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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는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 앞에서 '운하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30일 오후 6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촛불을 들었다. 이날 촛불집회엔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회원을 비롯해 노동자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8월부터 서해·남해안 습지를 도보로 답사한 일본인 청년 미야키 유지씨를 비롯한 국제 환경운동가들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 여름부터 창원 정우상가 앞 등에서는 매주 한 차례 이상씩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37회째 열린 이날 촛불문화제가 람사르총회에 맞춰 장소를 옮긴 것.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촛불집회가 마지막임을 알리며 앞으로는 별도의 시민조직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진보연합 장성국씨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지금까지 촛불문화제를 계속 열어 온 곳은 창원이 유일할 것"이라며 "오늘로써 거리에서 여는 촛불문화제는 마무리하고, 오는 12월 6일 여는 민생대회를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촌극이 공연됐고 이어 감병만씨가 칼춤을 선보였으며, 낙동강 일대 주요 습지를 동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또 서울에서 온 환경운동가들이 '걸리면 죽는다'는 제목의 줄넘기를 하는 상징의식을 선보였다. 이명박 대통령 얼굴 가면을 쓴 두 사람이 줄을 잡고 물고기와 오리·두꺼비·독수리 모양을 한 사람이 줄을 넘는 것이었다. 물고기와 오리 등은 줄에 걸려 한 번도 제대로 넘지 못했다.

 

마창진환경연합 강종철 정책실장은 "동물들이 대통령이 돌리는 줄을 10번 넘기면 운하를 건설해도 좋다"면서 "그런데 한번도 넘지 못했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운하를 만들면 동·식물은 죽게 된다"고 말했다.

 

자유발언도 벌어졌다. 서울에서 온 박항주씨는 "서울 사람이 창원에 왔는데, 오늘은 지구를 지키는 시민의 자격으로 왔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람사르 정신을 따른다면 절대 운하를 건설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야키 유지씨는 "한국에는 아름다운 습지가 아직 많은데, 아름다운 산과 바다는 우리의 희망이다"라며 "습지를 파괴하면 다음 세대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함께 일어나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는 백지화되어야 한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2008람사르총회를위한한국NGO네트워크는 CECO 앞에서 '한반도 대운하는 재앙이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기 전 창원 경남무역센터에서 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람사르총회 개최 당사국으로 습지를 파괴하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국민들의 절대다수 반대라는 커다란 벽에 부딪치자 운하는 포기하지 않고 슬그머니 지역별로 추진하는 운하사업으로 둔갑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중앙정부는 책임을 지지 않고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것처럼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한국정부가 람사르총회를 형식적으로 개최하고 습지를 파괴하는 운하사업을 추진한다면, 국제적으로 심각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한국정부는 습지를 위협하는 어떠한 개발행위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NGO들은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실천적인 의지가 이번 총회에서 확인되기를 희망하고, 그 첫걸음으로 한반도 운하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운하반대, #람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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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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