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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서 한국의 남성들이 패션에 대한 관심이 없게 된 이유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옷을 잘입고자 노력하면 된다.

옷을 잘 입으려면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의 체형이 어떤지, 피부색이 어떤지, 자신이 속해있는 곳의 규정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자신의 체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옷은 기본적으로 상의의 경우 어깨, 가슴, 기장, 소매의 사이즈를 중심으로 하고 하의는 허리, 엉덩이, 기장으로 사이즈가 분류된다. 이렇게 분류된 자신의 사이즈를 본인은 알고 있는가? 필자는 언제든지 내 사이즈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어깨 45, 가슴 98, 팔길이 57, 허리 82, 엉덩이 92, 기장 85.. 이 길이를 눈짐작으로 가늠해 보면 필자의 형상이 갖춰진다. 키가 작고 통통한 인체가 눈앞에 그려질 것이다.

자신의 사이즈를 잘 알면 옷을 선택할 때 매우 요긴하다. ‘알뜰하게 옷을 잘 입기’ 위해서는 기성복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기성복은 상의 95, 100, 105, 하의 28, 30, 32, 34로 띄엄띄엄 전개된다. 매장을 들러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이즈를 입어보면 어디는 맞는데 다른 어딘가는 분명 맞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기성복은 가슴둘레를 기준으로 그 사이즈 대 체형의 평균에서 조금 더 크거나 길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럼 어쩌라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넉넉하고 편안한 자신의 호칭에 맞는 옷을 사서 그냥 입는다.

기성복을 사서 그냥 입는다. 여기서 잘못된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옷을 사서 입기까지 과정을 설명하면서 주의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상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테일러드카라의 자켓을 기준으로 상의를 고르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랄프로렌의 코디맵
▲ 랄프로렌 랄프로렌의 코디맵
ⓒ Ralph La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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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를 고를 때 일단 자신이 100사이즈를 입는다고 하면 먼저 95사이즈를 입어본다. 어깨를 유심히 본다. 남성복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 어깨다. 어깨의 라인은 스타일의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 그러고 나서 100사이즈를 입어본다. 95사이즈와 달리 넉넉한 착용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어깨가 크다. 그렇다면 95를 사면 된다. 우리 나라의 많은 남성들은 자신의 사이즈 보다 큰 옷을 입는다. 어깨가 최소 2~4센티 정도 삐져나온 자켓을 입고 품이 엉성해 보일 정도로 넉넉한 옷을 입는다. 80~90년대의 어깨뽕 유행이 지난 지 한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튼 피트감이 들게 옷을 골랐으면 분명 어딘가 손을 봐야 하는 곳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소매기장이다. 소매기장은 기필코 수선을 해야 한다. 분명 지금 산 옷의 소매는 손등을 덮고 있을 것인데, 자켓의 소매는 손목뼈의 라인에 간당간당할 정도의 길이가 최적이다. 기성복을 사서 수선한다는 게 납득이 안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무려 7~8,000원 정도하는 수선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가지 묻고 싶다. 바지 사서 기장은 왜 수선하는가?  그냥 접어입지.. 20,000원대의 바지를 사서 4,000원 주고 수선하는 것이나 40,000원 대 자켓을 사서 8,000원 주고 수선하는 것은 비례적으로 볼 때 동일한 것이 아닌가? 발 생각하는 것만큼 손 생각도 하라. 그러면 멋이 보일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는데 옷의 형태를 좌우하는 ‘유행’이란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남성복의 스타일은 슬림한 핏의 옷들이다. 여성 66사이즈나 될 법한 남자옷들 터질 둥 말둥 입는 스타일이 유행이다. 숏자켓이라는 아이템은 기장이 보통 자켓에 비해 무려 10~15센티나 짧은 스타일이다. 유행이니 나도 입고 싶다라는 욕구는 강하게 들 테지만 자기 자신의 체형을 알고 있다면 이런 옷을 입는 것은 삼가할 것이다. 체형을 생각하지 않고 초미니 마이크로 스커트를 고집하는 여성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옷은 유행 이전에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또한 남성복의 유행은 뒷트임의 경우 양쪽으로 두 개의 트임만이 세련됐다는 인식을,트임이 하나 있거나 없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오해를 안겨주었다. 벤트라고 하는 옷의 뒷트임도 자신의 체형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한다. 영국식의 더블벤트(양트임)이 세련되고 편안하지만 흔히 말하는 오리엉덩이형의 체형에는 부적합한 스타일이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싱글벤트(가운데트임)은 실용적이고 깔끔하며, 유럽식의 트임이 없는 옷도 멋진 라인과 뒷태를 보여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무작정 유행에 쫓다가 기피해서는 안되겠다.

재킷의 이야기는 너무도 방대해 한 회에 다 설명하긴 무리다. 본래 취지에 맞게 간단히 요약하면 먼저 자신의 사이즈를 잘 알고, 체형에 맞는 옷을 골라야 하며, 저렴한 기성복이라도 수선을 통해 자신에 맞게 맞춰가는 공정을 더해야 한다. 또한 마지막에 언급한 유행에 뒤 쫓는 것 보단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에는 바지에 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태그:#패션, #남성복,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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