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조계사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불자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봇물처럼 터진 공직자의 종교차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등 몇 가지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납득할 변화가 없다"며 "이제 더 이상의 인내가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 판단하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조계사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불자들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봇물처럼 터진 공직자의 종교차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등 몇 가지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납득할 변화가 없다"며 "이제 더 이상의 인내가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 판단하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이경태

관련사진보기


"대통령이 27일 범불교도대회를 하루 앞둔 지금까지 종교편향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지 않는 것은 2천만 불교도가 겪은 고통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불교도들을 향해 '범불교도대회를 지속적으로 해도 좋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성난 불심을 달래려던 정부의 시도는 실패했다.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27일 진행되는 불교도대회 강행을 천명했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조계사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직자의 종교차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등 몇 가지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납득할 변화가 없다"며 "이제는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범불교도대회는 이 정부의 종교차별을 규탄하는 모든 불교 종단·사찰·단체의 불자들이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될 것"이라며 "대회 방해세력에게 엄중한 과보(인과응보)를 경고한다"고 선언했다.

 "불교계 4대 요구안에 대한 정부 답변, 실망스럽다"

종교차별금지 입법 서명을 받고 있는 조계사 대웅전 앞,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사례 일지, 각계 인사들의 불교비하발언 등이 적힌 현수막들이 세워져 많은 이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종교차별금지 입법 서명을 받고 있는 조계사 대웅전 앞,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사례 일지, 각계 인사들의 불교비하발언 등이 적힌 현수막들이 세워져 많은 이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 이경태

관련사진보기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그동안 불교계가 요구해온 4대 요구안(▲대통령의 종교편향에 대한 공개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등 관련자 문책 ▲정부의 종교차별금지 입법 조치 ▲조계사 내 수배자 면책)에 대한 정부의 대답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 각 부처에 종교 편향적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 관련 법령을 조속히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직접 사과,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조계사 내 수배자 면책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봉행위원회 대변인 승원 스님은 "정부가 이날 오전 발표한 내용에 대해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부 조정된 의견도 있었지만 사실상 불교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라고 평했다.

승원 스님은 이어 "종교차별 금지 입법 조치는 시일을 요하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의 공식 사과 및 재발방지 지시, 어 청장 등 책임자 엄중 문책 등은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라 종단에서 기대하고 있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상임봉행위원장 원학 스님은 "모든 문제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야 하고, 때로는 양보도 있어야 하지만 불교계의 요구는 정부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사회통합과 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명분도 있었다"며 "성의 있는 조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원학 스님  "대통령이 직접 사과 않는 것은 불교계 기만하는 것"

범불교도대회 상임봉행위원장 원학스님
 범불교도대회 상임봉행위원장 원학스님
ⓒ 이경태

관련사진보기

특히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 "청와대가 범불교도대회 자체를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원학 스님은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지 않는 것은 기만이다, 이같은 오만한 자세가 측근들에게 있는지 대통령에게 있는지 모르겠다"며 "종교 편향 예방방지 체계 구축 정도는 이 대회를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촛불집회 단체 등에서 연대제의를 했지만, (대회가) '종교 집회'라는 이유로 거절해왔다"면서 "성의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정부 규탄 의지를 가진 모든 이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질타는 이어졌다. 어 청장은 '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 포스터 사진과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 검색 등으로 물의을 빚었다.

원학 스님은 "포스터 사진 게재만으로 어청수 경찰청장을 파면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고 하지만, 관련자는 문책할 수 있는 것이고 어 청장이 직접 조계사를 방문해 공식사과할 수도 있다"이라며 "유감 표명은 불교계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조계사 내 수배자 면책과 관련해서도 "범법자라 하더라도 종교시설 안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이 성직자의 자세"라면서 "저희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정부의 답변은 긍정적이긴 하나 불교계의 의견을 100%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남진 봉행위원회 부대변인도 "어 청장은 그동안 사과나 유감 대신 공식적으로 '실수였다'고 답변했다"며 "최근 서신도 보내며 일종의 행동을 취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경찰청장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성의 있는 조치 없으면 지역별 범불교도대회도

봉행위원회는 오는 27일 열리는 범불교도대회에는 약 20만명의 불교도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봉행위 상임집행위원장 진화 스님은 "전국에서 약 2000대의 차량이 올라오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불교도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거리행진 계획이 있지만 평화적으로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경찰도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회 이후에도 정부의 성의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봉행위원회는 영남권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지역별 범불교도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추석 연휴 이후 논의를 통해 다른 종교단체·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등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봉행위원회 사무처장 혜일 스님은 "지역별 범불교도대회 뿐만이 아니라 종단의 어른들을 모신 승려대회도 기획했다"라며 "정부가 끝까지 불교계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승려대회에서 불교계의 결집된 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격없는 장경동 목사... 남의 종교도 중한 줄 알아야지"

조계사 대웅전 앞에  장경동 목사(대전 중문침례교회)의 '막말'이 적힌 현수막
 조계사 대웅전 앞에 장경동 목사(대전 중문침례교회)의 '막말'이 적힌 현수막
ⓒ 이경태

관련사진보기

"이런 사람이 목사라니 믿을 수 없다. 자기 종교가 중하면 남의 종교도 중한 줄 알아야지."

26일 조계사 대웅전 앞.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사례 일지, 각계 인사들의 불교비하발언 등이 적힌 현수막 앞에서 불교도들은 혀를 찼다. 특히 기독교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가 지난 21일 보도한 장경동 목사(대전 중문침례교회)의 '막말'이 적힌 현수막 앞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은 떠나지 않았다.

장 목사는 지난 11일 뉴욕순복음교회가 주최한 스마일전도축제에서 "내가 경동교(장경동교)를 만들면 안 되듯이 석가모니도 불교를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며 "원불교나 통일교도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며 "(내가 이런 말 하면)불교 비하한다고 하는데 나는 바른 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아무개(62)씨는 "종교는 달라도 장경동 목사가 좋은 말을 많이 해 좋아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자로서 용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런 일이 계속 생기니깐 불교계가 화가 난 것"이라며 "대통령도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만 편애하지 말고 다른 종교인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계명 '보리심'(76)씨는 "목사라면 종교인인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냐"며 "이런 사람은 종교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8.15 기념 기도회에 참석한 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럴 거면 뭐하러 국회에 들어갔냐, 차라리 교회에 가서 우두머리를 하는 것이 옳지 않냐"고 반문했다.

김현민(50)씨는 "어제 이것을 보고 화가 나서 장경동 목사가 진행하는 CBS 프로그램 게시판에 가서 진행자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글을 적었다"며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니깐 기독교가 '개독교'라고 조롱을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장 목사와 같은 종교인이 있는 이상 종교 간의 평화가 깨지고 사회가 분열되는 것"이라며 "장 목사의 발언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일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종교차별금지 입법 서명에 동참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종교편향, #불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