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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세밑이 침울하기만 합니다. 경제는 바닥을 치고 또 치며 추락합니다. 밀어붙이기 선수들이 국회에서, 4대강에서, 열심히 밀어붙이기 삽질을 할 태셉니다. 추위에 밖으로 내몰린 방송선수들이 촛불을 들고 울먹이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일제고사 때문에 일제히 뿔이 났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온 나라가 끝 모르는 절망의 끈을 붙잡고 모두 술독에 빠져 갈지잡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웃을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근데 웃고 말았습니다. 그냥 웃은 게 아니었습니다. 웃음보가 빵빵 터졌습니다. 아내는 배를 잡고 방을 구릅니다. 남편은 땅바닥을 치며 눈물까지 흘리며 뒹굽니다. 아이들은 까르르르 넘어갑니다.

 

니콜, 사람 잡다

 

TV 앞에 앉은 어느 집의 풍경입니다. 27일 늦은 시간, TV화면은 217회 <스타골든벨>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화면에는 카라 맴버 중 하나인 니콜이 나와 문제를 냅니다. ‘눈높이를 맞춰요’라는 코너인데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은 니콜이 정말 웃겨도 너무 웃깁니다. 배꼽 다 빠졌습니다. 니콜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니콜, 내 배꼽 리콜 해줘요!”

 

“밑에서 나는 연기가 있잖아요. 냄새나는 거요. 그게 여기서 나왔어요”라며 손가락으로 코를 가리킵니다. 한번 맞춰보세요. 이게 뭡니까? 남규리가 별 반응이 없자, “밑에서 나오는 냄새 민망한 거요. 그게 여기서 나왔어요.” 이번에는 남규리가 “콧방귀?” 합니다. 참 재밌지 않습니까.

 

문제는 ‘꿈은 이루어진다’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니콜은 “밤에 잘 때 꾸는 거”라고 하더니, 이어 “태진아 아들”이랍니다. 그렇죠. 밤에 잘 때 꾸는 것은 ‘꿈’이고, 태진아 아들이라면 가수 ‘이루’죠. 이만하면 압권 아닙니까.

 

그녀의 히트는 계속 됩니다. ‘내 코가 석자’를 어찌 설명했는지 아세요? 자신의 코를 손으로 가리키더니 이어 “화투(빨간 카드)나 카드 할 때 끝나고 나서 이렇게 하는 거”랍니다. 손으로 마치 화투를 섞는 시늉을 하면서. ‘석 자’와 ‘섞자’가 이리 기묘하게 맞아떨어질 수 없지 않습니까?

 

 

니콜, 시청자 게시판 잡다

 

이주노씨가 시청자 게시판에 니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 시청자들이 니콜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가 그 상황을 굳이 보고해 주지 않아도, KBS의 <스타골든벨> 시청자 게시판은 난리가 났습니다. 거의 니콜 이야기로 도배를 했군요.

 

아이디 ‘preshi’를 쓰는 노아무개씨는 “지난주에 이어 기대를 가지고 본 눈높이! 다시 채널 고정한 보람이 있네요. 정신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마력! 니콜 홧팅! 넘 재밌구... 깜찍해서 눈두 즐겁구.. 간만에 즐거운 주말 저녁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고 있습니다.

 

‘kkotae’란 아이디의 정아무개씨는 “저번 주부터 시작해서 이번 주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주는군요. ㅎㅎㅎ. 너무너무 잘 봤고요, 니콜 너무 귀엽네. ㅎㅎㅎ. 이제부터 카라빠가 되어 볼까나. ㅋㅋㅋ”라고 적고 있습니다. 아직도 웃음이 참을 수 없는 눈치입니다.

 

시청자 게시판이 온통 니콜 이야기입니다. 김아무개씨(zpdl7000)는 “완전 뒤집어 진다ㅋㅋㅋㅋ”라고 썼으며, 박아무개씨(sk3425)는 “<스타골든벨> 즐겨보진 않았는데 최근 '눈높이를 맞춰라' 이 코너 너무 재밌네요. ㅋㅋ 니콜 양의 서툰 말투로 설명하려고 애쓰고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한테 웃음을 더 안겨주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 꿀꿀했던 감정이 뻥~ 뚫린 것 같네요. 이러다가 <스타골든벨> 애시청자가 되겠어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부탁드립니다”라고 정중히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니콜, 고맙다

 

지난 20일 첫 회 출연한 니콜은 첫 회에서도 웃음대박을 터뜨리더니 두 번째 출연에서도 얘기치 못하는 웃음을 터뜨려 주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웃을 일 없는 대한민국에서 다만 TV앞에 앉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리 웃을 수 있게 해주다니.

 

코디미보다 더 코미디다운 <스타골든벨>의 ‘눈높이를 맞춰라’ 코너가 신선한 웃음과 함께 오래 지속되길 바랍니다. 특히 웃을 일 없을 때 이리 빵빵 터뜨려주니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은 시린 웃음을 웃고 말지만 진정한 웃음을 웃어도 될 날을 기대합니다.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한편으론 아주 미안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이 추운 거리에서 악법이 될 것이 뻔한 언론관련 법들의 통과를 반대하며 투쟁을 하는 방송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으로 진정한 박수를 보냅니다.

 

방송인, 그들이 있기에 이리 즐거운 시간이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니콜이 준 웃음은 그녀만의 작품이 아닙니다. 뒤에 많은 스텝들이 있죠. 그들이 정권의 시녀노릇을 한다고 상상을 해보세요. 그런 것은 박정희 때나 전두환 때 마감한 것으로 아는데….

 

니콜이 이리 터지는 웃음을 주는 것은 우리말에 서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툴다는 것 자체가 웃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짧은 표현과 제스처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서툰 MB가 혹시 자신이 그런 웃음을 줄 거란 착각에 빠질까 두렵군요. 아직까지 해 온 정치를 볼 때 그분이 하는 것은 그저 비웃음만 자아낼 것 같은데….

 


태그:#니콜, #스타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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