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장 시작!! 고무대야 6형제 총출동!!
ⓒ 이장연

관련영상보기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조리법? 조리기구? 정성? 손맛? 요즘 한창 재미있게 보고 있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따르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 재료입니다. 음식재료가 신선하고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조리기술을 가지고 기교를 부려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치의 재료인 배추와 무, 파, 마늘, 고춧가루, 소금 등등이 좋지 않으면 겨우내 맛난 김치를 맛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사람들은 제 스스로 김치거리를 구해 직접 담가먹기보다 바쁘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김치공장에서 그것도 중국에서 넘어온 김치를 사먹습니다. 도심의 대부분 음식점에서 나오는 김치들도 중국산이라고들 합니다. 절인 배추를 팔기도 하는데, 김장 담글 때 가장 중요한 배추 절이기를 생략하고 담그는 김치는 왠지 어색하기만 합니다.

아무튼 저희 집은 매해 그래왔듯이 올해도 김장을 합니다. 어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뒤 다음주부터 날이 추워진다 하여 부모님은 오늘 아침 김장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밭에서 뽑아 현관 앞에 부려놓은 김장 배추와 무를 다듬고는, 김장에 필요한 장비들을 집 앞에 늘어놓았습니다.

저희 집 배추는 속이 꽉 차서 4등분을 해야 할 정도로 크기가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밭에 심은 배추를 포기당 1,000원에 팔고 그 나머지 배추로 김장을 담그려 했는데, 배추가 모자란 듯 싶어 어머니는 배추를 700원에 주고 20여 포기 정도 동네 이웃으로부터 사셨습니다. 작은 배추는 잎이 연해 소금물에 쉽게 절여지긴 하겠지만, 역시 저희 집 배추만큼 속이 알차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민달팽이가 살아 있을 만큼 건강했습니다.  

현관 앞에 부려놓은 김장 배추와 무
 현관 앞에 부려놓은 김장 배추와 무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밭에 있는 배추는 다 팔고 나머지로 김장을 담갔다.
 밭에 있는 배추는 다 팔고 나머지로 김장을 담갔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배추가 모자라 사온 배추, 속이 알차지는 못하다.
 배추가 모자라 사온 배추, 속이 알차지는 못하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무 역시 대단했습니다. 제 종아리 아니 허벅지만큼 굵은 무는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소금물에 한 번 담가 숨을 죽인 배추에 어머니가 소금을 칠 때, 옆에서 무청을 떼어낸 무를 수세미로 씻어냈는데 흙을 털어내고 드러낸 그 살결은 마치 아기의 속살처럼 매끄럽고 뽀얳습니다. 왜 굵은 다리를 무다리라 하는지도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허박지만한 무
 허박지만한 무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알찬 무를 수세미로 씻어냈다.
 알찬 무를 수세미로 씻어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씻어낸 무의 뽀얀 속살, 무를 씻어 3층 거실로 옮겨 놓았다.
 씻어낸 무의 뽀얀 속살, 무를 씻어 3층 거실로 옮겨 놓았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신선하고 알찬 김장거리와 더불어 김장할 때 빠져서는 안되는 고무대야 6형제도 출동해 있었습니다. 김장을 할 때 빨간 고무대야가 없으면 안되는 이유는, 김장을 담그다 보면 그 존재감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백 번 말해도 직접 김장을 담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라서 더 이상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만, 종종 언론보도에서 김장을 담글 때 보이는 고무대야를 보시면 눈치채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어쨌든 위와같이 김장거리와 고무대야도 준비하고 물호스도 연결했으니, 어머니와 함께 본격적인 배추 절이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집 김장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김장을 하려면 고무대야가 필수다.
 김장을 하려면 고무대야가 필수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소금물에 배추를 절이고 씻어내기 위해 사용되는 고무대야 6형제
 소금물에 배추를 절이고 씻어내기 위해 사용되는 고무대야 6형제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장, #고무대야, #배추, #김치, #김장거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