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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마음에 남는 사진 : 우리 마음에 언제까지나 남으면서 애틋하게 느껴지는 사진치고 우리가 둘레에서 늘 보거나 흔히 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아닌 적은 대단히 드뭅니다.

 

참말 훌륭한 사진은 '없는 모습을 빚어내기'보다 '있는 모습, 이 가운데에서도 아주 흔한 모습 값어치를 몸과 마음으로 속깊이 느끼도록 이끌어내는' 데에 있지 싶어요.

 

[104] 언젠가는 만나는 사진책 : 안 들어오리라 생각하던, 들어오기 힘들리라 생각하던 훌륭한 '나라밖 사진책'도 헌책방에 언젠가 들어오는군요. 누굴까요?

 

이 훌륭한 사진책을 알아보고 기꺼이 사서 본 다음, 아무 거리낌없이 헌책방에 내놓은 분은요?

 

 

[105] 사진과 자전거 : 우리 나라를 뺀 다른 여러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삶터를 담은 사진책을 보면, 자전거 타고 오가는 사람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공원뿐 아니라 길에서도 집 둘레에서도 골목에서도 마을에서도 학교에서도 관청에서도….

 

[106] 디지털사진기를 사서 처음 써 본 느낌 : 2006년 여름, 처음 디지털사진기를 장만하여 쓰고 보니, 굳이 필름사진기를 써야 하나 싶더라. 그러면서 필름으로 꼭 찍어야 한다는 쓸모와 느낌과 이야기와 생각을 담아내도록 애쓰고 마음을 기울여서 필름사진기도 꾸준하게 써야겠구나 싶고.

 

[107] 디지털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 디지털사진기를 어깨에 메니 '이제 필름 걱정 없이 금세 사진을 얻을 수 있겠군' 하는 든든한 마음에 '무얼 찍을까? 요걸 찍을까? 조걸 찍을까?'하며 웃음이 나옵니다. 한편,'이것도 찍고 저것도 찍으며 나 혼자서 이 세상 모두를 다 찍으려고?' 하는 생각이 드니까 웃음이 가시데요.

 

[108] 몸은 가볍다만 : 사진기를 안 들고 다닐 일이란 거의 없습니다. 아니, 없다고 해야 옳습니다. 어느 날인가 이삿짐 나르는 곳에 일을 도와주러 가느라 사진기를 놓고 길을 나섰습니다. 사진기도 책가방도 모두 놓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그야말로 날아갈듯 페달질이 가볍고 자전거도 슝슝 나간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몸에 아무것도 안 지니면 참으로 홀가분한데, 무슨 짐을 그리 바리바리 얹고 메고 끼고 사나 싶더군요. 그렇지만 이 홀가분한 몸이 내 몸일까요, 아니면 무거운 장비와 책짐으로 온몸을 감싸면서 매서운 한겨울에도 땀을 흘리면서 자전거를 낑낑거리며 타는 몸이 내 몸일까요.

 

[109] 눈 : "그림쟁이는 그림을 손으로 그리지 않고 눈으로 그린다"(모리스 그로세)는 말을 듣다 보니,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을 기계(장비)로 찍지 않고 자기 눈으로 찍겠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쓰는 사람도,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집을 짓는 사람도, 농사를 짓는 사람도, 밥을 하는 사람도 모두모두.

 

[110] 헌책방 사진 찍기 : 넓기도 하고 책도 많은 헌책방이라 해서 좀더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지는 않더군요. 좁거나 작다고 하는 헌책방이라 해서 사진을 몇 장 못 찍지는 않더군요.

 

좁거나 책이 적어도 책 다루는 마음과 매무새가 애틋한 곳에서 애틋한 사진을, 사랑스러운 곳에서 사랑스러운 사진을, 매몰찬 곳에서 매몰찬 사진을, 메마른 곳에서 메마른 사진을, 살가운 곳에서 살가운 사진을 찍을 수 있더군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태그:#사진, #사진기, #사진말, #사진찍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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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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