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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게이로 묘사하고 있는 연극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의 한 장면.
 예수를 게이로 묘사하고 있는 연극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의 한 장면.

지난 10월 중순 뉴욕시내 그리니치빌리지의 모 극장에서 상연된 연극이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의 이름은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 1998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한 이후 지난 10년간 논란의 중심이 되어왔다.(* 코퍼스 크리스티는 가톨릭에서는 '그리스도의 몸' 즉 영성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수를 동성애자로 그린 연극 파문

'코퍼스 크리스티'는 미국의 극작가이자 동성애자인 테렌스 맥넬리의 작품으로 발표 당시  예수를 동성애자로 묘사해 큰 파문이 일었다. 연극은 보수적인 미국 남부 텍사스의 항구도시 '코퍼스 크리스티'를 배경으로 예수와 그 제자들이 동성애자들로서 예수가 가롯 유다에게 성적 유혹을 받을 뿐 아니라 게이 제자들의 '결혼식'을 주재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결국 예수가 게이로 성장하면서 당하는 고난과 수모를 복음서에서 기록한 예수의 박해로 비유하고 결국 성적 질투심에 불타는 가롯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가 본래 죄목 '유대인의 왕'이 아닌 '모든 게이들의 왕'으로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파격적이고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담은 '코퍼스 크리스티'가 무대에 올려지자 당시 미국 보수층과 종교계는 즉각 반발했고 일부에서는 폭탄 테러 위협까지 할 정도였다. 테러 위협에 겁을 먹은 극장 측은 공연 계획을 취소했으나 다시 예술계와 민권운동 단체가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들고 일어나자 이를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연극은 뉴욕을 비롯한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등에서 몰려온 반대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소란 속에 상연되었다. 예수가 마리아와 결혼해 성관계를 맺는 장면으로 역시 비슷한 사태를 경험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1988년)이 상연된 지 10년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후 '코퍼스 크리스티'는 동성애자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게이축제에 단골로 상연되었고  2008년 2월 호주에서 열린 게이·레즈비언 축제인 마디그라 축제에서도 단연 화제를 모았다. 기독교인이면서 연극의 연출을 맡은 레이 롬니는 "이 연극은 진정한 인간예수의 모습을 그리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서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 거룩하고 신성한 존재로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다 역을 맡은 스테판 빌링턴 역시 "이 연극은 관용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면서 오늘날 교회가 생각해 볼만한 주제라고 말했지만 기독교나 보수단체는 여전히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호주성공회의 로버트 포시스 주교는 "연극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하느님의 아들과 그의 일부 제자들을 역사적 근거도 없이 사실과 다르게 동성애자로 묘사한 것에 분노를 표출했다.

포시스 주교는 문제의 연극이 "고의적으로 꾸며진 모욕적인 내용이며 역사적인 난센스"라고 개탄하고 "이런 연극을 보러 가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호주가족협회 대변인도 이 연극을 만든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와 기독교인들을 경시하는 큰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구상이 모욕적이고 신성모독에 가까우며 완전 허구로 자기집착에 빠져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AP통신)

이처럼 교회지도자들이 '코퍼스 크리스티'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성서에 기록된 것처럼 동성애 자체도 큰 죄악인데 구세주인 예수가 동성애자라는 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독교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본 것이다.    

남자가 같은 남자와 동침하여, 여자에게 하듯 그 남자에게 하면, 그 두 사람은 망측한 짓을 한 것이므로 반드시 사형에 처해야 한다. 그들은 자기 죗값으로 죽는 것이다.(레위기 20장 13절)

이런 까닭에,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부끄러운 정욕 속에 내버려 두셨습니다. 여자들은 남자와의 바른 관계를 바르지 못한 관계로 바꾸고, 또한 남자들도 이와 같이, 여자와의 바른 관계를 버리고 서로 욕정에 불탔으며, 남자가 남자로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잘못에 마땅한 대가를 스스로 받았습니다.(로마서 1장 26~27절)

정통기독교인들 '동성애 혐오증' 부추겨

정통기독교인들은 소돔과 고모라라는 도시가 동성애로 인해 하느님의 저주를 받아 멸망했기 때문에 동성애자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더 나아가 우상숭배 행위와도 연결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즉 성별이나 장애, 인종 등에 따른 차별 금지와는 차원이 다르고 비윤리적이며 성경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은 동성애자들이 평생 수백 명과 문란한 성관계를 맺기 때문에 AIDS 환자가 많고 일상적으로 구강, 폐, 전립선, 성기, 쓸개. 항문, 직장과 항문주위, 결장, 자궁, 골반, 뇌, 피부, 피, 면역시스템 등이 장애를 일으켜 많은 질병을 앓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유포해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그들과 대화는 물론 접촉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마치 동성애자를 인도의 불가촉천민같은 인간으로 묘사하는 극단적인 동성애혐오증(호모포비아)을 보이고 있다. 동성애들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는 무자비한 폭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 사례는 1998년 10월 매튜 웨인 셰퍼드라는 미국의 동성애자가 바에서 만난 두 청년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세퍼드는 범인들에게 소지품을 빼앗기고 총으로 두들겨 맞은 후 인근 울타리에 18시간동안 의식불명인 채로 묶여 있다 사망했다. 매튜의 뒷머리와 오른쪽 옆머리는 심한 손상을 입었고 얼굴 곳곳에서도 여러 상처가 발견되었다.

독실한 성공회신자이면서 와이오밍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던 셰퍼드는 대학 활동에 적극적이어서 와이오밍주 환경위원회에 대학생 대표로 선출되었고 낙천적이고 호감가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세퍼드를 살해한 매키니와 핸더슨은 얼마 후 체포되었고 그들은 처음에 자신들이 셰퍼드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아 '비이성적인 상태'에서 살인을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가 단지 소지품을 뺐으려 했을 뿐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등 일관성 없는 주장을 펼쳤다. 

그들의 범죄는 두 사람의 알리바이를 만드는데 공모한 여자친구들이 자백을 함으로써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그들에 따르면 맥키니와 핸더슨은 의도적으로 게이 바에 들어가 매튜와 친분을 쌓았고 이후 셰퍼드에게 “본 때를 보여주면서 돈과 소지품을 강탈할 계획이었다”고 밝히면서 어떻게든 감형받기 위해 자신들의 죄를 인정했다. 셰퍼드가 살해당하자 미국내에서는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찬반 논쟁이 격렬하게 일어났다.

반동성애운동자이자 목사인 프레드 펠프스는 자신의 교인들과 함께 셰퍼드의 장례식날 "신은 동성애자를 싫어하신다", "매튜 셰퍼드는 지옥에서 불타라", "에이즈가 동성애를 치유할 것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반동성애 시위를 벌였다.

반면 동성애자이면서 유명한 코미디언이자 토크쇼 진행자 엘렌 드제네러스는 워싱턴에서 매튜의 추모회를 주관했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부인인 코레타 스콧 킹 여사는 세퍼드의 부모에게 추모 편지를 보내 게이와 레즈비언 인권 운동에 대한 자신의 확신과 지지, 믿음을 표현했다.

셰퍼드의 부모 역시 동성애자의 인권 보호와 향상을 위한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안을 만드는데 앞장섰다. 세퍼드의 부모와 와이오밍 대학, 지역인권단체들이 제출한 차별금지법안은 2007년 3월 20일 민주, 공화 양당의 합의로 의회에 상정되었고 5월 3일 하원에서 가결되었다.

한국에서도 동성애자-교회 갈등 현실화

우리나라에서도 한 동성애자가 교회의 동성애자에 대한 정죄를 비판하고 자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3년 4월 윤모씨는 "수많은 성적 소수자들을 낭떠러지로 내모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반성경적이고 반인류적인지…"라는 유서를 통해 동성애자를 죄악시하고 소외시켜 결국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우리 사회, 특히 보수교회의 마녀사냥에 가까운 광기와 무지를 비판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던 그는 2003년 4월 2일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인터넷에서 '동성애'를 인터넷 유해물 분류에서 삭제하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국가 기관이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를 권장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로 인해 유황불 심판을 받았고 '동성애자가 에이즈 전염의 주범'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자 오랜 고민 끝에 항의성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윤씨는 신앙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이 참여했던 동성애자인권연대(동인련)에 십자가와 성모상을 잘 간직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 윤씨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동료들과 인권단체들은 한국교회의 편견과 무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고 한기총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중략) 힘겨운 삶을 추스르고 있는 이들 동성애자들을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죄악' 자체와 동일시하며 그들에게 '사회적 사망선고'를 내리고 있는 일부 기독교단체들과 언론의 태도를 바라보면서, 무엇이 더 '죄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많은 동성애자들이 한두 번 이상씩 자살을 시도해본 경험이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편견과 폭력이 낳은 결과에 다름 아니다. 단지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반인권적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중략) '상식'과 '사회적 통념'을 가장한 부당한 편견과 차별행위는 동성애자들을 끊임없이 죽음의 낭떠러지로 내모는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중략) 동성애자들은 성적 지향만 다를 뿐, 우리의 형제자매요 이웃이요 존엄성을 가진 한 사람의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최근 이화여대에서 벌어진 일도 동성애자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이화여대 인권동아리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가 주최한 레즈비언 문화제 기간동안 무지개 걸개그림이 도난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무지개는 알려진 것처럼 동성애자들의 성적 다양성을 상징물인데 이 걸개그림을 개신교 동아리인 그레이트비전 소속 일부 학생들이 종교적인 이유를 내세워 그림을 탈취한 것이다.

다행히 탈취장면이 CCTV에 찍혀 해당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 소속이 밝혀졌고 동아리 변날은 이들에게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행동이었다며 순교자처럼 당당하게 행동하고 자신들의 이름이 공개되었으니 변날회원들의 이름과 학교도 공개하겠다고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결국 이 사건은 그레이트비전의 동아리연합회(동연) 제명 문제로 확산되었는데 변날은 걸개그림을 훔친 학생들의 소속 동아리도 연대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레이트비전측은 이번 사건이 동아리 활동과는 관계없는 일이고 3명은 자진탈퇴 의사를 밝혔으므로 동아리 제명 투표에 부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변날 측에서는 공개사과 등과 함께 동아리의 이름으로 탈퇴회원 3명에게 동성애 단체에서 주관하는 교육에 참가하도록 공개적으로 권고하면 제명요구를 철회하겠다는 추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그레이트 비전은 탈퇴회원에게 교육 참가를 권하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더불어 동성애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결국 제명처분당했다. 변날이 이번 사태에 대해 강경 대응한 것은 자신들이 2003년부터 주최해온 레즈비언문화제 전시물들이 기독동아리 또는 동성애반대 학생들에게 훼손당하거나 탈취당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비전에 대한 동연의 제명이 밖으로 알려지자 보수적 개신교단체인 기독시민연대는 이화여대 앞에서 1주일간 ‘그리스도인이여 깨어나라’는 제목으로 시위를 벌이면서 동성애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기독교카페에서는 이화여대가 동성애문화가 난무하고 좌파들의 교육으로 청년들이 무너져가고 있다며 기독청년대학생들이 궐기해 이화여대를 다시 주님의 빛과 소금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고 선동하기도 했다.

윤씨의 죽음과 이화여대 사건은 선진화를 내세우고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외치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후진적인 사회구조와 종교문화가 지속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 '반동성애' 발언 부적절

세계보건기구(WHO)가 1990년 5월 17일 동성애를 정신질병 분류에서 삭제하고 유엔도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지향을 병리학적으로 구별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 예비후보시절 2007년 5월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남녀가 서로 결합하여 사는 것이 ‘정상’"이라면서 사실상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구별하는 것은, 이성애/남성/비장애/결혼 중심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면서 동성애자/성전환자/여성의 주체성/장애/비혼자들은 배제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통령의 반동성애주장은 그가 모태신앙을 강조하는 독실한 기독교신자라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동성애혐오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국가나 사회들은 대개 소수자의 인권에 무관심하고 다원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관용없는 사회문화나 종교가 우세하다. 서유럽의 경우 종교개혁이후 계몽주의의 등장, 과학혁명,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독교의 역할 축소, 두 차례의 세계전쟁에 대한 반성으로 타자성을 인정하는 사회문화가 형성되면서 동성애자와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사회로 변했다.

그러나 근본주의 종교가 우세한 미국남부지역, 이스라엘,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 유교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동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소수자 문제 특히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들 지역에서 동성애문제는 정치적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1998년 당시 말레이시아 부총리였던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는 마하티르 총리와 맞서다 ‘동성애 혐의’로 피소된 후 8년간 소송 끝에 무죄로 풀려났지만 2008년에도 반정부투쟁 과정에서 동성애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안와르는 자신의 혐의는 완전히 날조된 것이며 여당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법으로 동성애를 금지해, 징역·벌금·채찍질 등의 형벌이 가능하며 1998년에는 남성들이 여성 옷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을 받았으며, 1999년에도 23명의 트렌스젠더가 벌금·구속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배타적인 종교근본주의는 역사적으로 성문제에 개방적인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여신중심사회에서 남신중심사회로 바뀌고 제사장들을 남성들이 독점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늘날 남성 유일신과 남성사제, 엄격한 제사를 강조하는 유대교, 근본주의 기독교, 이슬람과 함께 춘추전국시대 제사를 직업을 삼았고 장자상속과 남존여비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주나라의 종법적 국가체제를 지지하는 유교 역시 여성과 동성애자를 배제하고 있다.

반면 세계교회협의회(WCC)나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에 가입한 서유럽과 미국의 장로교회, 감리교, 루터교 등은 여성사제를 인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성공회같은 교단은 동성애자를 성직자로 임명하기도 한다.  

오늘날 보수 기독교인들이 반여성, 반동성애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구약성서의 일부 내용들은 약 2500년전 유대민족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고 구약의 영향을 받은 이슬람의 경전 꾸란도 약 1400년전 만들어 진 것이다.

구약의 내용 중에 근본주의적이거나 비관용적인 것들은 성전을 기반으로 하는 남성 종교엘리트들이 거룩과 성결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권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일반신자들의 종교와 일상을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은 로마 가톨릭과 근본주의 기독교는 신은 남성이고 신과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화되고 성정체성이 불분명한 동성애자는 성전에 가까이 갈 수 없고 성직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 교황 중 가장 보수적인 인물로 알려진 현 베네딕토 16세는 2008년 5월 "전통적인 결혼 방식은 다른 그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여성들과 남성들은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의 이러한 발언은 몇몇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성공회 등 교회까지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허용하는 등 내외적으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스라엘 성전 체제의 권력남용과 대중지배를 비판하고 남녀평등과 소수자의 삶을 존중하는 삶을 살았음에도 로마 카톨릭과 기독교 근본주의는 여전히 여성을 차별하고 다양한 성정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예수를 신앙의 근거로 내세우지만 오히려 고대 유대교의 성전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는 반예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통을 자임하는 그들이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계속하는 한 연극 ‘코퍼스 크리스트’의 내용처럼  예수는 동성애자들의 고난에 동참하기 위해 게이로 부활해 돌아올지 모른다.


태그:#예수, #게이, #동성애자, #연극,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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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모.함석헌 선생을 기리는 씨알재단에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씨알정신을 선양하고 시민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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