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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부부들의 다양한 가정 문제들, 특히 배우자의 외도, 불륜 등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들을 드라마로 담아 내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냈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극장판인 ‘열두 번째 남자’ 역시 배우자의 외도와 불륜 문제를 보다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극장 판이라 배우들의 대사나 리얼리티가 드라마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19금 딱지를 붙이고 선정적인 카피와 포스터로 홍보된 건 너무나 당연하다.

사랑과 전쟁 극장판 -12번째 남자 매인 포스터
▲ 사랑과 전쟁 -12번째 남자 사랑과 전쟁 극장판 -12번째 남자 매인 포스터
ⓒ (주)트윈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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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인즉슨 주인공 부부의 ‘남편이 바람이 났다’는 발신지를 알 수 없는 비밀스런 전화가 아내에게 걸려 오고 결국 이 사실이 실제 사실임을 깨달은 아내는 자신 또한 맞바람을 피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부 주변인물들과 얽히고 설킨 불륜의 문제가 마치 블랙코미디처럼 드러나게 된다.

남편의 외도에 맞바람으로 응수하는 부인, 그러다 오히려 맞바람 파트너들에게 협박당하는 지경이 되고, 남편의 외도 상대였던 여자는 뻔뻔하게 외도 사실을 부인하지만 결국 남편뿐 아니라 또 다른 남자들과의 불륜사실들이 밝혀지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외도 행각(?)들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이혼법정에 나서게 되는 부부, 익히 드라마를 통해 보아왔던 조정위원이 이번에는 의사로 나온다. 조정위원과의 대면상담에서 남편의 아내를 향한 변치 않는 사랑(?)의 마음이 전해지고 외도로 인한 불안과 죄책감이 결국 아내와의 잠자리 문제를 일으키게 됐음이 밝혀진다.

이 시간을 통해 부부의 관계는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된다. 부부는 결국 합의이혼에 이르지만 서로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고 남편은 결국 다시금 고개(?) 든 남자가 되고 부인 또한 다시금 옛 연애의 감정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는 남편더러 “당신은 내 열두 번째 남자야~”라고 마치 첫사랑 고백하듯 말하고 영화는 해피엔딩인 듯 마무리 된다.

대중매체를 통해 공공연하게 말하기 결코 쉽지 않은 부부의 외도와 불륜의 문제.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사회 한 가운데 커다란 문제로 자리 잡고 있어 결코 피해갈 수만은 없는 문제. 하지만 영화를 통해 표현되어진 시각은 어떤 감동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관객들이 이에 호응할 수 있는 내용이 결코 아니다.

단지 영화는 부부의 외도, 불륜의 문제를 직설적으로 다루고 있고, 또한 아주 희화화되어 있기도 하고, 마치 부부의 불륜 사실이 결국 서로에 대한 애정문제 때문이었기에 다시금 부부사이를 돈독하게 해 줄 수 있다는 듯이 표현하고 있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는 부부간에 빼뜨려 놓을 수 없는 성격(性格) 차이의 문제다. 흔히들 신혼부부들이 성격이 서로 맞지 않아 이혼하는 사례들을 우리들은 자주 보아 왔다. 이는 물론 실제 표면적으로는 성격 차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性)(의) 격(格) 차이라는 문제가 더 크다고 한다.

이번 영화 ‘12번째 남자’에서도 남편은 성 무기력의 문제를 앉고 있었고 이에 대해 부인은 깊은 불만을 안고 있었다. 그래도 어찌 보면 8여 년의 시간을 그런 문제를 안고 견뎌 온 부부의 금실이 참으로 대단하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결국 이 ‘성의 격’ 차이의 발생 원인이 남편의 외도로 인한 것이었고 부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외도와 불륜의 문제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부부간의 문제. 하지만 이를 은폐하거나 비윤리적인 곳에서 해결하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기존 드라마 ‘부부 클리닉’에서도 이러한 문제점들만 부각되었지 실제 어떤 적절한 대안들은 소개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문제의 해결책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져 왔다. 이는 물론 부부의 사생활에 대해 쉽게 법적인 제재를 가하기가 힘들어서이기도 하고 어떤 특정 결론을 내렸을 때에 그로 인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항변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 방송을 내보낸 곳이 공영방송이라면, 일반 상식선에서의 윤리나 도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보다 적극적으로는 형식적인 조정위원들만 모셔놓고 딱딱한 소리를 할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등장시켜 보다 디테일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금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실로 부부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격(性格) 차이의 문제에 대한 극복 방법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부의 외도, 불륜의 문제는 당사자의 왜곡된 가치, 윤리관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부부 생활 가운데서의 불만족이 외부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담 사전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필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누가 올바른 지침을 제시해 줄 수 있을까? 1차적으로 이는 남편과 아내 둘 간의 의사소통에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서로를 더 잘 아는 부부 사이에, 이제는 한몸인 부부 사이에 금기(禁忌)시 될 것이 무엇이 있을까?

평소에 서로에 대한 적절한 감정표현, 그리고 부부생활에 대한 애로사항 나누기, 특별히 남편 같은 경우는 업무로 인한 과중한 스트레스를 적절히 다스리기, 부인은 부지런한 자기관리 등으로 서로에게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기 위해 일단 부부 당사자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차적으로는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가 있을 수 있다. 한국 사회에 전문 상담 시스템이 아직까지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사회의 요구에 의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로 알고 있다. 흔히 케이블 TV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나 상담코너 같은 경우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 위한 선정주의 또는 자극성 있는 주제를 통해 올바른 문제해결을 오히려 비껴가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 그런 경로가 아닌 실제 해당 전문가와의 일 대 일 상담을 통해 남들에게 쉽게 꺼낼 수 없는 가슴 속 이야기를 상담사와의 신뢰를 통해 건전한 해결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요즘 티비를 보면 연예인들의 파혼, 이혼, 외도 문제 등 결코 편하치 않은 내용들을 너무나 자주 접하게 된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점점 더 확대 생산되고 재해석되는 과정에서 간통죄위헌소송, 부부의 성적 결정권 문제 등 지극히 부부의 사생활의 문제였던 부분들이 점점 더 공론화 되고 법적문제를 통해 해결 받아야 되는 이슈거리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내용을 다시금 정리해 본다. 실제 부부간의 외도, 불륜의 문제가 하나의 사회문제화 된 것이 작금의 시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아니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의 문제가 절실한 시쯤이다. .

영화를 통해 보여진 내용은 이러한 문제를 하나의 흥밋거리 내지는 상업화한 것일 뿐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1차적이고 근본적인 ‘가정’의 해체를 막기 위해 사회와 국가는 이에 대한 ‘대안적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

이는 부부문제를 국가 권력을 통해 통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고 건전한 시스템을 갖추어 가정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복지상담 시스템의 국가적 지원이 확충되고 이에 대한 지원이 국가적으로 행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부부간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하지 않고 적절히 캐어(Care)받을 수 있도록 전문 상담사들이 육성되고 성격(性格) 차이를 뛰어 넘어 진정한 '사랑의 동반자'로 나아가게끔 이끌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당신은 내 열두 번째 남자에요”라는 표현보다는 “당신은 여전히 내 첫 번째 남자에요”라는, 이제는 다소 신파처럼 들릴 수도 있는 표현이 그래도 아직은 이 사회에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태그:#12번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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