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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여 주려고 이리 난리법석일까?

오늘(5일) 신문 지상에는 각기 다른 3건의 '출국 관련' 소식이 눈에 띈다. 나가야 할 사람이 나가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 그리고 왜 나가는지 모를 사람의 소식, 그리고 나가서는 안 될 사람이 조만간 나가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나가야 할 사람] 중국 주석 오찬 초청까지 가로막은 정연주 출국금지

 정연주 KBS사장이 25일 오후 여의도 KBS본관 사장실에서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회(위원장 천정배) 소속 의원들과 면담을 하며, 이명박 정권의 사퇴압력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한 정연주 KBS 사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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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올린 정연주 KBS 사장의 출국금지 소식. 검찰은 정연주 사장을 출국금지했다. KBS와 국세청 사이의 법인세 관련 소송에서 '조정'으로 송사를 매듭지은 것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전 KBS 직원이 고발한 사건에서 정 사장이 검찰 소환에 5차례 불응했다는 이유다.

정 사장은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더 중요한 출국 이유가 있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이명박 대통령과 각국 정상, 그리고 극소수 언론사 사장을 초청해 여는 공식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한국 언론사 사장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 사장이 초청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이 주목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검찰은 정연주 사장이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하지만, 출국금지 조치가 기본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협조 여부를 따져 취하는 조치가 아닌 것은 물론이다. 중요한 범죄자나 범죄 혐의자가 외국으로 도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렇다면 정연주 사장은 이번에 출국해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1%라도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은 0%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정연주 사장이 후진타오 주석 주최 오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중국 당국은 어떤 생각들을 할까? 일단 특별히 고르고 골라 초청한 정연주 사장의 불참 소식은 중국 당국으로서는 당연히 주목할 만한 사안이고, 정연주 사장이 왜 참석하지 못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주한중국대사관에서도 이에 대한 '보고'가 긴급하게 이뤄질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고위 당국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이 통보될 것이다.

그 사정과 전후맥락을 파악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나 중국 당국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들은 한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특히 국가기간방송인 KBS가 정부에 세금을 더 냈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해 정연주 사장이 그 일로 후진타오 주석이 특별히 초청한 오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는 경위를 파악한 후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 자리에 웃음을 띤 얼굴로 참석할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그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할까?

하지만 <동아일보>나 <조선일보>만 봐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다. 두 신문에는 정연주 KBS 사장 출국금지 소식은 있어도 후진타오 주석이 특별히 초청한 오찬 참석 일정에 관한 내용은 없다. 1면 머리기사 치고는 내용이 영 부실하다.

[왜 나가는지 모를 사람] 권철현 주일대사의 명분없는 귀임

 정부가 한일 외교 장관회담을 개최하자는 일본의 제안을 거절한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청사에서 일시 귀국한 권철현 주일대사가 독도 사태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권철현 주일대사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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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출국 소식은 이들 신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다른 신문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동아일보>는 2면에 1단 기사로 귀퉁이에 박혀 있다. <조선일보>에서는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21일만에 귀임 길에 오른 권철현 주일대사 출국 소식이다. 국내 소환된 대사의 소환기록으로는 최장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일본 정부가 중등학교 사회교과서 교사용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키자 여기에 항의해 일시 귀국했다. 그의 귀국 직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쪽에서는 우리가 쇼를 한다고 보는 모양이더라"며 "권 대사가 쉽게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한겨레> 보도)이라며 강경 방침을 밝혔었다.

그런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일본측이 단 한마디 사과 표명이라도 했는가?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되레 미국에게 뒤통수만 얻어 맞았다. 미 연방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확정 상태'로 분류해버린 것. 총력전을 펴 원상회복 시킨 것을 두고 마치 큰 성과라도 거둔 양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권철현 주일대사의 '머쓱한 빈 손 귀임'은 권철현 주일대사의 소환조치가 일본측에게는 결국 "쇼를 한 것"으로 밖에 달리 비쳐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해보면 더위가 싹 가실 정도로 등골이 서늘해진다. 도대체 뭣 때문에 귀국했으며, 또 무슨 명분으로 다시 나간단 말인가?

<동아일보>는 "권 대사가 청와대 등에 관련 보고를 했고, 당초 예정된 업무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귀임하게 된다"는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의 말만 간략하게 전했다. 당초 예정된 수순대로라는 풀이도 가능하겠다.

[나가선 안될 사람] 김중수 전 수석과 최중경 전 차관의 부활

 10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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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소식은 조만간 있게 될 출국 소식이다.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에,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특임 공관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다. 다들 조만간 임지로 부임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미국산 쇠고기 졸속협상과 환율 정책의 실패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들이다. 최중경 전 차관은 이른바 강만수 재경부 장관을 대신한 '대리경질'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민심도 민심이지만 관가의 관심이 심상치 않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최 전 차관을 경질할 만한 별도의 사유가 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최 전 차관은 이 때문에 두 번 죽었다.

그래서일까? 그가 특임 공관장으로 부활한 것은….

나가야 할 사람은 나가지 못하고, 나가지 말아야 할 사람들은 나가고, 또 왜 돌아왔으며 왜 돌아가는지도 모를 어지러운 출입국 관리 실태다. 사람들을 어지럽게 해 정신을 빼놓기로 작정한 듯하다.

무덥고 뜨거운 나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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