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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2학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 학생이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와 공정택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중학교 1,2학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 학생이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와 공정택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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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2학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와 공정택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중학교 1,2학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와 공정택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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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연합 학력평가 시험(일제고사)이 치러진 23일 오전 10시, 서울시교육청 앞에는 이를 거부하는 학생들과 학부모 3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일제고사 반대'라고 쓴 OMR 카드를 목에 걸거나 '무한경쟁 일제고사 안습 ㅠㅠ' 등의 발랄한 홍보물을 만들어 갖고 왔다.

중학교 2학년 김 모 군은 "오늘같이 슬픈 날 도저히 교복을 입을 수 없어 검은색 넥타이를 하고 왔다"면서 "시험을 보는 친구들도 OMR 카드에 OTL 이라고 쓰거나 '일제고사 반대'라고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무한경쟁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 모임 say-no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어린 청소년들로 하여금 벌써부터 저항권을 표출하게 하는 공정택 교육감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면서 "우리들은 시험 보는 기계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아이들의 학교가 전쟁터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학습을 하면 무단 결석으로 간주한다는 공문까지 내려왔다. 학교 현장이 전쟁터다. 해직된 7명의 교사들이 매일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출근투쟁을 벌이는데 교장, 교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7명도 모자라 이제 77명의 교사들을 자를지도 모른다."

이수정 민주노동당 서울시 의원은 "의회에서 공정택 교육감에게 교사들의 해임과 파면 등에 대해 따졌더니 '내가 너무 고집을 부린 것은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의 전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반교육적 일제고사 거부 정당하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모든 교육은 소통과 배려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폭력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교육 당국의 행태에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학생들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찾아볼 수 없다. 소통과 배려는커녕 상식과 순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교육청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의 합법적 권리는 철저히 무시했다. 교육감은 최고 권력자의 눈치만 살피며 학생, 학부모의 의사를 묵살하고 이를 존중한 교사들은 줄줄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정작 징계를 받아야 할 자가 거꾸로 징계의 칼을 휘두르는 이 적반하장의 참담한 현실이 이대로 용납되어선 안 된다."

이들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날 한시에 강제로 치르는 일제고사는 모든 학생과 학부모를 성적의 노예로 만들어 무한경쟁에 끌어들이려는 반교육적 음모"라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일제고사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사실을 학생 학부모에게 알린 교사의 행위 또한 지탄이나 처벌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도를 따라 덕수궁까지 행진했다. 12시 30분부터 덕수궁 미술관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오후 4시에는 보신각 앞 집회, 저녁 7시에는 교육청 앞 촛불문화제를 할 예정이다.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됐을 때 실망했어요"

중학교 1,2학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와 공정택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학교 1,2학년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일제고사 반대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와 공정택 교육감 퇴진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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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회견문을 또박또박 읽어내린 중학교 2학년 신정우군이 관심을 끌었다.

신군은 "체험학습 신청했는데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아 무단 결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학생을 위한 공교육 정책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일제고사를 거부한 이유가 뭔가요?
"벌써부터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싫어요. 일제고사로 학생, 학교 순위 매기는 게 너무 싫어요.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학생을 위한 공교육 정책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 신정우군처럼 일제고사 거부한 친구들이 많아요?
"몇 명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 체험학습을 신청했나요?
"신청했는데,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았어요. 무단 결석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 부모님들은 걱정 안 하시고요?
"제 의사를 존중해 주셨어요."

- 학교측에서 징계나 처벌을 할지도 모르는데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섭지 않아요."

- 이번 일제고사 사태처럼, 신군이 학교 다니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게 또 있다면요?
"경쟁, 경쟁, 경쟁만 강요하는 공정택 교육감님이 당선됐을 때부터 실망했어요. 학교 교육의 방향이 잘못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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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제고사, #공정택, #무한경쟁, #청소년, #학력평가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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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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