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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7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서양미술거장전-렘브란트전을 개최한다.

전시 둘째 날 11월 8일 토요일 오후 전시장을 찾았을 때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선 관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한가람 미술관 3층에 도착하여 전시장에 들어갔다. 이번 전시장은 모두 8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선 관객들
▲ 서양미술의 거장전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선 관객들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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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방은 충만한 내부, 두 번째는 유럽적인 삶, 세 번째는 주연과 조연, 다음은 풍경의 내면, 그림이 된 성서, 아름다움, 그 헛된... , 신을 닮은 인간의 초상, 폐허의 미학 이렇게 여덟가지의 테마별로 그림을 구성해 두었다.

1750년 경에 그려진 조바니 파올로 파니니의 작품이다.
▲ 로마 성당의 내부 1750년 경에 그려진 조바니 파올로 파니니의 작품이다.

첫 번째 방 ‘충만한 내부’에 가 보았다. 17,18세기에는 건축물 중심의 풍경화 양식인 베두타가 유행하였다. 실제풍경을 아름답게 그리는 동시에 지형학적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실적으로 그리는 베네치아풍 양식은 논리적이고 놀라운 원근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조반니 파울로 파니니의 <로마 산 조바니 인라테라노 성당의 내부>는 캔버스에 그린 유채로 당시 화려한 성당의 내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번 째 방의 유럽적인 삶에서는 종교나 역사, 신화에서만 소재를 가져왔던 회화가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일상 생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가브레엘 메취의 ‘아침을 먹는 가족’과 피터르 헨드릭스존의 ‘어머니의 손길’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렘브란트의 에칭 작품 26점이 눈길을 끌었다. ‘에칭’이란 동판위에 질산에 부식되지 않는 초같은 것을 바르고 그 표면에 바늘로 그림을 그린 다음에 질산으로 부식하여 만드는 판화로 대량생산이 힘들다고 한다.

렘브란트의 에칭은 단순히 ‘찍어낸’ 그림이 아닌 섬세하게 ‘아로새긴 ’그림으로 다른 작가들의 에칭과 달리 유화만큼이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자화상을 그린 그림도 너무나 섬세해서 마치 그린 그림처럼 보였다.

렘브란트의 에칭 작품이다.
▲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렘브란트의 에칭 작품이다.

 ‘주연과 조연’이란 제목의 세 번째 방에서는 모델의 심리를 간파한 거장들의 작품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주연이 될 수도 조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소 다비트 테르니스의 ‘축제풍경’과 프랑수아 위베르 드루에의 ‘다리아 체르니쇼바 백작 부인의 초상’을 볼 수 있었다.

‘풍경의 방’에 전시된 17세기 서유럽의 풍경화는 항상 멀어져 가는 지평선의 아름다움과 대기의 살랑 거림 빛의 충만함을 담고 있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피터르 판 데르 크로스의 ‘바다위의 폭풍’은 거친 파도 위를 항해하는 두 척의 배를 리얼하게 묘사함으로써 관객에게도 불안한 마음과 신비한 사실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풍경의 방에 전시된 피터르 반 데르 크로스의 작품이다.
▲ 바다위의 폭풍 풍경의 방에 전시된 피터르 반 데르 크로스의 작품이다.

다섯 번째 방 ‘그림이 된 성서이야기’에서는 서유럽의 거장들이 종교화를  그릴 때는 성서를 무엇보다 인간 영혼의 드라마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종교적인 설화를 넘어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기게 표현하고 있다. 동방박사의 경배, 회개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등을 볼 수 있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한 손에 십자가를 잡고 눈은 하늘의 천사를 향해 두려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안토니오 데 페레다 이살가도의 작품,  십자가를 붙들고 두려운 눈빛을 지닌 마라이 막달레나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 회개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안토니오 데 페레다 이살가도의 작품, 십자가를 붙들고 두려운 눈빛을 지닌 마라이 막달레나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여섯 번째 방에서는 ‘ 아름다움, 그 헛된...’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7세기 정물화에서는 사라져 가는 모든 아름다움의 절정을 포착하여 영원히 간직하고 싶지만 못하는 화가의 허무한 마음이 녹아 있다. 그 대표적인 그림으로는 푸줏간, 바닷가재가 있는 정물, 장미와 복숭아, 꽃과 과일 등이 있었다.

  아름다움, 그 헛됨에 전시되어 있는  얀의 작품
▲ 꽃과 과일 아름다움, 그 헛됨에 전시되어 있는 얀의 작품

 얀 다비츠존 더 헤임의 작품이다.
▲ 바닷가재가 있는 정물 얀 다비츠존 더 헤임의 작품이다.

일곱 번째 방은 ‘신을 닮은 인간의 초상’이다. 신화만이 줄 수 있는 장엄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가 화가의 손에 의해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니콜라 푸생의 ‘사티로스와 요정’ 세바스티아노 마초니의 ‘삼미신’ 프랑수아 부셰의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등이 보였다. 헤라클레스와 옴팔레는 그 당시 헤라클레스에게 반한 옴팔레가 그를 침실로 끌어 들인 장면을 포착하여 그린 그림이었는데 색감이나 장면의 파격적인 대담함이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파격적인 헤라클레스와 옴팔레의 에로틱한 모습이 관객을 놀라게 했다.
▲ 프랑수아 부쉐의 헤라클레스와 옴팔레 파격적인 헤라클레스와 옴팔레의 에로틱한 모습이 관객을 놀라게 했다.

마지막 여덟 번 째 방은 ‘폐허의 미학’이다. 우리가 폐허에 멈춘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사색을 가져오고 우리가 죽은 뒤 시간이 만들어 낼 아득한 아름다움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그 상상은 또 다른 세계로 열려 있어서 미래에 대한 다른 빛을 약속한다. 위베르 로베르의 ‘공중 목욕탕’을 볼 수 있었다.

 위베르 로베르의 작품이다.
▲ 공중목욕탕 위베르 로베르의 작품이다.

주제별로 나뉘어진 작품들을 하나 하나 눈에 새기며 마음으로 느끼고 나니 마치 긴 여정의 여행을 마친 기분이었다.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심가윤씨는 “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서양미술을 듣는데요, 파일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너무나 생동감 있고 감동적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는 계속된다고 하니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보기 드문 서양미술의 환희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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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08년 11월7일~2009년 2월26일
전시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전시없는날; 2008/11/24, 2008/11/29 , 2009/1/26, 2009/2/23
시간; 11:00~ 19:00

덧붙이는 글 |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서양미술거장전 , # 렘브란트전 , #에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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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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