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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5차 라디오연설 주제는 '가족'이었다.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7시 43분에 진행된 라디오연설에서 "특별히 지금이야말로 가족의 격려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어려움이 '가족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는 귀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미 약속 드린 재산 기부도 같은 마음으로 준비해 왔는데 어디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검토하고 있다, 아마 머지않아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재산 기부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5차 라디오연설은 이날 오전 7시 43분과 8시에 각각 KBS1라디오와 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됐다. 올해 마지막 라디오연설은 오는 29일 진행될 예정이다. 

 

청와대측은 "이 대통령은 어머니 기일인 15일을 맞아 어머니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때에는 서로 돕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금의 어려움 가족 가치 되새기는 귀한 기회 돼야" 

 

먼저 이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중학생의 글을 언급하며 라디오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글을 읽고 노심초사, 밤잠조차 이루지 못하고 지낼 어려운 가장들의 처지가 생생하게 그려져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며 "국민 모두의 가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 어떻게든 이 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젊은 시절 과일 노점상을 하던 때 일어난 일화를 회고했다. 밤늦게까지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승용차가 리어카를 들이받은 사건이었다.

 

이 대통령은 "그런데 차 주인은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는커녕 왜 차 다니는 길에서 장사를 하느냐고 오히려 호통을 쳤다"며 "그 위세에 눌려 엉겁결에 미안하다고 사과는 했습니다만,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제 처지가 서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억울함과 서러움에, 그리고 돈 있다고 오만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에, 저는 모든 것을 집어치우고 집을 떠나기로 했다"며 "빨리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가출'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우리 명박이가 절망에 빠지지 않고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십시오"라고 애원하던 어머니의 기도 때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많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렇게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어머니가 계시는 한 어떤 상황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겪었던 시래기 할머니와의 만남을 다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정말 가슴 뭉클했던 것은 그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저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매일 새벽 나라와 대통령인 저를 위해 기도하신다는 그 할머니의 말씀이었다"며 "그 진심어린 그 눈빛에, 거칠고 투박했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마주잡은 손을 통해서 거꾸로 제가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화들을 통해 이 대통령이 내린 결론은 '가족의 가치를 되돌아보자'였다.

 

이 대통령은 "특별히 지금이야말로 가족의 격려가 가장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힘들 때 우리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결국 가족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실직한 나의 남편, 우리 아버지도 따뜻한 가족의 사랑으로 격려하면 반드시 다시 일어날 수가 있다"며 "지금의 어려움이 '가족의 가치'를 새롭게 되새기는 귀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서민들, 국가가 책임지겠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작된 희망 나눔 캠페인의 모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 이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사상 유례가 드문 이 불경기 속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자선행사와 기부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뜨거운 사랑을 보내주시니 대통령으로서 뭐라고 감사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그 모금의 대부분이 어려운 서민들의 소액기부라는 사실에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정말 여러분과 같은 따뜻한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저는 한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사실 저는 경험을 통해, 베푸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훨씬 더 얻는 것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서울시장 시절 4년 동안, 그리고 대통령이 된 지금도 저는 월급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써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약속드린 재산 기부도 같은 마음으로 준비해 왔는데 어디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아마 머지않아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특별히 견디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는 서민 여러분, 어렵다고, 힘겹다고 결코 포기하거나 용기를 잃지 말라"며 "정말 힘들어서 하루 세 끼도 때우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나라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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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명박, #라디오연설, #재산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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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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