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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온도가 상승하고 있을 뿐더러 강수량 및 강수형태 또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마기간이 지난 후인 8월 및 9월에도 많은 비가 내리곤 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몬순은 긴 시간의 개념으로 보면 히말라야 산맥과 티베트고원의 융기(판구조론) 정도에 의해서 통제되며 짧은 시간의 개념에서 보면 북반구의 빙하의 부피변화에 의해서 통제된다.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수백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아시아의 여름과 겨울 몬순은 강화와 약화를 반복하였으며 변동성 또한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였다. 지난 수백 년 전부터 현재까지만 보더라도 비가 많이 왔던 기간과 적게 왔던 기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수량은 자연의 여러 변수가 상호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이기 때문에 무엇이 어떻게 강수량을 통제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명료하게 답을 내릴 수 없다.
 

작년(2007년)을 기억하는가? 작년은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작년 9월은 참 특이한 해였다. 즉 전국(그림 1)과 서울에서 비 내린 날이 가장 많았으며 일교차 또한 전국과 서울에서 가장 작은 달이기도 하였다. 작년 9월은 또한 전국에서 구름의 양이 가장 많았으며, 상대습도가 가장 높은 해이기도 하였다. 이로 인하여 작년 9월은 전국과 서울에서 일조시간이 가장 적은 달이었다.
 
작년 여름의 전국 강수량 평균(676.3mm)은 평년(699.9mm)과 비슷하였으나 특히 9월의 전국강수량 평균(411.7mm)은 평년(149.5mm)보다 2.8배나 비가 많이 내려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였다. 비 온날(강수일수)도 평균 17.0일로 평년(8.6일)에 비해 8.4일이 많아 가장 비가 많이 왔던 9월이었다. 서울의 작년 9월 강수량은 241.9mm 로 평년(137.6mm)보다 1.8배가 많았으며 강수일수는 20.0일로 평년(8.7일)에 비해 11.3일이 많아 1908년 기상관측 이래 비가 온 날이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 하순경 시작해서 7월 하순경 끝나곤 하였다. 2007년 장마기간 중 전국 평균 강수량은 326.9mm 로 평년(346.1mm)과 비슷하였다. 하지만 9월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하여 기상청에서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예측하기도 힘들어졌다. 왜 9월에 많은 비가 내렸을까? 왜 우리나라의 장마기간을 포함한 강수형태가 변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답할 수 없지만 가장 편한 말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에너지 재분배가 일어나서 물 순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구체적으로 이게 무슨 뜻인지 명쾌하게 과학적으로 증명하거나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러니 예측은 더욱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강수는 북반구의 빙하의 부피에 의해서 통제된다. 그러면 작년 여름과 9월에 북극의 빙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2007년은 북극에서 빙하가 가장 많이 녹은 기록적인 해였다. 왜 이렇게 빙하가 특히 작년에 급격히 녹았는지는 알 수 없다. 일부 학자는 기압계 패턴 변화로 설명하고 있으나 일부 학자들은 이와 관계없다는 결론을 내어 놓고 있다.
 
그린란드의 경우도 2007년은 평년보다 4-6℃ 높았으며 이로 인하여 빙하가 다른 해보다 2.5-3배 많이 녹았다. 또한 북극의 경우 특히 1979년부터 2006년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9월 달에 빙하가 가장 빠르게 녹는다. 마치 꽃의 개화시기와 봄, 여름계절이 앞당겨졌듯이 북극을 포함한 전 세계의 빙하 또한 과거에 비해 녹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북극의 빙하가 빨리 녹음으로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증가하여 우리나라에 비가 오는 시기도 당겨진 게 아닐까? 특히 북극의 9월이 빙하 녹는 속도가 가장 빠른데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의 9월에 강수량을 증가 시키는 원인일수도 있다. 물론 9월의 태풍의 영향으로 인한 강수량 증가도 있다. 우리나라의 작년 9월의 강수량과 강수일수의 기록경신과 북극의 빙하녹음의 기록경신의 상관관계가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북극의 빙하가 올해는 얼마나 녹을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단지 추측할 따름이다. 북극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07년은 매우 충격적인(shocking year)해"였으며 "북극의 매년 여름 빙하 녹음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 또한 앞으로 더욱 더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빙하의 녹는 시기가 앞당겨 지고 늦가을까지 많은 양이 녹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비 오는 시기와 종료되는 시기와 강수량 또한 과거에 비해 앞으로 점점 더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기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해양의 경우 기후변화에 따라 극전선(polar front)이 남북으로 이동을 반복하였다. 대기의 경우도 온난화로 인하여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공기덩어리(기단)의 규모와 위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며칠 전 <네이처>에 의하면 온난화로 인하여 제트류(jet stream)가 약해졌으며 극 쪽으로 북상하였다고 한다.
 
지구 46억년 동안 복원된 고기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후변화 및 이에 따른 환경변화에는 수십 개의 주기가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가 수십 개의 주기 중 어느 주기에 속해 있는지 앞으로 과학이 발달해 최첨단 컴퓨터 및 기술이 개발된다 하여도 미래에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
 
기후변화와 이에 다른 강수량의 변화는 지구시스템(대기-해양-땅-생물권-빙하권)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변한다. 특히 빙하가 녹고 있는 요즈음 이들이 어떻게 변해서 강수에 영향을 미칠지는 인간의 힘으로서는 불가능하며 단지 자연현상을 단순화 시켜 모델로 예측할 따름이다. 예측은 예측일 따름이다.
 
현재 온난화로 인하여 지구시스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의 변화를 인간이 정량화하기에는 과학의 한계가 있다. 자연은 거짓말은 하지 않지만 진실 또한 우리에게 완전히 보여주지 않는다. 현대인은 자연을 정복할 수 있는 인공적인 힘을 지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로고스는 인간의 힘에 관한 이러한 가정을 사실인 듯 착각하게 했다. 자연은 너그럽기도 하지만 인간의 거짓말과 남용 또한 용서하지 않는다. 지구를 아끼며 사랑하는 지혜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랑의 신 에로스의 화살의 힘은 제우스 신조차도 피할 수 없지 않았는가!

덧붙이는 글 | 신임철은 연구관으로 현재 기상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기상청에서 매달 발행하는 하늘사랑 2008년 7월 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기후변화, #온난화, #강수일수, #9월, #빙하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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