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무르익는 10월 5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 앞뜰에서는 ‘제15회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었다.
서울시에서 주최하고 (주)예문관에서 주관하며 문화재청이 후원을 한 이번 행사에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제도를 그대로 재현하였는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인재들이 근정전 앞뜰에 정좌하고 일필휘지로 백일장 주제에 따른 글재주를 펼쳐보였다.
이 행사는 문과시험과 무과시험으로 나누어서 치렀는데 무과시험은 경희궁에서 같은 시각에 행해졌다. 과거시험 절차는 우선 응시자들이 녹명소에 등록을 하고 국왕행차가 있은 다음 참석자 전원이 국궁사배로 국왕께 네 번 절을 한 뒤 국왕의 교지를 받들어 시제게시를 했다.
사전 축하행사로는 뿌리패 예술단의 퓨전타악기 공연, 한명옥 드림무용단의 궁중정재, 윤진철 국악예술단의 국악 및 판소리 공연, 퓨전국악공연이 어우러져 흥겨운 자리를 마련했다.
무과시험장에서는 송라타이거즈의 태권퍼포먼스, 풍물마당 퓨전타악 공연, 장승명인 김종홍의 장승퍼포먼스, 줌 국악예술단 전통무용이 있었다.
과거시험은 11시 30분부터 14시까지 진행되었고 부정방지를 위해 관원들이 시험 중 답안지에 도장을 찍는 등 철저하게 감독을 했다. 과차(科次)는 14시부터 16시까지 고선위원들이 초고, 재고, 합고의 과정을 거쳐 답안 채점을 했다.
오후 4시에 국왕이 다시 과장에 입장하여 급제자를 발표하고 급제자들에게 홍패를 수여했으며 급제자를 축하하기 위해 어사화와 주과를 하사하는 방방례와 은영연이 있었다.
그리고 끝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장원급제자가 국왕에게 하사받은 어사화를 쓰고 악공을 앞세우고 행렬을 하는 유가행렬이 있었는데, 급제자는 말을 타고 흥례문 앞을 한 바퀴 돌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사람들이 거의 흩어진 뒤여서 좀 쓸쓸했다.
이날 문과에 장원급제를 한 사람은 경북 영주시에서 올라온 이창경(66)씨였는데 전직 교육공무원 출신으로 약 20여년을 한시 공부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