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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모습과는 좀 다르지만, 그래도 멋져요.
▲ 소매물도! 예전의 모습과는 좀 다르지만, 그래도 멋져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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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의 자랑거리 매물도, 매물도라면 통영의 으뜸으로 선택된 섬이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소매물도에서는 섬과 섬을 이어주는 물길이 열려, 찾는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을 이어주기에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소매물도를 향한 마음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선착장은 언제나 아쉬움과 그리움이 함께 해요!
▲ 등대로 향하기 전 선착장 모습! 선착장은 언제나 아쉬움과 그리움이 함께 해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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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그곳에는 매물도 외에도 매력적인 섬들이 많이 있어 누구나 한번쯤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 누구나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날 아침, 너무나 벅찬 마음을 안고 출발을 했다.

거의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매물도를 찾아간다는 그 기분이야말로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다. 아련한 섬에의 기억이 오랫동안 내 삶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했다면, 다른 그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때의 그 설렘을 안고 매물도를 다시 찾기 위한 여행은 시작되었다.

사진작가라면 더 멋지게 찍었을텐데... 아쉬워요..
▲ 등대섬으로 가는 길목에서 사진작가라면 더 멋지게 찍었을텐데... 아쉬워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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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통영에 도착하여 유명한 케이블카를 탔다. 생전 처음 타 보는 것이어서 너무 떨었던 기억이 새롭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곳에서는 멀리 통영의 작은 섬과 가까운 거제도가 함께 전경을 아름답게 해주었다. 잠시 그곳 전망대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거제도를 향하는 길, ‘유치환기념관’에 들렀다. 통영에 있는 ‘유치환문학관’을 가 본 사람이라면 아마 그 감흥에 새로움을 받았을 것이다.

물길을 따라 가면 또 다른 섬이?
▲ 등대섬이 가까이.... 물길을 따라 가면 또 다른 섬이?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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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기념관’은 개관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어서 그런지 찾는 이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유치환 선생의 문학에 대한 열정이라든지 생애 남긴 유품을 보는 것만으로 그분의 문학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으나, 가까이에서나마 선생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일이다.

문학을 공부하고 문학에의 열정이 아직 살아 있는 내 안의 그 무언가의 움직임, 진정한 문학에의 길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남긴다. 문학기념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둘러 거제도 숙소로 향했다. 매물도가 아닌 거제도에서의 첫 날이었지만 새로웠다. 신선한 공기와 확 트인 바다가 매물도를 향하는 마음까지 빼앗아 가는 듯 아름다운 전경에 마음은 이미 매물도에 가 있는 듯하였다.

때마침 물길이 열려 좋았어요...
▲ 소매물도 하면 바로 이 물길이죠! 때마침 물길이 열려 좋았어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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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배 시간에 맞춰 서둘러 거제저구항으로 향했다. 거제저구항에서 20km쯤 떨어진 약 3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면 매물도와 소매물도가 있다. 소매물도는 본섬과 등대섬으로 나뉘고, 소매물도에는 약 20가구가 사는 마을과 선착장이 있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을 찾아가려면 육로를 이용해야 된다. 마을 뒤편의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10~20분쯤 오르면 소매물도의 최고봉인 망태봉에 올라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등대섬을 비롯해 통영 앞 바다의 여러 섬들과 거제 해금강, 그리고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망망대해가 사방으로 펼쳐진다. 욕지도, 연화도, 두미도 등과 같은 연화열도의 올망졸망한 섬들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여기서는 연화열도의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 광경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망태봉 중턱에서 건너다 보이는 등대섬 전경은 소매물도의 풍광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바다 바람이 불어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줍니다.
▲ 소매물도 정상에서 바라본 바다! 바다 바람이 불어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줍니다.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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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봉과 등대섬을 알리는 갈래 길에서 등대섬으로 향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려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면 또 다른 절경이 눈에 들어오고, 등대섬으로 가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예전과는 달리 소매물도는 많이 변해 있었다. 오르고 내리기 힘든 곳은 인공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잠시 쉬었다 다시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면 등대섬을 이어주는 길, 그곳은 시간대로 물길이 열리는 신비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머무는 것 같았다. 힘든 길이었지만 그 물길 앞에서는 모두가 말을 잃는 희열을 느낀다.

썰물 때마다 두 섬 사이의 둥글둥글한 몽돌해변이 드러나면 걸어서 왕래할 수 있다. 또한 작은 돌멩이들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알려주는 듯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둥글둥글한 돌멩이들을 디디며 십여 미터를 따라 가면 등대섬이다. 등대섬은 소매물도에 비해 작지만, 원래 이름은 해금도이다.

너무 예쁜 돌들이 반겨주고 있었어요...
▲ 썰물때마다 다듬어진 예쁜 돌멩이들.... 너무 예쁜 돌들이 반겨주고 있었어요...
ⓒ 김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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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섬에는 가족, 연인 등의 일반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일 년 내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그곳에서의 절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하늘빛을 고스란히 담은 쪽빛바다와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기암절벽, 까마득한 절벽 위에 뿌리를 내린 노송들과 갖가지의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초원, 그리고 섬의 꼭대기에 우두커니 서 있는 등대 등의 풍경이 그린 듯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바다와 바위, 하늘과 초원의 어울림도 가히 환상적이다.

봄에는 진달래꽃이 온 섬을 수놓는 듯하고, 여름철에는 일제히 피어난 원추리꽃이 등대섬의 풀밭을 노랗게 수놓는다. 보랏빛 산비장이꽃과 주황색 참나리꽃도 군데군데 피어 있어서 섬 전체가 온통 꽃밭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매물도를 잊을 수가 없다. 한번 찾아 온 사람들의 기억에는 늘 그러한 그림 같은 풍경을 그리워하고, 다시 찾으러 애를 쓴다.

자연이 펼쳐놓은 아름다운 광경에 동화되어 등대섬의 몽돌해변과 정상 사이에 만들어진 산책로, 이 산책로를 따라가면 약 20분쯤 걸어 올라가면 등대가 나온다. 등대 위에서는 등대섬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등대섬 최고의 비경은 유람선을 타야만 볼 수 있는 곳에 은밀히 감춰져 있다. 유람선을 타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 그것 또한 다음 여행으로 미루어 놓아야 할 것 같다.

등대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의 전경도 아름다워요...
▲ 힘들게 올라간 등대! 등대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의 전경도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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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섬 동남쪽의 절벽 아래에는 양쪽으로 맞뚫린 해식동굴이 있다. 아득한 옛날에 중국 진시황의 사자인 서불이 이곳 바위에 글씨를 남겼다고 해서 ‘글씽이굴’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작은 배로는 이 해식동굴의 내부를 쉽게 엿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거제 해금강 못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글씽이굴’의 주변에는 용바위, 부처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등 갖가지 형상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림처럼 펼쳐진 작은 섬들의 아름다운 조화, 소매물도의 매력을 한껏 더 빛내주고 있는 주위의 풍경들. 말로는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운 섬, 계절마다 달리 느껴지는 그 넉넉한 여유가 느껴지는 섬, 소매물도! 그곳은 분명 마음을 빼앗기기에도 충분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태그:#소매물도, #통영, #등대섬, #물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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