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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이 한창인 11월. 과연 예비군 훈련을 받았을때 얻는 것과 잃는 것엔 무엇이 있을까? 하루 8시간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 6천원이 나온다. 이는 식비와 차비 등을 계산해 지급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과연 예비군 훈련을 하고 받는 6천원 대신 우리는 어떠한 것들을 잃어야 할까?

 

우선 대학생의 경우, 학생이라는 신분덕에 2박3일 대신 8시간만의 훈련을 받는다. 학비가 가장 저렴하다는 인문계열 학생을 기준으로 한 학기를 3개월(90일)로 가정하고, 등록금은 학기당 350만원으로 책정한 뒤 계산해 봤다.

 

이렇게 가정했을 때 하루 대학의 수업료는 약 3만8000원이다. 훈련종료 후 6천원을 지급받으면 3만2000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런 경제적 손실 외에도 하루 수업 결석이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고충이라고 학생들은 말한다.

 

A대학 조아무개(27)씨는 "시험 하루 전 예비군을 받으면 다음날 시험은 참 답답해진다"며 "혹시라도 훈련들어간 날 교수님이 시험에 관한 중요한 소스를 알려주시기라도 하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중간·기말고사를 피해가면 행운이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 시험 성적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다.

 

"자영업자는 하루 일 안 하면 하루 일당 없어"

 

회사원의 경우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겠지만 월급에 손실은 없다. 그러나 자영업자는 훈련을 받는 시간이 직접적인 금전적 손해로 이어진다.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은 보통 2박3일의 동원훈련을 받게된다. 2박3일간 수익을 전혀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5만원을 버는 자영업자가 2박3일의 동원훈련에 입소했을 경우 훈련비를 받았다 치더라도 약 15만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그런데 이렇게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하는  예비군 훈련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도 무려 6년을 말이다(실제 예비군에 편성되는 시기는 전역 후 8년간이지만 7~8년차는 훈련이 없다).

 

얼마 전 받은 예비군 훈련은 이런 각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예비군 훈련을 통해 우리, 또는 대한민국이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다 낡은 소총 한 자루를 손에 쥐고 단풍놀이를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형식적인 훈련을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신교육 또는 훈련, 어느 한가지라도 제대로 받고 훈련장을 나왔다면 개인적인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요즘 예비군 훈련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시간 때우기식 훈련이라는 것에 모두 공감할 것이다. 훈련을 받는 예비군들의 교육태도도 나태했지만 이들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훈련을 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의 차이가 과연 존재할지도 의문이다.

 

아니, 전시에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졌을 때 과연 전쟁터로 예비군복을 입고 나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이런 훈련이라면 전쟁터에 가지도 않을 뿐더러 가더라도 아무 쓸모 없는 존재가 될 것이 뻔하다.

 

훈련이 편해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목적을 가지고 예비군훈련을 시키는 것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훈련을 맞추거나 아니면 과감하게 폐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지 않을까?


태그:#예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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