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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10일) 인천공항철도 검암역을 지나 시천동으로 해서, '망령' 경인운하로 세번째 둔갑한 굴포천방수로 공사현장을 따라가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수송도로를 타고 양화대교까지 자전거로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양화대교 아래 강서습지생태공원을 지나, 한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길이 가장 빠른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장기사거리에서 김포대로와 이어지는 수송도로 삼거리까지는 수송도로에는 자전거도로가 없어 갓길을 이용해 조심히 내달려야 했습니다.

요사이 경인운하로 둔갑한 굴포천 방수로를 자주 찾고 있다.
 요사이 경인운하로 둔갑한 굴포천 방수로를 자주 찾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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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로 변에 새로 생긴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다.
 방수로 변에 새로 생긴 도로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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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지교를 건너 주변 김포 평야지대(평리들)를 가로지르는 수송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인근 논을 깔아뭉개고 방수로 폭을 넓히는 공사 모습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덤프트럭과 불도저가 연신 흙을 퍼나르고 밀어내고 있었고, 논에는 '경인운하 건설로 경작을 금지한다'는 수자원공사의 현수막이 꽁꽁언 논바닥에 꽂혀 있더군요.

그리고 인천과 김포의 경계지점을 지나던 길에 우연히 황조롱이(매)가 들판에서 사냥을 하기 위해 하늘 위에서 맴도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자전거에서 재빨리 내려 카메라를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찾아꺼내 그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황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자전거는 가드레일 쪽으로 넘어져 버렸습니다.

수송도로 건너 논을 깔아뭉개고 굴포천방수로 공사가 한창이다.
 수송도로 건너 논을 깔아뭉개고 굴포천방수로 공사가 한창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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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물쇠를 잃어버려 되찾아 본 수송도로 구간,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자전거 자물쇠를 잃어버려 되찾아 본 수송도로 구간,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 네이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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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핸들바에 걸어둔 자전거 자물쇠가 주르륵 떨어졌는데,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서울까지 내달려갔습니다. 보신각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물쇠와 안장커버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안장커버는 이대에서 충정로로 건너올 때 잃어버린 듯 한데,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물쇠도 수송도로를 따라 찬찬히 걸어가며 살펴봤는데 보이질 않았습니다.

날도 춥고 밤이 깊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새 자전거의 첫 주행에서 액땜한 셈치고 넘기려 했습니다. '그냥 자물쇠를 새로 하나 사지 뭐...'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수송도로변 난잡한 쓰레기 누가 방치하나?

그런데 눈앞에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수송도로 변의 잡쓰레기들과 함께 나뒹굴고 있을 자물쇠가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자물쇠를 잃어버린게 아니라, 도로변에 쓰레기를 버려놓고 왔다는 죄책감과 불안감에 휩싸여 무지 피곤한데도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날(11일) 수리를 맡긴 접이식 자전거를 되찾아 자물쇠를 찾아나섰습니다. 이날도 전날처럼 몹시 추웠습니다. 전날 같은 코스를 따라 가면서 가드레일 주변을 샅샅이 살폈습니다. 한참 찾은 끝에 파란 봉투에 쓰레기가 한가득 담긴 더미 옆에 떨어져 있는 자물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물쇠를 되찾아 반갑기도 했지만, 자물쇠를 찾기 위해 둘러본 가드레일 너머 엄청난 쓰레기들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인천시와 경기도 김포시의 경계지점이라 눈에 띄지 않는 쓰레기라 이토록 방치하고, 주변 논과 농수로까지 오염시키고 있는 것을 서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정부가 떠벌리는 '녹색뉴딜'과 '경제성 있다'는 경인운하 추진에 앞서 우리 주변 곳곳을 오염시키고 더럽히는 잡쓰레기와 오염원들을 수거.처리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자 여러분들게 꼭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제발 자동차 타고 가다 한적한 도로변이나 숲 속에 쓰레기 좀 버리지 마세요!"
"당신 집 안방에 저런 쓰레기 버려두면 기분 좋겠습니까?"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수송도로 변에서 잃어버린 자물쇠를 되찾았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수송도로 변에서 잃어버린 자물쇠를 되찾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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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가드레일 너머 나뒹구는 쓰레기들 장난이 아니다.
 헌데 가드레일 너머 나뒹구는 쓰레기들 장난이 아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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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버린건지 알 수도 없는 잡다한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나뒹군다.
 누가 버린건지 알 수도 없는 잡다한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나뒹군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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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너머 쓰레기들은 논과 농수로를 오염시킨다.
 도로 너머 쓰레기들은 논과 농수로를 오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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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너머로 버려진 이 쓰레기들의 주인은 누구??
 도로 너머로 버려진 이 쓰레기들의 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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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로에 가득 쌓인 쓰레기들
 배수로에 가득 쌓인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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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자 오래 방치된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겨울이 되자 오래 방치된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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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김포의 경계지점, 누가 이 쓰레기를 치울껀가?
 인천과 김포의 경계지점, 누가 이 쓰레기를 치울껀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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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도권쓰레기매립지, #쓰레기, #수송도로, #자전거,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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