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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남양주시장이 민감한 시기에 성시화를 꾀하는 기도회에 참석해 연일 계속되는 공직사회의 종교편향 논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기독교계 신문인 <뉴스파워> 보도에 따르면, 이석우 시장은 4일 '남양주시 발전을 위한 석찬기도회'에 참석, 신동대 시목(市牧)위원장(사능동부교회 목사)을 비롯한 40여명의 시목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면서 "제가 구상하고 있는 꿈의 도시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 기도회에는 성시화운동 총재 김준곤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계 관계자들의 축하 발길도 이어졌다. 김준곤 목사는 "일본은 정부가 3000개 교회에 지역사회를 돌보는 복지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교회와 시가 협력모델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깨끗하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성시화운동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전용태 장로 또한 축사를 했다.

 

이날 모임을 주관한 시목위원회 신동대 목사는 "요즘 종교편향 논란이 있어서 이 기도회를 할 것인가를 놓고 3일간 고민했다"면서도 "시청 본청 중심의 신우회 활동이 읍면동사무소 8곳으로 확대되어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성시화운동의 성과를 소개했다.

 

요즘처럼 민감한 시기에 이런 기도회를 연 것도 문제지만, 그걸 모를 리 없는 자치단체장이 성시화를 추구하는 이런 행사에 참가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성시화운동'은 도시를 기독교가 지배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운동으로 '제네바 성시'를 그 모델로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종교의 자유 영역을 넘어선 것으로, 정교분리를 명시한 대한민국의 헌법 자체를 뿌리째 뒤흔드는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 출석,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발방지를 약속했음에도 불만이 가라앉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의원 질문에 "아직 믿음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것 같다"고 답변하면서 "어쨌든 공직사회에서 더 이상 이런 부분이 재발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남양주시장이 참석한 이 기도회 건은 종교편향 문제가 '믿음의 관계' 문제도 아니요, 재발 방지라는 공허한 약속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님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 사실을 보도한 <뉴스파워>는 경기도 남양주시가 이번에 구성한 '시목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라고 했는데, 확인 결과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시목위원회 혹은 시목협의회라는 명칭의 기구는 원주시, 안양시, 군산시, 정읍시, 익산시, 의정부시, 전주시 등 여러 도시에 이미 설치되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곳은 93년에 결성된 원주시목협의회로 현 회장인 이대식 목사는 뉴라이트기독교연합 공동회장직을 맡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광은 기자는 사회당 대표입니다.


태그:#남양주시장, #성시화운동,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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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비교정치, 한국정치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에 적을 두고 있다. 에식스 대학(University of Essex, UK)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두에게 기본소득을>(박종철출판사, 2011) 저자이고,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 평생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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