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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이해 필자가 살고 있는 섬마을(인천 선재도)은 많은 피서객들로 붐빈다. 번잡한 도시, 직장 업무 등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짜여진 각자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 잠시나마 정서적인 여유와 휴식을 갖기 위해 피서를 떠난다.

피서 가는 길은 무겁게, 집에 돌아올 때는 가볍게?

서민생활경제가 많이 침체되면서 알뜰한 피서를 즐기기 위해 요즘 피서객들은 피서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현지 조달하기보단 대형마트 등 저렴한 곳에서 구입해 피서길에 오른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 때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서길은 많은 짐이 동반된다.

선재어촌체험마을 주차장은 피서객들의 차들로 가득차 만차 상태이고, 사람과 차들이 뒤엉켜있다.
▲ 주차장 선재어촌체험마을 주차장은 피서객들의 차들로 가득차 만차 상태이고, 사람과 차들이 뒤엉켜있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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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찾아온 피서객들은 다리 밑 그늘에 주차를 하고 그 옆에 여정을 풀고, 피서를 즐기다가 식사시간이 다가오면 취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님에도 취사 행위를 하거나 싸가지고 온 음식을 먹는다.

피서와 먹고 즐기는 것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먹고 즐긴 후 뒷마무리이다. 아직까지 선재 어촌체험마을은 준공이 되지 않아 체험마을 주변을 청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이 없다. 그러기에 피서객들의 깨끗한 뒷마무리가 따라주지 않으면 쓰레기는 체험장 주변에 나뒹굴게 되고, 그대로 방치된다.

아무도 보지 않으니 슬쩍 던져놓고 가는 사람들이 쌓아놓은 쓰레기.
▲ 쓰레기 아무도 보지 않으니 슬쩍 던져놓고 가는 사람들이 쌓아놓은 쓰레기.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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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머물고 간 자리, 청결은 어디에?

가끔 체험마을 주변에서 가족은 가족대로, 친구면 친구대로, 오순도순 모여 재미있게 놀고,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끔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피서객들의 즐거움 뒤에 남는 것은 씁쓸한 아쉬움뿐이다.

주차되어있던 차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쓰레기만 남겨져있다.
▲ 주차장 주차되어있던 차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쓰레기만 남겨져있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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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있던 체험마을 주변이 거의 쓰레기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누가 먼저 버리기 시작했는지는 모른다.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한 쓰레기는 곳곳에 보기에도 역겨울 정도로 쌓인다.

차가 주차했던 자리도 마찬가지이다. 차 안에 있던 온갖 쓰레기들을 주차장 바닥에 그냥 버리고 가는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체험마을 주변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건 순간이다. 피서객과 차들이 빠져나간 주차장, 바람에 날려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보면 찾아오는 피서객들이 반갑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먹고 남은 음식물을 배수로에 버려 악취가 난다.
▲ 배수로 먹고 남은 음식물을 배수로에 버려 악취가 난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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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먹고 남은 음식물 같은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위 사진은 체험장에 설치되어 있는 배수로이다. 빗물이 빠지도록 만들어 놓은 곳인데 배수로에 음식물을 버려서 악취가 나며, 파리, 모기 등 해로운 기생충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피서지에서는 분리수거도 없다.
▲ 쓰레기 피서지에서는 분리수거도 없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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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용 쓰레기통도 무용지물

어촌체험마을 측은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을 곳곳에 배치해놓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유도하고 있지만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사람은 없다.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이다. 분리수거만 해줘도 많은 일손을 덜 수 있을 것이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그저 아쉬운 생각이 들뿐이다.

갯벌에 갔다와서 운동화를 벗어놓고 가신 분 찾아가세요!
▲ 버려진 운동화 갯벌에 갔다와서 운동화를 벗어놓고 가신 분 찾아가세요!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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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도 어촌체험마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피서철을 맞아 유명 관광지가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다.

"버리는 사람은 떠나면 그만이고, 나몰라 하면 그만이지만" 피서객들이 버리고간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수많은 인력과 돈이 투입되어 경제적 손실도 가져오고, 환경오염을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쓰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유명 관광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는가? 아마도 "도대체 어떤 놈들이 저러고들 다니는 거야?" "어휴 지저분해! 저런 곳을 어떻게 간데" 이런 식이 아닐까. 부디 대한민국 유명 관광지를 병들게 하는 장본인이 바로 나 자신은 아닐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피서를 떠나면 쓰레기를 줄이고, 무단 투기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에 다짐을 해봤으면 한다.

다음은 피서지를 쾌적하고, 깨끗하게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될까? 생각을 하다가 몇 가지만 부탁을 해본다.

1. 쓰레기봉투를 구입하자 - 피서지 관할 구청(군)의 쓰레기봉투를 구입해 피서 기간 나온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쓰레기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꼭 봉한 뒤 쓰레기 모으는 곳에 갖다 놓는다.

2. 취사지역, 취사금지구역인가를 확인하자 - 취사금지구역에서는 일체의 취사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다. 그러나 일부 이를 지키지 않고 취사행위를해 먹고 남은 음식을 땅에 묻거나, 아무렇게나 버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3.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자 - 피서지에서 흔하게 보는 쓰레기는 비닐 종류(아이스크림, 과자봉지)와 빈 캔, 플라스틱 음료수 병들이다. 필요에 따라서 먹고 마시다가 쓰레기통이 비치되어 있음에도 버리는 경우가 많아 피서지 주변이 잔 쓰레기로 지저분해진다.

우리들의 작은 노력과 실천이 쓰레기들로부터 몸살을 앓고 있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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