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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24일 새벽 1시 40분]


건기연 인사위, '3개월 정직' 징계 최종결정
김이태 "예상한 결과... 나홀로 투쟁하겠다"

23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
 23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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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연이 23일 인사위원회에서 김이태 연구원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인사위는 이날 회의에서 김 연구원에 대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데 만장일치 결론을 내렸고, 곧바로 이어진 '징계 수위' 표결에서는 정직 6명, 견책 2명, 감봉 2명, 파면 2명으로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인사위원회 진행과정을 지켜본 노조 집행부는 "짜맞춘 각본대로 진행되는 징계"라고 항의한 뒤 전원 퇴장했고, 이후 계속 진행된 표결에서 인사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김 연구원에 대한 정직이 결정됐다고 전해졌다.

박근철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인사위는 김석진 감사실장의 감사보고를 시작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실장은 인사위원들에게 "김 연구원은 인터넷매체(다음 아고라를 지칭)에 글을 올려 정부 정책의 신뢰를 훼손하고 사회적 불안을 부추겼다. 건기연의 비밀을 누설하고 연구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사위, 다음 아고라에 글 올린 이유 집중추궁

인사위는 표결을 앞두고 김 연구원을 불러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인사위원들은 "그런 글을 인터넷에 올렸어야 했나? 왜 부서장에게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 "정부가 비밀리에 대운하를 추진한다고 주장한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심지어 김 연구원이 아고라 글에서 '사이비 과학자'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건기연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발언'이라고 지적한 이도 있었다고 한다.

김 연구원은 "부서장에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다. 연구팀에 없었던 사람은 당시 상황을 잘 모른다"고 인사위원들의 지적을 일축했다.

인사위 결정사항은 24일 오전 조용주 원장에게 보고될 예정인데, 조 원장의 판단에 따라 재심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인사위는 구체적인 정직 기간을 밝히지 않았지만, 건기연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그 동안의 전례를 감안하면, 김 연구원에게 보통 1~2개월에서 최장 6개월의 정직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건기연은 김 연구원에게 결국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박근철 건기연 노조위원장은 "특정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데, 인사위원 12명 전원이 징계를 결정한 것은 건기연이 생긴 이래 처음"이라며 "인사위가 치밀한 각본에 따라 김 연구원에 대한 징계를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차피 이런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더 이상 건기연을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다. 시민단체와의 연계보다도 나 홀로 투쟁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이 인사위에서 소명 절차를 밟는 동안 그의 부인 류종숙씨가 건기연으로 찾아와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류씨는 이날 징계를 앞둔 남편에 대한 절절한 심경을 밝힌 글을 아고라에 올려 화제가 됐지만, 언론 인터뷰는 극구 사양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23일 소집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사위원회 개회를 막고 있던 건기연 노조원들에게 "'징계'받을 일이 있다면 달게 받겠다, 물리력으로 인사위 개회를 저지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설득한 뒤 자리에 앉아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23일 소집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사위원회 개회를 막고 있던 건기연 노조원들에게 "'징계'받을 일이 있다면 달게 받겠다, 물리력으로 인사위 개회를 저지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설득한 뒤 자리에 앉아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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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23일 밤 9시 55분]

건기연 인사위, 결국 5시간 만에 시작
김이태 연구원 "더 이상 물리적으로 막지 말아달라"

김이태 연구원을 징계할 건기연 인사위원회가 5시간 만의 진통 끝에 마침내 시작됐다.

이날 오후 1시부터 회의장을 점거해온 건기연 노조가 "더 이상 물리적으로 막지는 말아달라"는 김 연구원의 요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밤 9시경 인사위원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자신을 응원해온 공공연노조 집행부 및 건기연 조합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심경을 밝혔다.

"헤이그 열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가 '나라에 혼이 없으면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연구원은 지난 정권에서는 (대운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가 지금 정권에서는 긍정적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과연 혼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운하에 가장 객관적인 사실을 아는 김원 박사를 (진술인으로) 요청했는데, 여건이 안돼서 그분이 참석할 수 없게 됐습니다. 내가 남을 벌주는 사람으로서 인사위에 3번 참여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인사위원회에 근본적인 모순이 있습니다. 인사위가 끝난다고 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정권에서는 내가 끝까지 불편할 것입니다. (나를) 가만 두겠습니까?"

이장화 부원장과 각 부서장들이 참여하는 인사위원회에는 박근철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3명이 참관하고 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23일 소집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사위원회 개회를 막고 있던 건기연 노조원들에게 "'징계'받을 일이 있다면 달게 받겠다, 물리력으로 인사위 개회를 저지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설득하고 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23일 소집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사위원회 개회를 막고 있던 건기연 노조원들에게 "'징계'받을 일이 있다면 달게 받겠다, 물리력으로 인사위 개회를 저지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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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 23일 오후 6시 13분]

김이태 연구원 "경고나 주의도 받아들일 수 없어"

건기연 인사위원회가 23일 노조원들의 저지로 인해 번번이 무산되는 가운데 김이태 연구원이 건기연의 징계 방침에 대해 법적·행정적인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건기연 본관에서 인사위 개의를 기다리고 있는 김 연구원은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노조의 반발 때문에 인사위가 오늘 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식으로든 인사위를 열 것이다. 징계를 안 하면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올 텐데, 안 할 수 있겠나?"

- 그렇다면 징계를 달게 받을 생각인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솔직히 경고나 주의 정도의 가벼운 징계도 받아들일 수 없지만, 기어코 징계를 하겠다면 그리 하라는 심정이다. 그렇게 되면 나로서도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민변이나 참여연대 같은 곳에서 자문역을 맡겠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

- 5월에 대운하에 대한 글을 쓸 때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예상했나?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다. (4대강 정비의) 마스터플랜도 안 짰는데, 예산이 나온다는 게 말이 되냐? 연구원 측이 내게 '언론에 얘기하지 말라'고 해서 자세한 말은 안 하겠다."

- 부인이 아고라에 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 글이 올라왔다는 걸 출근한 후에 알았다. 발가락 다친 것까지 아는 걸 보니 아내가 쓴 글은 맞는 것 같다."

한편, 건기연 인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5시경 회의장 진입을 재차 시도했지만, 문을 겹겹이 에워싼 노조원들의 저항으로 물러났다. 양측이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장화 부원장이 회의 속개를 선언하려다가 공공운수연맹 김진혁 조직국장에게 떠밀려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

인사위는 저녁 8시 회의장 진입을 재시도할 방침이다. 인사위원을 맡고 있는 정남진 행정실장은 "언제까지 시간을 끌 수는 없지 않느냐"며 "김 연구원으로서도 오늘 결론을 내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신 : 23일 오후 4시 57분]

"후배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나?"
김이태 연구원 인사위, 일단 정회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23일 공공연구노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 노조 조합원 등이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하자 인사위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23일 공공연구노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 노조 조합원 등이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하자 인사위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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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화 부원장 : 간사는 성원 여부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김형진 인적자원팀장 : 예, 제적위원...
이혜선 공공연노조 부위원장 : (말을 가로막으며) 여기가 지금 국회입니까?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10여 분간 침묵을 지키던 이장화 건기연 부원장이 마침내 입을 열자 여기저기서 항의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김이태 연구원의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건기연 인사위가 '변칙 개회'를 선언한 순간이었다.

이 부위원장을 포함해 10여명의 건기연 인사위원들이 지하 회의장으로 찾아온 것은 오후 4시경. 두툼한 서류 뭉치를 든 이들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공공연 노조 집행부와 건기연 조합원들에게 길이 막혔다.

김형진 팀장과 정남진 행정관리실장이 앞장서서 "회의를 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7개월 만에 징계하는 게 말이 되냐", "후배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냐"는 조합원들의 책망이었다.

보다 못한 이장화 부원장이 느닷없는 개회 선언으로 상황을 돌파하려고 했지만 회의를 계속하기에는 조합원들의 비난이 너무도 매서웠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23일 공공연구노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 노조 조합원 등이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하자 인사위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가 대운하'라고 양심선언한 김이태 연구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23일 공공연구노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 노조 조합원 등이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회의장 입구를 원천봉쇄하자 인사위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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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인사위 장소를 미리 공지하지 않았나요?"
"국회의원들이 그러니까 건기연 간부들도 따라하는 겁니까? 이렇게 하면 인사위에 절차적 하자 생기는 걸 아시죠?"
"이런 식으로 꼭 김이태를 죽여야 합니까?"

이 부원장은 멋쩍은 표정으로 "정회를 선언합니다. 속개시간은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인사위원들과 함께 3층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사위는 박근철 건기연 지부장에게 "5시에 다시 오겠다"고 알린 상태. 징계 대상자인 김이태 연구원도 "인사위가 언제 열릴지 모르니 본관에 대기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신:  23일 오후 3시 50분]

노조 "원장이 촛불문화제 하면 연구원이 문 닫을지 모른다 압박"  

건기연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오후 4시가 임박하며 연구원 노사의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오후 3시 20분 현재 건기연 노조는 같은 층 복도에서 비상총회를 소집해 김 연구원에 대한 징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건기연 노조는 5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비상총회를 시작했다.

박근철 지부장은 인사말에서 "건기연에 근무한 지 10여 년이 됐지만, 한 연구원의 명예를 이렇게 훼손하고 보복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그동안 건기연을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9월에 부임한 (조용주) 원장이 '연구원 한 사람을 징계하지 못하면 건기연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말을 수차례 하며 김이태 연구원의 희생을 요구했다"며 "건기연 직원들의 촛불문화제에 대해서도 '그런 걸 하면 연구원이 문 닫을지 모른다'는 압력을 계속 넣었다"고 전했다.

연구원 측은 노조와 충돌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인사위 장소 변경을 아직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연구원 행정실의 관계자는 "오후4시 지하 회의장에서 인사위를 연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노조 측이 막더라도 일단 내려가서 자리를 비켜달라고 정중히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위원회는 이장화 부원장을 주축으로 한 각 부서장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사위가 일단 열리게 되면 김이태 연구원도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신 대체 :  23일 오후1시 30분]

건기연 노조, 인사위원회 회의장 점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3일 오후 김이태 연구원에 대한 징계 수순으로 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건기연 노조가 회의장을 점거, 김 연구원에 대한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인사위원회 개회를 막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3일 오후 김이태 연구원에 대한 징계 수순으로 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건기연 노조가 회의장을 점거, 김 연구원에 대한 징계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인사위원회 개회를 막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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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이 23일 오후 4시 김이태 연구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건기연 노조가 회의장을 점거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5월  "4대 강 정비의 실체는 운하"라는 내용의 양심선언을 한 후로 최근 내부감사를 받은 데 이어 인사위원회에 징계 대상으로 회부된 상태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공공연)과 건기연 지부는 이날 인사위가 열릴 건기연 지하1층 강당에서 공공연 중앙집행부회의(오후1시)와 건기연 조합원 비상총회(오후 3시)를 잇달아 열기로 했다. 건기연이 인사위원회에서 김 연구원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이 확실한 만큼 결론이 뻔한 회의를 무산시킴으로써 정부의 '탄압'에 정면으로 항거하겠다는 것.

오후 1시 현재 건기연 세미나실에는 10명 안팎의 공공연 집행부가 모여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박근철 건기연 지부장은 기자와 만나 "건기연 조합원들이 400여 명가량 되는데, 연말 업무가 많이 밀려서 비상총회에 어느 정도 인원이 올지는 모르겠다"며 "조합원들이 많이 올 경우 연구원 측이 인사위원회 장소를 갑자기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이태 연구원은 이날 건기연에 정상적으로 출근해 인사위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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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이태, #건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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