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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국제중학교와 가평청심국제중학교에 더해서 서울에도 국제중학교가 생긴다. 대원중학교(광진구)와 영훈중학교(강북구)가 국제중학교로 바뀌어 운영된다. 국제중학교는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특수목적 중학교로 전국에서 100명을 뽑은 청심국제중학교 입시에서 드러났듯이 공교육에서 '하란대로' 공부하는 학생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 그런 특수한 학교가 서울에 두 곳 생긴다.
 

19일에 있었던 교육청 발표에 지금 학원들은 국제중학교 입시라는 '고급수요'에 맞추어 '새로운 공급'을 하기위해 분주하다. 여기저기서 설명회가 열리고 학부모들의 열기도 대단한 상황이다.

 

강남의 대형 D어학원의 이아무개 이사는 "학부모들이 기대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현재 국제중학교 대비반이 10명씩 2개 반이 운영되는데 9월 특강과 10월 특강에는 최소 2배, 3배 확대될 거라 예측된다"고 분위기를 알려줬다.

 

이 학원에 다니는 3~6학년 아이들 학부모 541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국제중학교 진학의 장점으로 좋은 교육 환경을 꼽은 응답이 47.1%, 상급학교 진학에 유리할 것이라는 응답이 34.3%로 국제중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컸다.

 

100명을 뽑는 청심중학교에 추가로 대원중학교와 영훈중학교도 한 학년에 각각 160명을 뽑는다. 교육청은 추첨을 하여 사교육비 부담이 줄 거라고 말하지만 학부모들은 생각이 다르다. 두 학교 합쳐서 320명을 뽑는데 3배수인 960명에만 들면 ‘내 아이도 국제중학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학원가를 찾게 되어 사교육비는 늘어날 전망이다.

 

도곡동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청심중학교는 학교장 추천이 3명으로 한정되어 정말 뛰어난 아이들이 갔다면 지금은 학교장 추천에 제한이 없고 추첨을 하여 뽑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 나처럼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난리가 아니다. 현재 아이가 4학년인데, 5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준비하는 아이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국제중학교에 대한 열기를 전해줬다.

 

입시요강에 대해서 이 학원의 국제중학교 진학을 상담하는 한 아무개 강사는 “영어를 배제한 것은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 영어구술면접은 없지만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전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이상 어떤 식으로든 영어실력을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라고 교육청 발표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입시 전략으로는 “최소 2년은 준비해야 한다. 청심중학교 입시문제에서 ‘신정아 사건’을 내면서 이것이 개인의 자질 문제인지, 고학력을 요구하는 사회문제인지를 물어봤다. 이것은 초등학생 수준을 넘어서는 어려운 내용이다. 그래서 국제중학교를 가려면 영어만 잘해서는 안 되고 다방면으로 실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 많은 학교들이 개학을 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방학을 보냈는지 궁금했다. 이 학원에서 만난 초등학교 5학년인 장아무개 어린이는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 월수금은 영어학원을 다니고 화목에는 수학을 했고 토요일에는 논술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이 학원을 다니냐고 물었더니 옆에 있는 다른 어린이가 “저 정도는 많이 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하루에 몇 학원을 다니는 애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같은 반 윤아무개 어린이는 국제중학교에 입학하길 희망하며 방학 때 집과 학원에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사교육비 뿐 아니라 국제중학교 증가로 초등학생 사교육비도 늘게 될 거로 보인다. 서울의 두 국제중학교 전환은 기존 청심중학교를 준비했던 어린이들 외에 더 많은 어린이들을 ‘중학교 입시’로 내몰 것이다. 교육청은 사교육 절감은커녕 국제중학교에 들어가려고 ‘사교육 조장’을 하는 꼴이 되었다. 기존 공교육으로 들어갈 수 없는 국제중학교는 부모들 교육열을 자극하고 사교육이 확장되어 인성교육보다 입시교육이 이루어질 거란 우려가 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대학 서열화가 확고하고 그에 따른 사회차별이 뚜렷한 한국 사회에서 자기 자식 더 좋은 대학을 보내고 싶은 건 당연한 부모 마음이다. 학벌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대학입시라는 블랙홀은 중고등학교뿐 아니라 이제 초등학교까지 빨아들일 것이다. 대학입시를 향한 경쟁은 초등학생부터 시작되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고 어떤 시민이 되어야 하는지 한국 사회가 깊게 고민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방학이란 뜻에 반하여 입시공부밖에 할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할 시점이다.


태그:#국제중, #사교육, #대치동학원, #공정택, #국제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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