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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압둘씨는 조만간 고국으로 돌아간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압둘씨는 조만간 고국으로 돌아간다.
ⓒ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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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압둘(40)씨가 조만간 고향으로 돌아간다. 코리안드림을 실현하고 돌아가는 게 아니다.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질병에 시달리다 코리안드림에 좌절한 채 돌아가게 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1년 반 가까이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쉼터에서 지내왔는데, 이번에 상담소의 도움으로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는 1995년 12월 23일 단기상용비자로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한국땅을 밟았다. 13년 동안 그는 불법체류자 신세였다. 막노동을 비롯해 온갖 굳은 일을 하다 몸이 망가졌던 것.

그는 27살의 청년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지금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피골이 앙상할 정도로 늙어 보인다. 그는 오랫동안 노동으로 저혈당과 저체온, 극심한 빈혈로 이제는 일자리를 구해도 일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처지가 어렵게 되었지만 그는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표를 구할 수 없었다. 그는 2006년 12월부터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소장 이철승) 쉼터에 머물면서 치료와 도움을 받아 왔다.

상담소는 압둘씨가 고향에 돌아갈 수 있도록 상담소 자체적으로 경비 모금을 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도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비행기표값은 80만원.

며칠 뒤 고국으로 돌아가는 압둘씨는 "상담소 쉼터에서 1년 반을 머물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코리안드림은 실패했지만 고향에 돌아가 새로운 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살펴준 상담소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철승 소장은 "압둘씨와 같은 이주민들의 귀국을 위해 국비요청 등을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도록 시간이 걸려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코리안드림에 실패하고 실의에 빠져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차원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경남지역에서 10년째 외국인이주민 인권신장을 위해 활동하면서 매년 실직상태와 오랜 병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5명의 자발적 귀국을 도왔다.


태그:#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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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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