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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아침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앞으로 노란색 포장의 소포가 도착했다. 수신인 주소가 영어로 쓰여 있는 것으로 미루어 외국으로부터 날아온 것이었다. 발신지는 프랑스 파리. 재외동포 '윤안드레아'(Andrea YOON)씨가 YTN 조합원들에게 응원의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소포 안에는 YTN 노조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블랙 초콜릿' 여섯 개가 들어있었다. "블랙투쟁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블랙 초콜릿을 선물로 보낸다"는 문구와 함께 였다. '6'이라는 숫자는 YTN 해직 기자수에 맞춘 것으로 보였다.

 

윤씨는 한글로 작성해 A4용지에 출력한 편지를 통해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씨는 "YTN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먼 이국 땅에서 많이 답답해하며 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마음 졸이다가 불현듯 6명의 YTN 해직기자들이 생각났다"면서 "추운 겨울이 다가왔고 이제 (구본홍 반대 투쟁) 100일도 훌쩍 넘긴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칠 수 있을 것 같아 힘 내시라고, 용기잃지 마시라고 멀리서 작은 마음 보낸다"고 밝혔다.

 

또 "언론인으로서 공정방송이라는 요구가 정권의 탐욕스러운 인사 앞에 무참히 묵살당했고, 직장인으로서 가장 힘든 해고라는 칼날에 당신들의 삶이 난도질당했다"며 "적어도 사측의 해고로 인해 YTN 문제는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옮음/그름', '정의/불의'의 문제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썼다.

 

"역사는 조금 더딜지라도 정의가 승리하는 정향성을 보여왔고, 적어도 옳지 않은 것을 보았을때 마음이 편치 않은 사람들이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는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옮음/그름', '정의/불의'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윤씨는 YTN 조합원들에게 의미있는 '당부'의 말도 전해왔다.

 

"조만간 다시 기자로, 언론인의 자리로 되돌아왔을때, 여러분들께서 받았던 이 사회의 작은 사람들의 큰 응원을, 또 다른 사회의 약자들에게, 당신들보다 더 힘없는 사람들에게 잊지 말고 되돌려주시기 바랍니다."

 

윤씨는 "우리가 심어놓은 '연대(solidarity)의 품앗이'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먼 훗날 '최소한의 이성과 논리가 통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꽃피울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들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YTN 노조 관계자는 "가까이에서 혹은 멀리 타지에서 많은 지킴이들이 보내오는 응원의 손길은 다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모두 같다"면서 "그것은 어렵지 않은, 바로 상식의 선을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윤안드레아씨가 YTN 노조에 보내온 소포에 동봉된 편지 전문 (문장 부호, 강조 표시 등 그대로 둠)

  

안녕하십니까.

저는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재외동포입니다.

이렇게 일면식도 없는 여러분들께 편지와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촛불집회에 이어, YTN 관련 소식을 해외에서 접하면서,

먼 이국 땅에서 많이 답답해하며, 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마음을 졸여왔습니다.

그러던 중 연말이 다가오는 요즈음, 불현듯 6명의 YTN 해직기자들 소식이 생각났습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왔고, 이제 100일도 훌쩍 넘긴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 내시라고, 용기 잃지 마시라고, 이렇게 멀리서 작은 마음이나마 보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여러분들의 주장에 동감하며, 박수와 응원을 보내지만,

어찌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여러분들의 주장은 사람들의 동감을 얻을 수도 있고, 또 반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 중요한 것은 당신들이 '사회적 약자'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언론인으로서 공정방송이라는 요구가 정권의 탐욕스러운 인사 앞에 무참히 묵살당했고,

직장인으로서 가장 힘든 해고라는 칼날에 당신들의 삶이 난도질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욱 더 당신들을 응원하고 지지해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적어도 사측의 해고로 인해 YTN 문제는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옳음/그름', '정의/불의'의 문제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조금 더딜지라도, 정의가 승리하는 정향성을 보여왔고,

적어도 옳지 않은 것을 보았을 때 마음이 편치 않은 사람들이,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주고는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옳음/그름', '정의/불의'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

 

그리고 조만간 다시 기자로, 언론인의 자리로 되돌아 왔을 때,

여러분들께서 받았던 이 사회의 작은 사람들의 큰 응원을,

또 다른 사회의 약자들에게, 당신들보다 더 힘없는 사람들에게 잊지 말고 되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우리가 심어놓은 '연대(solidarity)의 품앗이'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먼 훗날 우리가 지금 그리고 아직도 간절히 바라는,

'최소한의 이성과 논리가 통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꽃피울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힘 내십시오 ! 지구 반대편에서 당신들을 응원합니다 !

 

프랑스 파리에서 윤안드레아 드림

 

추신

 

1. 블랙투쟁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블랙초컬릿을 선물로 보냅니다.

2. 저의 프랑스 발신인 주소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태그:#YTN , #YTN 노조, #노종면, #구본홍, #블랙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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