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이번에도 고3과 재수생 등 수험생들에게는 어김없이 '결전의 날'이 왔다. 바로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시험, 수능)을 치르는 날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작년에 2008학년도 수능을 치른 부산 건국고등학교(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 소재)에서 새벽 4시 30분부터 오전 8시 20분까지 수능시험장 풍경을 취재했다.
장면 #1 [새벽 4시 30분]
부산광역시교육청 제23지구 제18시험장인 건국고등학교 앞의 상황은 이미 예상했다. 수능 시험장에는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한 후배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이미 전날(12일) 저녁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이곳에는 수능을 치르는 선배님들을 응원하기 위한 열기가 넘쳐났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12일 저녁부터 미리 자리를 잡아놨다. 어떤 후배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어떤 후배들은 취침 중이었다.
재학 중인 학교는 다르지만 시험장 앞에 온 후배들은 하나같이 수험생 선배들이 수능 시험을 잘 쳤으면 한다고 했다.
경남고등학교에서 왔다는 최태수(18)군은 "12일 밤 10시부터 왔고, 선배님들 수능 잘쳤으면 하는 마음에서 왔다"고 전했으며, 동아고등학교에서 온 김상민(18)군은 "12일 저녁 8시부터 왔고 선배님들 수능 대박 기원을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해동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임시호(18)군은 "일찍 온 사람들은 12일 밤 11시에 왔는데… 3학년들 수능 치는데 힘돋아주려고 응원하러 왔다"면서 "열심히 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동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변정혁(18)군은 "12일 밤 9시부터 왔고, 선배님들 수능 잘치라고 온 것이다"면서 "선배님들 수능 잘 쳤으면 좋겠다"고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잘 치르기를 기원했다.
한편, 새벽 5시가 지나자 뒤에 오는 후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고 이미 도착한 후배들은 담소를 나누거나 취침을 취하고 있었다.
장면 #2 [새벽 5시 25분]
새벽 5시 25분이 지나자 바람은 더 세졌다. 일부 후배들은 수험생 선배들에게 제공할 차(茶)에 사용할 물을 끓이고 있었다. 새벽 5시 30분이 지나자 곳곳에서 "X학년 Y반 안 모이나", "빨리빨리하자" 등의 소리가 들렸다.
서로 자기 학교 응원가를 가르치고 있었고 수험생 선배들에게 부를 응원가를 연습하고 있었다.
정렬이 끝난 뒤 구호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구호 어렵더라도 자이언트보다 작으면 안된다"고 했다. 다른 학교에서도 "우리도 하자!"라는 소리가 들렸다. 본격적인 수능 응원 분위기에 돌입한 것이다.
장면 #3 [새벽 6시 20분]
날이 밝아오고 있다.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가한 학교 후배들은 응원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은 자기 학교 응원가와 구호를 연습하고 있었다. 수험생 선배들을 위한 응원가와 구호 소리가 우렁찼다.
새벽 6시 30분부터 수험생 입장이 시작되었다. 후배들은 수험생 선배가 입장하면 차(茶)와 초코파이 등 간식거리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는 선배에게 응원가를 불러주고 구호를 외쳤다.
장면 #4 [오전 7시]
오전 7시가 지나자 수능시험장 앞에는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 선배를 위한 응원 열기가 더욱 강력해졌다. 수험생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감독관 선생님이 탄 차량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구호와 응원가의 강도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었다.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손잡고 오거나 수험생 혼자 입실하는가 하면 친구와 입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응원단과 함께 한 선생님들은 자기 학교에 소속되었거나 졸업한 수험생이 오면 "수능 잘 치라!"고 서로 격려해 주었다. 이 격려 덕분인지 수험생 선배를 위한 후배들의 응원과 선생님의 격려에 시험장으로 입실하는 수험생들 표정은 밝아 보였다.
수능 고사장 입구의 응원 분위기를 보면 마치 축제 같은 분위기다.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축제분위기인 것이다.
한편, 수능 응원을 위해 다소 늦게 도착한 응원단도 있었다. 수능을 응원하러 왔다는 다대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이민정(18)양은 "우리 다대고 선배들이 수능 잘쳤으면 좋겠다"면서 "저희 응원 가지고는 수능 잘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무쪼록 잘 쳤으면 좋겠다"고 수험생 선배들이 수능을 잘 치르기를 기원했다.
장면 #5 [오전 8시]
오전 8시가 되자 응원 분위기도 막바지에 들어섰다. 정문 앞을 지나는 수험생 숫자가 줄고 있었고 수험생들을 응원하러 온 후배들은 해산을 준비했다. 이들은 해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응원가를 불렀다. 그리고는 주변 뒷정리를 했다.
오전 8시 10분, 수험생 입실완료시간이 다가왔다. 학교 철문을 닫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정문을 닫지는 않고 대신 감독관이 건국고등학교 입구에 서 계셨다. 그 이유는 건국고등학교의 정문이 건국중학교와 같이 쓰기 때문이다.
한편, 인근 시험장인 부산여자고등학교(부산광역시교육청 제23지구 제17시험장)에서는 철문이 닫혔다.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1교시 언어영역이 시작되었으며, 10시 30분부터는 2교시 수리영역이 시작되었다. 12년 동안 열심히 싸워 온 수험생들이여! 최선을 다하라! 반드시 승리하리라!
덧붙이는 글 | 이창우 기자는 기자가 고3 시절인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2007년 11월 15일) 때 건국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