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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표 눈물이 다시 돌아왔다. 10년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아버지’의 작가 김정현이 이 소설과 닮은 신작 ‘고향 사진관’을 내놓았다. ‘아버지’는 96년 출간되어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이 소설은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97년 말 IMF 위기가 시작되면서 무너지는 가장과 가족애를 담았기에 공감이 확장됐다. 다시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중년의 실직이 보편화되는 이때 돌아온 김정현의 신작의 반응은 어떨까. 

 

물론 베스트셀러를 냈다고 해서 좋은 문인이 되는 것은 아닌데, 그도 문단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문단에서 그는 인터넷 소설을 쓰는 작가 정도인데, 소설 소재가 가족이어서 공감됐을 뿐이라 생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후에 발표된 소설들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어떤 인연인지 2002년에는 베이징으로 건너가 그곳에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아버지 이후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아마 이번 소설이 아버지와 가장 닮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은 군대 제대할 무렵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져 인생을 아버지 병구완에 몰두하는 주인공 용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몇 년 정도로 생각한 병구완은 결국 스무해 가까이 간다. 거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 용준은 간암으로 죽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용준은 우리가 생각하던 가부장제에 형으로써 가장 완벽한 인물이다. 부모를 모시는 것, 주식에 실패한 동생에게 희망을 주는 것, 힘든 일을 하는 아내를 위로하는 것은 읽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 충분하다.

 

특히 용준이 얼굴이 별로 바뀌지 않은 것을 말하는 친구에게 “아버지는 그대로 있는데, 나만 훌쩍 커버리면, 변해 있으면.... 그래서 아버지가 날 못 알아보면 너무 죄송스럽잖아. 그래서 내 얼굴이 그대로 였던 거야... 자식아!”라고 말하는 것은 이 소설이 가진 신파성의 절정이다.

 

어떻든 이 소설은 잘읽히고 ‘아버지’의 장점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 소설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다. 우선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의 위상은 철저히 붕괴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드라마에서 아버지 등 남자상은 나약하거나 무능한 것으로 각인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현의 복고풍 아버지 최루탄에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은행나무(2008)


태그:#김정현, #고향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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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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