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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철거민참사와 관련, 권력 내부의 흐름이 초기와 달리 강경하게 흐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청와대가 연일 '선(先)진상규명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조사 초기와 달리 "참사의 원인은 철거민 쪽에 있다"고 결론내리면서 권력 내부에 강경기류가 득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용산철거민참사가 일어난 지난 20일 직후 "철거민 망루에 인화물질이 있는 걸 알면서도 경찰이 특공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가, 22일에는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에 의해 참사가 발생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또 검찰은 참사 당시 현장의 진압작전을 지휘했던 백동산 용산경찰서장만 소환했으며, 최고책임자인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경우에는 "소환을 검토한 적도 없고 소환할 계획도 없다"(정병두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장)고 밝혔다.

 

게다가 청와대 대변인조차 "100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벌이는 시위를 경찰이 진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고 나섰다.   

 

검찰 조사결과는 청와대 선택의 시금석?... "여론 휩쓸려 인사해야 하나?"

 

이러한 검찰의 조사결과가 청와대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사건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진상규명이 먼저 이루어야 한다"며 김석기 내정자의 교체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참사의 원인을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으로 정리한 이상, 청와대가 먼저 김 내정자의 교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책임자 처벌'을 원하는 민심을 적극 받아들인다 해도 수습책은 설 연휴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설 연휴 이전에 김 내정자가 교체되거나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함으로써 조기에 사태를 수습하는 방안은 물건너갔다는 얘기다.

 

이동관 대변인도 23일 "특별한 상황변화는 없다"며 "오늘 중에 (김 내정자의) 거취 이동이나 표명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권력 내부의 강경기류에는 여론에 떠밀린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여론에 휩쓸려 인사를 해야 하느냐"고 이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경찰의 공권력 행사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이 공권력 행사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점이 그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법을 어기고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것은 법에 따라 강력하게 처리할 것이다, 공권력이 무시되고 길에서 짓밟히는 것을 바로잡겠다"(2008년 9월 9일) "경찰이 바로 서야 공권력이 바로서고, 공권력이 바로 설 때 정부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2008년 10월 21일)고 강조해왔다.

 

이동관 대변인도 "서울은 1000만명이 사는 도시이고 유동인구까지 포함하면 2700만명이에 달한다"며 "그런 도시의 도로변에서 벌이는 시위에 대해서 경찰로서도 신속하게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은혜 부대변인이 지난 20일 "이번 사고가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청와대 입'들의 발언은 용산철거민참사를 바라보는 이 대통령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김 내정자, 인사청문 요청안에는 제외... 자진사퇴 압박?

 

물론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2일 공식 브리핑에서 밝힌 것과는 달리, 청와대는 23일 국회에 제출할 인사청문요청안에서는 김 내정자를 제외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를 두고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동관 대변인은 "오늘 못 내더라도 이것은 김 내정자의 거취와는 관계가 없다"며 "정확한 상황 파악과 진상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청와대의)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애초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도 참사의 주무부처인 점을 헤아려 이날 인사청문요청안에서는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옛날과 달리 지휘책임이 행정안전부 장관에 있지 않다"며 "원세훈 내정자 인사청문회안은 오늘 제출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원인규명 등을 위해 21일 오후 속개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과 퇴임을 앞둔 어청수 경찰청장의 자세가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전철연 한강로3가 남일당빌딩 점거 농성장 진입계획' 문건이 공개되면서 김 청장은 경찰특공대 투입을 승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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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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