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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KBS 사장은 정부의 국정철학과 기조를 적극 구현하려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수석은 지난 18일 발행된 월간 <신동아> 8월호와의 인터뷰에서 "KBS 사장의 경우 방송의 중립성 측면도 고려해야겠지만, 정부 산하기관장으로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기조를 적극 구현하려는 의지가 있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최적임자인지를 한 번쯤 검증하고 재신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놓고 "언론통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KBS는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1장 4조에 의해 법률상 정부 산하기관이 아닌데다, 2000년 통합방송법에 따라 정부가 KBS의 편성이나 논조에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전방위적으로 벌이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 퇴진 압력은 사실 후임 KBS 사장을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앉히기 위한 의도라는 그간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5공 때도 안 그랬는데 이젠 대놓고 방송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통합민주당이 먼저 발끈하고 나섰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박 수석은 공영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5공 시대의 허문도 정무수석의 부활'"이라고 일갈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박 수석의 이 같은 망언은 YTN 사장 날치기 인사, KBS 신태섭 이사 몰아내기, MBC 방송에 대한 중징계 등 일련의 방송장악 시도가 청와대 각본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라며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일체의 방송 장악 시도를 국민과 함께 기필코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앞다투어 박 수석의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 'humorbox'는 "5공 때도 말은 방송은 공정해야 하고 권력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놈의 정부는 이젠 대놓고 방송이 권력의 나팔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니 도대체 내가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누리꾼 '홍차'는 "국민을 섬기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강제한다는 것은 무슨 역설이냐"며 꼬집었고 '희망'은 "새 정부의 철학은 국정방송 KTV에서나 구현하고 KBS는 놔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오는 23일 하루 동안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에 나선다.

 

당초 언론노조는 오는 25일 총파업을 예정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PD수첩> 심의, 구본홍 YTN 대표이사 선임 등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고, 20일 KBS에 대한 감사 결과가 발표돼 오는 23일로 총파업을 앞당겼다.


태그:#KBS, #언론통제, #정연주,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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