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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정례회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시의원들
 울산시의회 정례회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시의원들
ⓒ 울산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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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심의를 하면서 각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안이 집행부 로비에 의해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그대로 부활되는 등 지방의회의 견제 기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집행부인 울산시는 삭감된 예산안을 파악해 부활 목차까지 작성, 시의원은 물론 의회 전문위원에게까지 로비했고, 이 로비가 그대로 먹혀 들어 예산안이 통과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

울산시의회(의장 윤명희)는 22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박맹우 울산시장과 김상만 울산교육감 등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8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 채택 및 각종 조례안 등을 의결하고 41일간의 의사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폐회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집행부의 시정과 시의회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울산시의원들에 따르면 내년 울산시 예산안 중 경제위기와 관련해 서민경제와 별 상관 없는 낭비성·선심성·일회성 예산 30여억 원을 상임위에서 삭감했다.

울산시가 작성해 시의원과 전문위원에게 로비한 예산 부활 리스트
 울산시가 작성해 시의원과 전문위원에게 로비한 예산 부활 리스트
ⓒ 울산시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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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행부는 작성한 삭감 예산 목록을 바탕으로 각 시의원과 전문위원들에게 로비 활동을 펼쳤고, 이후 예결위에서는 태화강 갤러리 설치,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태화강 걷기 대회 등 일회성 낭비성 예산을 포함해 삭감된 30여억 원이 부활해 본회의를 통과했다.

집행부인 울산시가 로비과정에서 인사권이 울산시장에게 있는 울산시 소속 공무원인 의회 전문위원에게까지 예산 부활 청탁을 한 것을 두고 시의원들은 "명백한 압력"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이은주 의원은 시의회 폐막일인 22일 5분 자유발언에서 "2009년 당초예산 심의가 겉치레로 흐르고 있다"며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이 예결위에서 부활되는 등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악영향을 미치는 일들이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어 "상임위 계수조정이 끝난 후 집행부서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소위 부활리스트가 버젓이 전문위원실과 의원들 사이로 돌아다니는 해괴한 일까지 일어났다"며 "더구나 해당부서 뿐만 아니라 집행부서의 주요간부들까지 의원들과 전문위원실 접촉 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예산심의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일회성, 낭비성, 전시성 사업들이 사회단체보조금과 구별이 모호한 채 민간경상보조사업으로 계속 편성되고 있고, 특히 언론사 관련 예산은 사업의 성과에 대한 평가나 구체적 계획도 없이 해마다 반복적으로 편성되고 늘어나고 있다"며 "예산편성에 대한 반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상임위 예산 삼각을 두고 담당 공무원들이 이를 수긍하고 예산을 아껴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왠일인지 부활 리스트에 올라 로비가 시작됐다"며 "이는 의회기능을 마비시키는 집행부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꼭 필요한 내년도 사업을 위해 설명 자료를 가지고 의원들에게 호소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전문위원들에게 부탁한 것은 이들이 의원들에게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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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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