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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9일 이른 새벽, 서울에서 묵호항에 가기 위해 우리가족은 자동차에 올랐다. 이번 여름 휴가는 울릉도 일주와 독도를 둘러보는 게 목적이다. 울릉도는 포항과 묵호항에서 운행되는 페리호를 2시간 반 정도 타면 도착할 수 있다. 묵호항에서는 자동차를 주차장에 두고 배에 오르지만 포항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은 자신의 차를 페리에 싣고 갈 수도 있다.

울릉도에 가기위해 모인 사람들로 이른아침부터 붐볐다.
▲ 묵호항 여객터미널 앞 울릉도에 가기위해 모인 사람들로 이른아침부터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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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매표를 기다리는 사람들
▲ 매표소 여객선 매표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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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오전 9시. 미리 싸둔 짐을 차에 올리고 자동차 시동을 건다. 한여름이라 새벽에도 제법 습하고 텁텁한 공기가 우리를 감싸고 돌았지만 먼 길을 떠나는 마음은 무척 설렜다.

8시경,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빨리 묵호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행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2층의 식당에서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려고 올라가자 이미 준비된 밥상이 우리를 반겼다. 테이블에 앉자 주문하기도 전에 밥상이 들어온다. 우리 뒤를 따랐던 다른 여행객이

"메뉴판이요~"하고 말하자 주인은 "메뉴판 없어요"라고 응대한다. 말 없이 식사를 하던 나는 '풋!'하고 그만 웃어버렸다.


 메뉴는 딱 한가지 대구탕 뿐이다.
▲ 묵호항의 아침식사 메뉴는 딱 한가지 대구탕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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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구나.  이곳엔 메뉴판이 없었구나!  정말 이곳은 메뉴판이 없었다. 메뉴는 오직 한 가지, 대구탕이다. 하지만 뜨끈 뜨근한 밥과 시원한 대구탕 맛이 일품이었다. 왠지 이번 울릉도 여행이 순조로울 것 같은 느낌의 즐거운 밥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모임장소에서 페리호의 탑승권을 받아들고 뱃길에 오른다.

손님을 싣고 울릉도 도동항에 정박한 한겨레호
▲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타고 온 페리호 손님을 싣고 울릉도 도동항에 정박한 한겨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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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명의 좌석을 곽메운 승객들
▲ 여객선 내부의 모습 400명의 좌석을 곽메운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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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배를 타고 두 시간 반이 흘렀을 때, 선장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 곧 울릉도에 도착하니 모두 준비하시라는. 울릉도 도동항에는 여름성수기임을 여실히 증명하듯 수많은 여행사가 피켓을 들고 우리를 반겼다. 근처의 가게에 일제히 짐을 맡기고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는 배를 타고 해안 일주여행에 올랐다.

 선상에서 바라본 여행사 피켓들
▲ 울릉도 도동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여행사 가이드들 선상에서 바라본 여행사 피켓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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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유람선을 타고 해안을 도는 코스가 있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혹은 자가용을 이용해 육로를 도는 코스가 있다. 육로관광이 각 지역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면 해안을 따라 도는 유람선 관광은 울릉도 전체를 가장 빨리 돌아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람선을 타기 전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해안일주 도로를 잠깐 걸어 보았다. 울릉도의 기암괴석과 이름모를 동굴. 위태로운 난간에서 바라본 코발트 블루의 바닷물은 마치 지중해의 어느 휴양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일주도로
▲ 도동항의 해안일주도로 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일주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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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은 편 일주도로에서 바라 본 도동
▲ 해안일주도로에서 바라 본 도동의 모습 맞은 편 일주도로에서 바라 본 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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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우리는 배를 타고 울릉도 도동에서 출발하여 시계방향으로 울릉도를 한바퀴 돌아 다시 도동으로 돌아오는 유람선관광을 하며 해상의 비경을 감상했다. 새우깡을 손에 들자 얼른 낚아채는 반가운 갈매기들과 도동의 산책로, 거북바위, 남양해변, 공암(일명 코끼리 바위), 천부마을, 삼선암, 죽도들이 일제히 우리를 반겼다.

 새우깡을 받으려고 따라오는 갈매기들
▲ 울릉도 유람선 관광 새우깡을 받으려고 따라오는 갈매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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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보면 진짜 코끼리 코처럼 보이고 코끼리의 눈 같은 구멍도 보인다.
▲ 코끼리 바위의 모습 멀리서 보면 진짜 코끼리 코처럼 보이고 코끼리의 눈 같은 구멍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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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된 해변 일주는 해질무렵 도동에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 여장을 풀고 내일을 기다린다. 내일은 관광버스를 타고 육로를 여행 한 뒤 가슴 설레는 독도를 만날 일이 기다리고 있다.


 꾸득꾸득하게 잘 말려진 오징어가 먹음직스럽다.
▲ 도동의 오징어 덕장 꾸득꾸득하게 잘 말려진 오징어가 먹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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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에 시작된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이리 저리 뒤척였다.숙소에서 바라보이는 바닷가의 선박들의 불빛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밤이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울릉도 , #해안일주, #페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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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입니다.세상에는 가슴훈훈한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등불같은, 때로는 소금같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것이 제 바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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