇼가 소규모이고 장소제약때문에 주최측은 50여 석의 좌석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 좌석수는 두 배 이상의 관객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내부는 거의 여성들로 채워졌다. 대경대학 모델학과 교수진, 현장출연모델 지인 등이 주로 참석했다. 심지어 모델을 꿈꾸는 어린 고등학생도 많이 보였다. 생각보다 많이 모여든 사람 때문에 주최측은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자리질서를 위해 일부러 공연시작을 늦췄다. 서 있음으로 인해 패션쇼 시야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세대 다운 아이콘, 예수를 상징하는 패션 눈길

자리정돈 끝에 열린 패션쇼. 이번 패션쇼는 크게 두 가지 취지로 나눠졌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마추어와 전문가의 만남. 이 둘이 만나 향후 패션계를 이끄는데 초점을 뒀다. 그래서 본 공연도 아마추어와 전문가의 조화로 짧지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처음 쇼를 펼친 '소나무'팀 런칭쇼는 모델이 디자이너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주로 강조한 부분은 핑크. 때로는 귀엽고 섹시할 수 있는 콘셉트로 쇼를 진행했다.

그 후 신철호 디자이너의 패션은 독특했다. 영상에서 성경의 내용을 인용한 부분이 눈에 띈다. 공연 후 신철호 디자이너는 "자신이 독실한 크리스찬이다"며 "가정에서 충실한 사람은 효자이며 민족에 충실하면 영웅, 세계가 드높게 여기는 사람이 위인이라면 이 셋보다 더 큰 지위를 가진 사람은 바로 천지를 사랑하는 사람이다"고 공연 컨셉을 밝혔다. 즉, 이 세상 모든 천지를 패션 디자인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렇게 짧은 패션쇼는 끝이 났다. 올해 처음 열린 소규모 규모의 패션쇼, 꿈꾸는 사람들이 향후 패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매개체가 된 셈이다. 향후 더 넓은 의미에서 문화예술을 포함한 패션쇼가 되겠다는 투지가 담긴 패션쇼가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제약은 있었다. 시설의 접근성 문제와 영상시스템 미비, 또 음향문제까지 났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예상보다 많은 부분에서 실수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처음 열리는 패션쇼의 단점을 최대한 감춰줄 수 있을 정도였다. 올해 가을 다시 열리는 'Dreamer' 가을 한복판에서 열리는 패션쇼의 모습은 어떨지 벌써부터 주목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네이버블로그, 캠퍼스라이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패션쇼, #쇼핑몰 소나무 , #신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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