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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을 지니고 정직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었죠. 그것은 정직한 농사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10년 동안 도시에서 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의 교사로,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을 운영하다가 지난 2005년부터 농촌에서 친환경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김양우(39·전남 장성군 진원면 용산리)씨가 귀농을 한 이유다.

 

대학에서 특수교육학을,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그리 흔치 않는 직업을 가진 탓에 귀농하기 전까지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도 많았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에게 정직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들을 돕기 위한 물적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농사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그에게 귀농 결심이 더더욱 어렵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경험이 없었기에 오히려 결심이 더 쉬웠다”고 말했다. 겁 없이 농사에 뛰어들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농업관련 사이트와 책을 훑어보고 딸기 재배농가에서 현장체험을 한 다음 처가 동네로 귀농한 그는 2005년 첫해 비닐하우스 3동을 지어 딸기농사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3동씩, 그리고 지난해엔 12동을 더 지었다. 그 사이 잘못 설계된 초창기 하우스 2동과 폭설피해로 무너진 1동을 철거해 지금은 18동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그가 이처럼 해마다 시설하우스를 확장하는 것은 영세성을 벗어나 규모화해야 농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도 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금을 빼곤 모두 투자를 계속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연중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딸기 후작으로 멜론과 수박을 심고, 별도로 감자와 고추를 재배하기 위해 지난해 시험재배를 해본 것도 이를 위해서다. 그 결과 올해부터선 딸기수확이 끝나면 감자를 캐고 또 멜론과 수박을 수확하고 고추를 따는 연중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농사는 처음부터 친환경농법을 실천했다.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자연농업학교 연찬회를 수료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친환경제재도 직접 만들어 뿌려줬다. 최근엔 자체 배양한 미생물과 친환경제재를 주변 농가에 보급하기도 했다. 귀농 이듬해 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 입학, 올해 졸업반이 된 것도 농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농업이 종합학문이더라고요. 농업지식 뿐만 아니라 화학과 과학, 지리까지 섭렵해야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그의 딸기는 거의 대부분 소비자와 직거래됐다. 특수학교 근무 당시 인연으로 특수학교는 물론 복지시설과 복지관, 병원, 각급 학교 등에 납품할 수 있었다. 소비처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판로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을 초청, 농업을 직접 체험하도록 한 것도 그의 농산물에 대한 믿음을 더해주는 계기가 됐다. 귀농 이듬해 지인과 그 가족을 중심으로 200여 명이 찾아와 체험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엔 500명, 지난해엔 1000여 명이 딸기수확 체험을 했다. 앞으로도 연중 하우스를 개방하고 관광을 겸한 체험농업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농업 경영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성공농업의 열쇠가 될 것 같다”는 김씨는 “앞으로 경영비 절감과 농민주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면서 자체브랜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와 농촌의 자연 먹을거리 운동과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늘 고민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그:#김양우, #귀농, #딸기, #불태산, #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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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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