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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의 2년 공사 끝에 궁흉한 모습 드러낸 자연형하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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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인천하천살리기 민.관추진단의 한 관계자(서울의 모환경단체에서 물 관련 운동단위 일을 볼 때,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회의 때문에 전화와 메일을 주고 받은 적 있는 사람이었다)는, 외래종 노랑창포를 식재해 놓고 "창포꽃이 하늘거리는 공촌천"이라 떠벌리는 모습에 대한 비판 기사(다음 블로거뉴스 특종)에 메일로 의견을 보내왔다.

그는 민.관이 협력해 인천하천살리기를 추진하는 곳에 파견나와 근무 중이라며, 옛모습을 잃어버린 공촌천에 외래종 창포를 심은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았고, '공촌천은 설계를 끝내고 관련기관 협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서 7월쯤 자연형하천 조성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 했었다.


하지만 7월이 넘어섰는데도 인천하천살리기 관계자가 말한 자연형하천 조성공사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해를 넘겨 2007년 3월부터 본격적인 공촌천 자연형하천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이는 인천하천살리기 민관추진단과 한국토지공사의 하천정비계획 수립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리고 3월 13일 인천 서구청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는, 전문가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에게 하천정비계획에서 드러난 수질 개선, 생태통로 마련, 공촌천 상류 지점과의 연계성, 철새 대체 서식지 마련 등 여러 문제이 지적당했다. 공촌천의 하천생태계와 식생을 고려하지 않은 '콘크리트로 뒤덮인 인공하천'이라 비판 받았고, 하천정비계획의 변경 요구가 있었다.

 

 

 

 

이후 하천정비계획이 변경되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지난 2007년 3월부터 공사 종료일을 앞두고 하천 바닥과 주변을 마구잡이로 파헤치고 있는 2008년 10월 현재까지 2년 넘게 공촌천의 모습을 지켜보니 허울좋은 말뿐인 생태복원(하천) 및 친수공간 조성공사라는게 명확했다.

 

대체 어디서 "자연형"이란 말을 찾아야 할지 모를 만큼, 공촌천은 지금 콘크리트와 바윗돌, 외래종 노랑창포로 마치 도로.가로수 정비를 끝낸 아스팔트 길처럼 삭막한 콘크리트 범벅인 청계천처럼 말끔히 정리되어 버렸다. 공촌천에 자생하던 생.식물들은 포클레인 삽날에 서식처를 파괴 당하고, 흙탕물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죽어갔다. 1급수에만 산다는 보호종 쌀미꾸리조차 친수공간 조성공사를 한답시고 죽여버리기도 했다.

 

 


지난 2년간 여러차례 블로그와 오마이뉴스, 다음 블로거뉴스를 통해 지역환경단체들조차 관심같지 않는 인천 지방2급하천 공촌천을 되레 파괴하는 자연형하천 공사 모습과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왔지만, 공사가 끝나가는 지금 그 모든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안타깝고 분하기 그지없다.

 

관련해 지난 2006년 7월 24일 촬영한 공촌천과 2007년 10월 31일 공사가 얼추 끝난 공촌천의 모습을 전한다. 어떤 공촌천의 모습이 "자연형" 하천에 가까운지 직접 보고 판단해 보셨으면 한다.

내년 여름 큰 비 두 번이면 지금 모습은 온데간데 없을텐데, 2008 람사르총회에서 청계천을 자화자찬한 대통령과 정부 눈에는 인천시가 벌인 터무니없는 공촌천 자연형하천 공사가 멋지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공촌천, #자연형하천공사, #인천시, #생태하천,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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