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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기사 자랑으로 시작해본다. 그동안 맛객(글쓴이)이 추구하는 맛의 특징이라면 안전한 먹을거리, 제철음식, 자연식, 천연의 맛, 채소와 나물, 해산물, 전통식품, 등이다. 때문에 맛도 맛이지만 맛의 이면에 가려져있는 식재의 안전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최근 광우병 쇠고기 논란과 멜라민 사태를 겪으면서 음식의 안전정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럴 때 맛객의 기사는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입의 즐거움보다는 몸이 원하는 음식을 찾아온 맛객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이는 음식의 안전성 논란이 일 때마다 맛객의 음식기사와는 별 상관없는 얘기인 데에서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TV프로 <비타민>등에서 건강식품이 소개되면 다음날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불티 나게 팔린다고 한다. 하지만 맛객이 쓴 기사 애독자라면 <비타민>보다 빨리 비타민에 소개된 식품을 만났을 것이다. 맛객이 소개하고 나면 뒤이어 <비타민>에 소개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는 맛객이 <비타민>의 제작정보를 미리 알아서가 아니라, 제철음식을 즐기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사실 <비타민>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도 비록 특정식품을 지목해 몸에 좋다고는 했지만, 제철음식이 몸에 좋다는 얘기일수도 있다. 때문에 <비타민>에 소개되는 음식만 찾는 사람은 <비타민>이 물고기를 잡아 건네 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대로 제철음식을 찾는 사람은 <비타민>으로부터 고기 잡는 방법을 전수받은 것과 같다.

 

음식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약보다 중요한 존재에서 병의 원인이고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금, 맛없는 음식을 찾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미각만족을 위해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 대신, 비록 맛은 덜하지만 식재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맛보다 안전성이 상위개념인 것이다. 이 역시 맛객이 주구장창 주창하고 행하는 부분이다. 음식을 혀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먹었을 때, 조미료의 맛과는 차원이 다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혀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먹는 음식, 빙떡

 

 

제주 토속음식으로 '빙떡'이 있다. 무나물을 얇게 부친 메밀전에 올리고 빙빙 말아 먹은 데서 명칭이 유래되었다. 만들기 쉽고 많은 양을 만들 수 있어 주로 제례나 혼례 때 많이 먹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 명맥이 사라진 편이다.

 

빙떡은 소박미의 극치인 음식이다. 돼지비계로 부친 메밀전에 참기름 깨소금 파를 넣고 만든 무숙채가 '소'로 들어간 게 전부이다.

 

메밀전의 담백함과 무나물의 시원하고 삼삼한 맛이 별미지만, 자극성이나 조미료의 맛이 없어 현대인들의 병든 입맛에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재료가 지닌 가치는 화려하지만 쓰레기나 마찬가지인 음식과는 격을 달리한다. 굳이 장수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메밀의 효능이나 무의 영양학적 의미를 몰라도 된다. 먹고 나면 몸이 말해 줄 테니까. 이게 진정한 음식이라고.

 

예전에는 없어서 먹는 일을 걱정했고, 지금은 입의 사치로 인해 먹는 일이 걱정이다. 그러한 불신의 시대에 빙떡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순수의 입맛으로 돌아오라고.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빈떡, #제주도, #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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