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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프로젝트보다 작은 프로젝트가 중요합니다. 작은 사연 하나가 도시를 명품으로 만듭니다. 남이섬과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보십시오. 나무 한 그루, 숲 하나가 지역을 먹여 살리잖아요. 보잘것없는 작은 것이 명품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지난 12일 오후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제133회 전남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남도청 공무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발전을 위한 상상변주곡’을 주제로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특강에서 박 이사는 “작은 사연 하나가 도시를 명품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도시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일본 요코하마시를 예로 든 박 이사는 “가게의 셔터 하나로도 도시의 얼굴을 바꿀 수 있고, 나무 한 그루와 숲 하나로도 명품 지자체를 만들 수 있다”면서 “늦었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길게 보고 지금부터라도 도시 디자인을 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도시 디자인은 사람 중심의 도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거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숲이 아름다운 도시 등 사람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박 이사는 “발상을 조금만 바꾸고 여기에 열정만 더해진다면 길은 항상 있다”며 참석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는 또 국내외의 사례를 예로 들며 “한번 붕괴된 도시는 리모델링으로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고, 문화예술력과 창조의 힘으로 복원되고 활성화된다”고 밝히고 “목포의 원도심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근대유산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며, 이 곳을 잘 살려 이야기가 있는 지역으로 만들면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모든 역사는 자산이고 보물”이라는 것이다.

 

“문화예술은 최고의 산업기반”이라고 강조한 박 이사는 “색다른 소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것만 부활시켜도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예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춘서커스의 탄생지가 목포인데, 이 목포에 국립 서커스학교를 건설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과 향토적 색깔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토목공사 중심의 풍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 통행이 뜸한 문경새재 옛 길과 현재의 국도, 그 옆으로 고속국도가 나란히 지나는 사진을 보여준 박 이사는 “우리나라는 필요 이상으로 도로공사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토목공사, 도로공사 같은 것은 이제 그만하고 생태적 감수성을 지닌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또 “에너지를 모으는 태양광 시설이 확대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만, 멀쩡한 땅에 시설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내 건물 어느 지붕에나 설치할 수 있는 게 태양광 시설”이라며 “(그런 의미에서)우리나라는 무한한 태양광 예비자원을 지니고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박 이사는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기업과 사회적 기업 등 소기업이 지역발전의 대안”이라며 향토자산 활용, 미래산업의 틈새새장 공략, 지역기업의 브랜드 향상 등을 강조했다. “행정에 주민참여 방안이 확대돼야 한다”면서 민간의 힘을 적절히 활용한 행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대구지검 검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박 이사는 현재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 람사총회 홍보대사, 대한민국 디자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희망제작소, #박원순, #전남포럼, #명품도시, #전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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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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