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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노조는 이날 소식지에 이홍우 조합원의 투신 소식을 전했다.
▲ 현자노조에 실린 이홍우 조합원 투신 소식 현자노조는 이날 소식지에 이홍우 조합원의 투신 소식을 전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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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소식지에 또 한 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내용의 소식이 실렸습니다.

'지난 11월 14일(금) 현대미포조선 노조 이홍우 조합원이 노조활동에 대한 사측의 악날한 탄압에 맞서 공장내 현장 사무실 4층에서 목에 줄을 매고 투신했다.'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곧바로 병원 후송 했지만 중상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노조소식은 전했습니다. 당장 가보고 싶었으나 못가고 말았습니다. 거기 가려면 차편이 있어야 하는데 차편이 없었습니다. 외진 곳이라 택시타고 가야 하지만 차비가 없었습니다.

사측의 노동탄압으로 이홍우 조합원은 투신을 결행했다.
▲ 현대미포조선 노조 이홍우 조합원이 병원으로 후송 되었다. 사측의 노동탄압으로 이홍우 조합원은 투신을 결행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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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뜨겁게 달아 오른 촛불'이란 제목으로 두번째 미포조선 소식이 현자노조 소식지를 통해 배포되었습니다. 거기엔 '이홍우 조합원 병실에서도 미포 자본에 맞선 투쟁의지 불태워' 라는 작은 제목을 달아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2일(화) 3차 수술을 했는데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합니다.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미포조선 회사 앞에서는 어떻게 노숙 농성이 진행중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갈 수 없다가 어느 지인의 도움으로 어제 저녁에서야 가보게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 바람이 부는 지금도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는 노숙농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
▲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 길 에서 노숙 농성하고 있다. 추운 겨울 바람이 부는 지금도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는 노숙농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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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 50분 지인의 차를 타고 가는데 하필 그날따라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가는 길에 사고가 두 건이나 나서 차가 더 막혔습니다. 오늘 6시 30분부터 촛불문화제 한다고 했는데 이거 늦으면 다 끝날텐데 걱정하며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너무 늦어 버렸습니다. 집회는 끝났는지 아무도 없었고 주변에 경찰차량만 많았습니다. 집회가 끝나 그런지 경찰차량도 이동중이었습니다.

비닐로 노숙 농성중인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마침 현대미포조선 노조원으로 보이는 노동자가 4명이 사발면을 먹으려고 준비중이었습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오마이뉴스에 글 좀 올리려고 왔습니다."

필자는 그분들에게 그동안 상황을 물었습니다. 현장 조직 대표로 보이는 분이 그 사건이 일어난 경위와 그동안 진행상황 또 투신했던 이홍우 조합원의 근황 등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들이 노숙농성하고 있는 곳은 그냥 비닐로 바람만 막고 있었다. 농성자들은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샘 농성을 이어갔다.
▲ 현대미포조선 노숙 농성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들이 노숙농성하고 있는 곳은 그냥 비닐로 바람만 막고 있었다. 농성자들은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샘 농성을 이어갔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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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우 조합원은 투신 당시 목이 부러지고 폐가 찢어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두 차례에 걸친 긴 시간 수술을 마치고 현재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으며 지난 2일(화) 3차 수술을 실시했는데 상태가 호전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홍우 조합원은 병상에서도 "울산에 있는 노동자 동지들 힘내세요. 저 또한 열심히 투쟁 하겠습니다"라는 손글씨를 남겨 사측에 대한 강한 투쟁의지를 밝혔다고 합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집중 항의 집회를 하고 있고 이홍우 조합원 돕기 하루 주점도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매일 출퇴근 선전전과 정문앞 항의 시위를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수요일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버스 정류장 옆 보이는 포장이 노숙 농성 장소입니다.
▲ 현대미포조선 정문에서 촛불집회 지난 수요일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버스 정류장 옆 보이는 포장이 노숙 농성 장소입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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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노동자들이 모여 촛불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 현대미포조선 정문에서 촛불집회 지역 노동자들이 모여 촛불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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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들면서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하고 그곳에 도착했을때는 손이 시려울 정도로 날씨가 추웠습니다. 그 분들은 그곳에서 잠을 잔다고 했습니다. 의자가 있는 간이 공간에 어설프게 그 자리를 지키며 밤을 지샌다고 했습니다.

사측은 아직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종업원 직위인정 소송에서 불법파견 판정과 동시에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였음에도 아직 복직조차 시켜 주지 않고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복직을 하루빨리 실시하라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활동에조차 징계의 칼날을 마구 휘두르고 있으며 노동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탄압 촛불집회에 모인 지역 노동자와 지역 활동가
▲ 현대미포조선 정문에서 촛불집회 노동탄압 촛불집회에 모인 지역 노동자와 지역 활동가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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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그나마 존재하는 노동권마저 묵살 당한 채 살아가야 할까요?
이홍우 조합원의 쾌유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홍우를 살려내라" 는 작은 명함 선전지 한장을 받았습니다. 거기엔 매주 수요 항의 촛불집회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30분 현대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한다고 합니다. 뒷면엔 "강제진압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 "현장활동에 대한 감시와 잔업통제 중단!" "현장탄압 중단!" "김순진 조합원에 대한 부당징계 철회!" "용인기업 해고자 즉각 복직!" 이라는 구호와 "진짜, 미포가 바뀔수 있다면 나 또한 진짜 동지들이 억압과 탄압을 받지않는 그런 미포, 미포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용인동지들 힘내시고요. 빨리 복직하기를 저 여기서 기원합니다"라고 이홍우 조합원이 떨어지기 전 큰소리로 외쳤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맨 아래엔 "이홍우 조합원 병원비를 후원해 주세요."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가족의 생계와 병원비가 걱정입니다. 단 돈 1만원이라도 후원금을 보내야겠습니다.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다시 현장에 돌아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태그:#미포조선, #노동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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