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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청이 우수고 지원 사업을 실시하면서 매긴 대학등급에 중앙대학교 학생들과 동문들이 반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조선일보>는 중랑구청이 실시하고 있는 '명문대학 진학 우수고 지원 사업'(이하 우수고 지원 사업)에 대해 보도했다. 우수고 지원 사업은 2010년 '고교선택제' 실시가 확정됨에 따라 지역 고교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명문대 진학 성적이 좋은 4곳의 고교를 선정, 총 1억1000만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즉, 대학교를 등급별로 나눠 점수를 차등 부여한 뒤 실적이 좋은 고등학교에 더 많은 돈을 줘 학교들 간 경쟁을 유발하기로 한 것.

중앙대, C그룹 분류에 '부글 부글'

지난 8월 6일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중랑구가 정한 대학 등급과 점수'
 지난 8월 6일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중랑구가 정한 대학 등급과 점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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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보도한 '중랑구가 정한 대학 등급과 점수'에 따르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7개 대학은 A그룹에 속하고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역시 7개 대학이 B그룹으로 구분됐다. 'A·B그룹을 제외한 4년제 서울 소재 대학 및 지방 국립대학'은 C그룹에, '4년제 지방 소재 대학'은 D그룹으로 분류됐다.

보도가 나간 뒤 중앙대학교 홈페이지 의혈광장, 중앙대학교 동창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비롯해 중랑구청 홈페이지에는 중랑구청에 항의하는 내용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이들은 게시판에 진학지도 기준표, 수능 배치표 등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중앙대가 C그룹에 속한 이유가 뭐냐'고 강도 높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동창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조아무개씨는 "이번 사태는 어찌 보면 가볍게 여길 수 있으나 입시 최전방에 있는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는 매우 중대한 일"이라며 "중랑구청에 기준공개와 정정 등의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

6일 중랑구청 홈페이지 내 '구청장에게 바란다'라는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아무개씨는 "중앙대학교가 C급으로 분류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공적기관으로부터 벌어졌다"며 "분류기준이 무엇이었는가? 정량적 평가였는가? 정성적 평가였는가? 기준을 공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중앙대 홈페이지 의혈광장에 글을 올린 닉네임 MACH-3은 "구청이 그냥 정했다기보다는 그래도 고등학교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정해놓은 것 같다"며 "우리가 항의를 하고자 한다면 중랑구청만 닦달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평가에 참여한 중랑구 관내 고등학교에 압박을 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는 의견을 올렸다.

중랑구청 사과공문 발송으로 사건 일단락

8월 6일 중앙대학교 홈페이지 '의혈광장', 중랑구청에 대한 항의 여론이 들끊었다.
 8월 6일 중앙대학교 홈페이지 '의혈광장', 중랑구청에 대한 항의 여론이 들끊었다.
ⓒ 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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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청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된 문의 글이 오르자 중랑구청 교육지원과는 "평가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대학교별 차등을 두어 그룹을 정하게 되었음을 알린다"며 "평가기준(대학별 그룹)은 중랑구 교육관계자 및 일선 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과의 협의와 고등학교 입시담당 교사들의 의견수렴 등을 통하여 정했고, 중랑구 자체평가 기준일 뿐 대외적으로 효력이 있는 기준이 아님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고 해명글을 달았다.

항의 여론이 일자 7일 중앙대학교 홍보실은 학교 내 기관들과 협의한 뒤 중랑구청에 정식 항의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이후 8일 오전 중앙대 홍보실에서 중랑구청 측에 항의공문을 보냈고, 이날 오후 중랑구청으로부터 사과공문을 받으면서 이번 논란은 일단락됐다.

중앙대학교 홍보실 관계자는 "일부 동문들이 문제제기하여 사태파악에 나섰고, 기획실·홍보실·동창회 등과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중랑구청에 정식 항의공문을 발송하기로 한 것"이라며 "중랑구가 정한 대학 등급을 나눈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의 항의공문을 보냈었다"고 밝혔다.

사과공문 내용과 관련하여 중앙대학교 동창회 관계자는 "동문들과 재학생, 학교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08년 입학생까지는 이미 기존의 기준이 적용되어 집행된 상태로 09년 신입생부터 적극 반영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랑구청 교육지원과 한 관계자는 "누구를 낮추고 나쁜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민감한 사항이어서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결국 대학교를 등급별로 나눠 점수를 차등 부여하고, 그 점수에 따라 지역 고등학교를 줄세우겠다는 중랑구청의 발상이 화를 부른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중랑구청 , #중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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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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