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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중학교 설립 반대 농성 한석우씨 서울 강북구 영훈중고등학교 정문 앞 100여 미터 앞에서 국제중학교 설립 반대 농성 5일째인 한석우씨에게 국제중학교가 생기면 안 되는 이유를 들어보았습니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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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사교육비는 폭등하고 초등학생들까지 입시지옥에 빠뜨리는 것 말입니다.”

 

귀족학교 국제 중 설립 반대한다. 1년 수업료만 550만원, 영어 몰입교육 국제중 설립반대, -걱정 많은 강북구 주민들-

 

국제중학교 설립반대 서명을 받고 있는 농성장책상 앞에 붙어 있는 글이다.

 

서울 강북구에 있는 영훈중고등학교 정문 100여 미터 앞에서 5일째 농성중인 ‘국제중 대책위’ 농성장에도 서늘한 바람 속에 햇볕이 쨍쨍 했다. 일부 통반장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서명운동을 벌이며 농성하는 이들의 의지처럼 말이다.

 

26일 오후 3시경 현장을 찾았을 때는 마침 한석우씨와 김옥성 목사가 대책을 숙의하고 있었다. 바로 옆자리에서는 대책위 여성관계자 한 명이 오고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반대 서명을 받고 있었다.

 

한석우씨는 환경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교육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교육을 생각하는 모임‘에 참여 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서 영훈중학교의 국제중학교 개설을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국제 중학교를 개설하면 결국 학교재단의 수익만 높아집니다. 높은 수업료로 재단의 수입만 높여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특목고 열풍처럼 결국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입시 지옥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는 국제 중학교가 개설되면 안 되는 이유를 경제논리로 설명하겠다면서 침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환경관련 일을 한다는 그는 단단해 보이는 체격과 함께 결연한 의지를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지나던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의 농성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부 주민들이 이들의 현수막과 기물을 때려 부쉈다는 것이었다. 한석우씨에게 사실이냐고 물으니 일부 통반장들이 몇 번 찾아와 농성을 방해했다고만 말한다.

 

“교육청과 영훈중학교의 안이 서로 다릅니다. 우선은 첫해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설립에 목표를 두어서 그렇지 수업료는 필연적으로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에는 수업료가 그리 비싸지 않은 것 같다고 묻자 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강북 학생들이 얼마나 혜택을 받겠습니까? 경쟁이 안 됩니다. 강북학생들의 경쟁력이 소총부대라면 강남학생들은 기갑사단입니다.”

 

이곳 영훈중학교가 국제중학교가 되면 과연 이 지역 학생들의 비율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고 묻자 한석우씨가 대답하는 말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물어 보았다. 영훈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동창회와 일부 주민들은 국제중학교 개설을 환영한다는 현수막도 걸어 놓고 반대농성을 방해한다. 그들 중 일부 사람들은 국제중학교가 생기면 이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기 스쿨버스 타고 등하교 하는 초등학생들 있지만 이곳에서 과자 하나 사먹는 것 본 적이 없습니다. 대학교가 들어온다면 또 모르지만 국제중학교 하나 생긴다고 지역발전 되겠습니까? 안타까운 일이지요.”

 

국제중학교가 생기면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입시지옥에 빠뜨리고, 이 지역의 가난한 주민들을 소외 시킬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염려였다. 지역발전 기대는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송천초등학생들-장거리 통학’ 강북 주민 피해 주는 영훈 국제 중 설립 반대‘ ’제가 갈 중학교가 없어졌어요.‘ -송천초교 아이들-

 

현수막에 쓰여 있는 글들이다.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농성장에 쏟아지는 햇볕은 따사로웠다.

 

골목길 안쪽 끝에 있는 영훈중고등학교 정문과 농성장 바로 뒤에 높이 걸린 현수막에는 영훈 초중고등학교 동창회 이름으로 국제중학교설립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서늘해진 날씨 탓이었을까? 골목길에서 휘익 불어오는 바람이 스산하기만 했다.


태그:#이승철, #한석우, #국제중학교, #강북구, #영훈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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