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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전어 횟감, "썰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 전어 싱싱한 전어 횟감, "썰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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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중앙동 구판장을 찾았다. 중앙동 로타리에서 물량장에 이르는 구간에는 ‘이순신광장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중앙동 구판장 입구의 일부 가게도 얼마 안 있으면 이사를 해야 한다. 이미 이전한 텅 빈 점포 앞의 리어카 곁에서 할머니가 배추를 다듬고 있다.

14일 아침에 찾아간 구판장은 예상외로 한산했다. 입구에서 쏙새우(스캠피)를 손질하던 아주머니는 새우를 사가지고 가라며 길손을 불러 세운다.

“사씨요, 아저씨! 새비 사가씨요”
“고기가 많이 없은께 사람도 없어”

텅 빈 점포 앞에서 할머니가 리어카 곁에서 배추를 다듬고 있다.
▲ 여수 중앙동 구판장 입구 텅 빈 점포 앞에서 할머니가 리어카 곁에서 배추를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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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로 잡은 자연산 놀래미
▲ 놀래미 낚시로 잡은 자연산 놀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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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민어, 서대, 병어, 꽃게 등을 좌판에 놓고 판다. 놀래미에 관심을 보이자 놀래미가  자연산이라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곳이 철거되면 할머니(77·김현임)는 노점을 이어갈 마땅한 자리가 없다며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이라고 한다.

“낚시로 잡은 자연산인디 큰놈이 걸렸어. 어디서 오겠소.”
“한 50년 가까이 돼. 이거 철거된데. 나는 자리가 없어 걱정이여.”

어물전 가게 앞에서 만난 김아무개(56)씨는 날씨도 덥고 7~8월 두 달간은 금어기라 배가 안 나간다고 한다. 9월 초가 되어야 본격적인 어업이 시작된다면서.

"문어! 문어~!" 문어 반짝 경매

문어경매가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상인들이 몰려든다. 경매사와 상인들 간에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와 수신호가 오간다.
▲ 경매장 풍경 문어경매가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상인들이 몰려든다. 경매사와 상인들 간에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와 수신호가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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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 안도, 섬에서 통발로 잡아 올린 것이다. 문어는 힘이 철철 넘쳐난다.
▲ 꿈틀대는 문어 금오도, 안도, 섬에서 통발로 잡아 올린 것이다. 문어는 힘이 철철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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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주변이 왁자하다. 문어경매가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상인들이 몰려든다. 경매사와 상인들 간에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와 수신호가 오간다. 새벽 1시경부터 오전 10시까지 열리는 경매는 시도 때도 없다. 정치망 배가 들어올 때마다 열린다고 한다.

“자 좋다! 얼른 밖으로 나와.”
“문어! 문어~!”

금오도, 안도, 섬에서 통발로 잡아 올린 것이다. 문어는 힘이 철철 넘쳐난다. 통에 담아놓은 문어는 자꾸만 통속에서 기어 나온다.

“자~ 왕문어!”
“문어 봐라. 햐~ 크다.”

경매가 끝나자마자 상인들은 문어가 담긴 통을 끌고 달려간다. 문어 소매가는 1만원에  2마리, 크기가 작은 것은 서너 마리다. 내장을 빼고 삶아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왜 저리 바쁘게 가요?”
“얼른 살려야 되니까.”
“어디로 가나요?”
“여수의 여러 시장으로 팔려나가.”

삼치, 병어, 갈치 등의 다른 생선 경매도 이곳에서 열린다.

여수 남산동 4번지에서 활어횟집을 운영하는 강은자(56)씨는 활어를 구입하려고 이곳 구판장에 나왔다. 강씨는 피서철에 잠깐 반짝하고 요즘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며 이러다 밥 굶어 죽는 거 아닌지 모르겠단다.

“활어를 사야 되는데 별로 안 나왔어요.”
“가격이 싸도 안 돼. 젊은이들이 대형마트로 다 가버려.”

전어 "찬바람 나면 10만원이 넘어, 지금이 최고 싼 거여"

전어가 지천이다.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 구판장의 어시장 풍경 전어가 지천이다.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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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가 지천이다.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전어 한 상자(약20kg)에 2~3만 원 선에 거래된다. 한 아주머니가 2만1천원에 한 상자를 사간다.

“자 전어 잡아요. 전어 잡아. 다 전어 판이여.”
“전어 값이 엄청 싸네요.”
“찬바람나면 10만원이 넘어. 지금이 최고 싼 거여.”

집에 가서 횟감으로 먹는다며 한 아저씨가 전어를 손질하고 있다.

맛이 들었어. 썰어 먹으면 맛있어요.”

붕장어가 펄펄 뛴다. 그놈 힘이 대단하다.
▲ 붕장어 붕장어가 펄펄 뛴다. 그놈 힘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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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어 한 상자(약20kg)에 2~3만 원 선에 거래된다.
▲ 중앙동 구판장의 아침 전어 한 상자(약20kg)에 2~3만 원 선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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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생선이 먹고 싶거든 여수 중앙동의 구판장으로 가라.
▲ 전어 횟감 싱싱한 생선이 먹고 싶거든 여수 중앙동의 구판장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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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장어가 펄펄 뛴다. 그놈 힘이 대단하다. 아주머니가 붕장어를 망태에 담느라 한참을 실랑이한다.

싱싱한 생선이 먹고 싶거든 여수 중앙동의 구판장으로 가라. 생선 도매시장이라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2~3명이서 생선 구입을 위한 여행을 해도 좋을 듯하다. 소매점과 비교하면 싱싱함은 덤이고 오가는 비용도 챙길 수 있다. 여수 중앙동 구판장의 아침은 사람도 생선도 펄펄 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어, #중앙동 구판장, #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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