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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3주년과 정부수립 60주년 기념일인 8월 1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이명박 탄핵투쟁연대 제주모임 소속 회원들을 포함한 시민 50여명이 모여 '이명박 규탄, 부시반대, 뉴라이트 척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8월 1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민 50여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렀다
▲ 시민들 8월 1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민 50여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렀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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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이 베이징올림픽에 눈을 돌린 틈을 타서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인 한상렬 목사를 강제로 연행하였는데, 이는 국민과 대결을 지속하면서 민주주의를 억압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를 여과 없이 보여준 것입니다."

저녁 8시가 되자 촛불문화제를 시작하면서 사회자가 정부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어린이가 자신이 들고 있는 양초에 불을 밝히고 있다.
▲ 어린이 어린이가 자신이 들고 있는 양초에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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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도중 '대한민국 1%만을 위한 이명박 정부'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함께 감상했는데, 동영상은 "국민성공시대에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은 없고, 기업인을 섬기는 대통령만 존재한다"는 멘트로 마무리되었다.

대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모습이다.
▲ 대학생들 대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모습이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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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감상한 한 시민은 "시민들 모두가 국민성공시대가 아니라 국민 주권시대를 열기 위해 촛불을 들자"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가 열리는 도중 어울림 마당 한쪽 구석에서는 이명박 탄핵투쟁연대 제주회원들이 준비한 '이명박 규탄, 부시반대' 패널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리고 전시회와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로부터 모금이 이어지기도 했다. 문화제를 준비한 회원들은 이 모금이 일간지에 ‘주권수호 반전평화를 위한 5천인 얼굴서명’ 광고를 싣는 데 필요한 기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5천인 얼굴서명 광고 기금을 모으기 위한 모금도 이어졌다. 모금상자를 어린이가 들고 있었는데, 거기에 다른 어린이가 지폐를 넣고 있다.
▲ 모금 5천인 얼굴서명 광고 기금을 모으기 위한 모금도 이어졌다. 모금상자를 어린이가 들고 있었는데, 거기에 다른 어린이가 지폐를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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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는 정부의 의도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분노했다. 촛불문화제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사회자는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를 간직해왔는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세력은 부끄러운 친일 반민족역사를 은폐하기 위해 우리 역사를 60년으로 축소하려 하고 있다"며,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촛불을 들자"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1993년까지 사상범이라는 굴레를 쓰고 20년간 옥고를 치렀던 비전향장기수 고성화 할아버지가 참여하여 주변의 관심을 받았다. 고 할아버지는 제주 출신으로 해방 이후 좌익 활동을 하다가 1970년대에 투옥되어 20년간을 감옥에서 세월을 보냈다.

비전향 장기수로 20년간 옥고를 치른 후 지난 1993년 출소한 고성화 할아버지가 촛불문화제에 참여하여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 고성화 할아버지 비전향 장기수로 20년간 옥고를 치른 후 지난 1993년 출소한 고성화 할아버지가 촛불문화제에 참여하여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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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가 끝나자 고 할아버지를 뵙고 감옥생활 과정에서 겪었던 고초들과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투옥되기는 박정희 정권 시기에 투옥되었지. 당시 비전향 사상범에 대한 폭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어. 정보부에 끌려가서 고문 끝에 죽는 것은 보통이고, 감옥 안에서도 수감 중인 폭력배들을 동원해서 계속 폭력을 가해오는 거야. 게다가 잠도 못 자게 하고 밥도 못 먹게 했지. 당시를 회상해보면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지."

당시 고초가 컸기 때문인지 요즘은 몸이 성하지 못하다고 했다.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서 가만 앉아 있다가도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고 할아버지는 "요즘 거의 매일 병원에를 다니는데 아무래도 올해를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고 할아버지는 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한 기대만은 놓을 수 없는 모양이다.

"지금은 모든 게 거꾸로 잘못 가고 있어.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이 민주와 통일을 향해 한길로 나서야 해. 진정한 평화와 통일를 통해서만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방 독주 시대에 시민들이 과연 고 할아버지의 열망에 제대로 부응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했다.  


태그:#촛불문화제, #비전향 장기수, #광복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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