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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경제과(공경과)'는 충북 음성군청에서 가장 늦게까지 불을 밝히는 곳이다. 그만큼 직원들 사이에선 꺼리는 3D 부서로 분류된다. 전국공무원노조 음성지부에서 기피부서를 조사한 결과 118개 담당중 공경과 소속 공업담당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음성군은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특징으로 기업이 연간 150여개씩 증가해 현재 1600여개가 입주해 있다. 이 때문에 민원도 많이 발생한다. 공경과 사무실은 '웃음'이나 '화기애애'보다 '난장판'이나 '우락부락'이란 단어가 더 울린다.

 

공장부지에 자신의 땅까지 편입되게 해달라는 등 억지 민원이 대부분이지만 하루 이틀 겪어온 상황이 아닌 터라 친절히 설명해 돌려보내곤 한다. 거친 욕설이 담긴 민원인의 전화통화는 일상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직원들은 부아가 치밀지만 분노에 찬 긴 한숨이 전화기를 통해 들릴까봐 조심스럽게 토해낸다.

 

공경과는 지난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살리기에 성과를 나타냈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행한 '신바람 음성사랑상품권'이 만 4년 만에 판매액 141억8천520만원을 돌파했다. 상품권 가맹점도 1천600여개 까지 확대해 상품권 유통에 내실을 기했다.

 

또한 17개 읍·면 농협으로 제한된 환전 업무를 새마을금고, 신협, 산림조합, 축협, 인삼농협 등 35개 금융기관으로 확대, 상품권 유통 활성화에 주력했다. 공무원들도 급여에서 5~10%씩 상품권을 구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업자를 위한 취업박람회 개최로 15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한 공공근로, 행정서포터즈, 실업자 직업훈련 등을 통해 청년과 실직자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했다. 더 많은 실직자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고자 소규모 구인구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900만원의 예산을 확보 했으며, 상하반기 2회 정도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 발표로 투자 문의가 주춤한 상태지만 지난해까지 24개 업체와 2조365억원의 투자협약을 이끌어 내는 눈부신 성과를 일궈냈다. 투자가 완료될 경우 5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공경과는 지난 2008년 32개의 휴․폐업공장을 다시 살려 가동시킴으로써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3조 효과를 거뒀다. 이는 자칫 골칫거리 전락할 수 있는 기업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공경오케스트라는 이선기(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과장이 지휘를 맡고 있다. 이 과장은 하위직 공무원들 대상으로 한 '함께 근무하고 싶은 관리자' 설문조사결과 30명의 사무관급이상 공무원 중 2위에 뽑힐 만큼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군청 공무원 중 몇 안 되는 '덕장'으로 꼽히는 관리자다.

 

이 과장은 사석에서 "우산과 짚신을 파는 두 자식을 둔 부모심정"이라고 말한다. 기업체의 투자를 끌어내는 '투자유치담당'의 업무 실적이 좋으면 공장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업담당'의 업무가 폭주하기 때문이다. 두 부서가 공경과에 있어 생긴 고민으로 풀이된다.

 

'경제 활성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화두다. 박수광 음성군수 신년인사의 핵심이 공경과에서 추진하는 업무에 방점이 찍혀있을 정도다. 공경과 직원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주역이란 자부심과 열정으로 오늘도 경제 불황 한파와 맞서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화영 기자는 지방공무원입니다.


태그:#음성군, #공업경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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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이 세 아이가 학벌과 시험성적으로 평가받는 국가가 아닌 인격으로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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