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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3일 오후 3시 20분]

 

정연주 KBS 사장이 감사원 특별감사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 사장은 6일 오후 2시부터 KBS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5일은 감사원 치욕의 날"로 규정하고 "공영방송 KBS를 향해 거센 회오리가 휘몰아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이 정권은 공영방송 독립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사장의 임기 보장을 폐기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안위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영방송 사장 '해임'이라는 초법적 조치로 치닫고 있다"며 "정권의 전리품으로, 공영방송 KBS를 관영방송으로, 정권의 홍보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전문가가 두 달 동안 한 감사 맞나?"

 

정 사장은 감사원의 발표가 "정말 감사 전문가들이 두 달 동안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서 만든 것인가가 의심이 들 정도"라며 감사 결과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정 사장은 "이번 특감의 출발, 진행되는 과정, 최종 보고서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정치적인 표적 감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특히 보고서 내용 가운데는 거짓과 왜곡, 자의적인 자료 선택과 해석 등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이번 감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표적성 감사, ▲감사 과정에서의 무리한 속전속결 진행, ▲이례적으로 사장에 대한 직접적인 출석과 답변만을 집요하게 요구, ▲감사 지적사항에 있어서의 명백한 계산 오류 등을 들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잘라 말했다.

 

정 사장은 감사원의 '1172억원 누적사업 손실'이라는 지적에 대해 "허위와 자의적 해석에 근거한 수치"라고 반박했다.

 

정 사장은 "당기순손익을 외면하고 굳이 사업 손익으로만 평가하려 드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데다 그 계산방식이 '정연주 사장 5년의 평가'에 맞지 않는 거짓"이라며 "취임 첫해인 2003년의 사업이익 434억원은 제외하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만을 계산해 총 1172억원의 누적사업 손실로 못 박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리 이 잡듯 뒤졌으나 나오지 않아... KBS 투명 방증"

 

 

특히 정 사장은 감사원 감사가 청구 내용에도 없는 개인 비리 여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도 '표적 감사'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나의 운전기사를 불러다 몇 번씩 조사를 했고, 내 법인카드를 이 잡듯 뒤졌으며,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의 슈퍼마켓까지 조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사장 뿐 아니라 간부·직원에 대해서도 5300여명 전 직원의 주민등록번호까지 제출하라 하는 등 집중적인 감사를 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렇게 털어도 결국 '비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KBS가 그만큼 투명해졌다는 사실이 역설적이게도 감사원 특감 결과 만천하에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 사장은 이번 특감 일정이 '속전속결'로 진행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정 사장은 "뉴라이트 단체에서 국민감사를 청구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감사를 시작했고, 본 감사를 24일 동안 실시했다"며 "32개 항에 대해 질의서를 보낸 뒤 답변서 제출 시한을 다급하게 정해 놓고 독촉을 하는가 하면, 답변서를 제출하기도 전에 저를 조사하겠다고 감사원 출두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답변서가 감사원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인 8월 5일 감사원은 감사위원회를 소집하여 감사결과를 처리했다"며 "어떤 일정에 쫓기지 않는다면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는 5년 전에 있었던 특별감사와 비교하면 더욱 분명해진다"고 밝혔다.

 

2003년 11월부터 진행된 KBS 특감은 마지막 처분까지 꼬박 177일이 걸린 반면 이번에는 72일 만에 급하게 처리됐다는 것. 정 사장은 "감사위 개최에 바로 뒤이어서 KBS 이사회는 임시 이사회를 급박하게 소집했다"며 "이는 어디에선가 오는 신호에 따라 척척 움직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이 이상의 경영성과 있나?"

 

'부실경영' 등 경영능력 부족을 이유로 자신을 해임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공영방송의 경영이 사기업처럼 사적 이윤을 극대화하여 수지상의 흑자를 많이 늘이는 것인가, 아니면 고품격의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국민에 봉사하고, 신뢰도와 영향력을 높이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2003년 이후 KBS는 구성원들의 노력에 의해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라는 성취를 이뤘는데, 그 이상의 경영성과가 있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적자경영' 지적에 대해서도 "지난 5년 간 수신료 수입은 거의 고정돼 있었고, 지상파 광고시장은 해마다 1천억 가까이 축소돼 왔는데 제작비는 50% 이상 증가하는, 혹독한 경영조건 속에서 KBS는 임금 동결 또는 억제, 토털 리뷰를 통한 예산 절감, 인력채용 억제 등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해 왔다"고 반박했다.

 

▲팀제 도입을 통한 간부직 1천개 삭감, ▲7개 지역국 기능조정, 송·중계소 자동화를 통한 인력 효율화, ▲정년 퇴직자 숫자보다 적은 숫자의 신규채용 등 단계적 인력 감축 등 KBS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왔다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확신에 찬 어조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눈먼 권력이 일시적으로 공영방송 KBS를 장악할 수야 있겠지요.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합니다. KBS 구성원들의 자존심과, 방송독립을 향한 그 뜨거운 열정과 신념, 정의감을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방송 독립을 위한 선한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드는데 공영방송인으로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중요한 몫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한편 정 사장은 향후 감사원의 해임 요구 처분 자체가 무효라는 확인 소송과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 정지 신청을 행정법원에 낼 예정이다. 오는 7일 서울 행정법원에 변호인단을 통해 접수할 예정이며, 소송 대리인은 백승헌 변호사, 법무법인 지평의 박영주 변호사 등 4명이다.

 


태그:#정연주, #KBS,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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