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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울산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는 '쇠고기 재협상 쟁취 촛불수호 울산행동'이 주최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촛불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약1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렸다.

 

울산시민연대 김태근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오관영(광우병 국민대책위 운영위원), 정영희(울산행동 집행위원), 최성룡(아수나로), 홍경미(울산여성회), 이상순(이명박 탄핵 투쟁연대 울산지부장), 이창규(민주노총 선행사업국장) 등 6명의 발제자가 울산지역의 상황과 고민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등 3시간여 동안 진행되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오 운영위원은 두 달여 진행된 촛불집회의 서울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계기로 잃어 버렸던 광장을 다시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주체의 다변화 및 확장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이날 18대 국회가 개원한 것과 관련 국민대책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추진중인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지원하기 위해 '비상시국 회의 구성'을 구상중"이라고 밝히며 "행정기관인 정부를 향해 재협상의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입법기관인 국회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의 성실한 개정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 그리고 사법부에 제기한 '미 쇠고기 고시'와 관련한 헌법소원 등의 3가지 핵심 안의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1830개 단체로 구성 된 광우병 대책회의의 향후 방향성과 관련해서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집약시켜 한목소리로 담아내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혀 일반 대중단체에서부터 이번에 합류한 4개 종단을 포함한 종교계와 정치이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까지 포괄된 대책회의의 현재의 고민과 앞으로의 숙제를 함께 제시했다.

 

정영희 울산행동 집행위원은 두번째 발제자로 나서 실시간 진행됐던 서울의 상황과 공유된 문제제기로 출발한 울산의 촛불집회를 지적하며 "중앙 중심적인 요소가 강하고 울산의 독자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분석한 뒤 "지난달 말경 '공안정국'이 조성되면서 25개 단체로 시작한 집회가 47개 단체의 참여 속에 '촛불행동'으로 확대 재 조직되었다"고 경과를 보고한 뒤 "긴장과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이지만 촛불은 절대 끌 수 없다는 게 참여 단체들의 주장이다"고 강조하면서 장기화에 따른 고민을 털어 놓았다.

 

이어 "더 많은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체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국민의 주권에 반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 투쟁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의제의 확장 및 재정립의 필요성을 함께 제기하였다.

 

청소년을 대표하여 발제자로 나선 최성룡씨는 "촛불의 진행상황이 청소년들에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고 청소년들이 시작한 촛불의 방향성에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교육현장에서 받는 억압들이 청소년들에게 촛불을 들게 했지 않는가"라며 단순히 광우병 반대로만 진행된 촛불 문화제가 일상적인 억압에 처한 청소년들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또 "촛불문화제는 우리에겐 학습장이며 청소년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우리 청소년들의 몫"이라고 밝혀, 향후 촛불문화제에서 다시 주체세력으로 등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여성대책위를 대표해 참여한 홍경미 울산여성회장은 "여성들은 아이들, 가정경제, 가족건강이 걱정 돼 촛불을 들었다"라며 촛불소녀와 300대의 유모차부대 그리고 소울드레서 네티즌 활동 등 다양한 여성참여의 의미를 부여 한 뒤 "장기화에 따른 참여가 저조해진다"고 현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제기하며 "조급증을 버리고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주문하였다.

 

이어 "집회 현장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엔 한계가 있다"고 밝히며 "생활 속에서 참여 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구체화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향후 학교급식에 대한 감시기능 강화 및 불매운동 전개 등의 온·오프 단체의 연대 가속화로 생활 단위로 이어가는 활동 즉, 생활 속에 실천하는 방식에 대한 방향을 제시 하였다.

 

노동계를 대표해 참여한 이창규 선행국장은 "국민과 힘모아 함께 투쟁하자고 결의했는데, 몫을 다하지 못함을 사과드린다"고 밝힌 후 "광우병 발병 보단 노동현장의 산재사고 확률이 더 높다는 인식이 있다"며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노동자와 국민과의 이해를 좁혀 나가는 게 급선무"라며, 촛불정국의 들러리라는 인식타파와 주체가 될 수 있는 전환점 마련에 고민이 있음을 털어 놓았다.

 

이어 "화물연대 파업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신자유주의 등, 이 정권의 잘못된 정책과 맞싸워야 하는 우리 노동계가 촛불이 마련한 소통의 장에서 국민의 요구와 다르지 않다는 공통된 부분을 많이 발견했다"고 분석하면서 촛불의 행보와 관련 "필연적인 의제 확장을 통한 참여 주체의 확대가 요구된다"고 전망하였다.

 

그는, 현대차와 금속노조가 생활단위의 입주 상인들인 평창입주자 대표와 손을 잡고 '광우병 없는 청정지역 만들기' 협정을 맺어 참여 스티커 부착 등을 통해 생활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소개해 토론회 참석자들로 부터 "구체적인 방안"이라는 찬사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 금일 대표자 회의 결과를 소개한 뒤 "울산 촛불 집회는 민노총이 보장하겠다"고 밝히며 노동자가 배후세력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1부 발제자 의견 청취와 2부 시민논객들의 의견 제기 등으로 이어졌다.

 

토론회에 직접 참여한 홍아무개 여성은 시장과 상가에서 선전전을 펼친 결과, 6/10일 이후 촛불에 대한 기대 심리가 현저히 하향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정부의 논리와 보수언론의 책동으로 인해 촛불정국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후 적절한 대책을 호소하였다.

 

울산급식연대에서 활동중이라는 시민은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사라지는 현상"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안타까워 하며 "먹을거리와 생태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기한 후 "자생적이고 자율화 된 촛불의 조직화"를 강력히 주장하였다.

 

현대차에서 근무한다는 정아무개씨는 촛불집회의 연속성을 주장하면서 "좀 더 구체화, 다양화를 구상할 시기"라고 언급한 후 "시민운동가와 민중 활동가들의 각성"을 촉구하면서 "노동자와 시민은 하나!"라고 덧붙였다.

 

북구에서 온 시민은 촛불 초기에는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친다"고 분노했던 이웃들이 지금은 "(촛불집회)고만 해라" 한다며 분위기를 전한 후 "이 정권의 모든정책에 대한 다변화를 꾀할 정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김아무개 시민은  중앙집중식인 현 촛불집회의 성격상 울산과의 편차를 들어 "지역 쟁점화에 대한 고민"을 주문하면서 "촛불집회에 연대한 각 단체의 매몰된 목소리가 필요할 때"라고 전략적인 접근 방법을 개진하기도 하였다.

 

 

이번 '울산촛불행동'이 개최한 3번째 시국 토론회는 촛불집회의 현 주소를 명확히 진단하는 뜻 깊은 자리였으며, 촛불의 지속 여부에서는 이견 없이 계속 이어나갈 것을 재확인하였으나 쟁점에 대한 토론은 지지 부진한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

 

향후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여전히 숙제로 주어진 가운데, 현상황에 대한 세밀한 준비로 토론의 기회를 늘려 공유의 폭을 넓혀 나가는 과정에서 의식 통일 및 의제 확장 등의 문제를, 논의의 영역을 좁혀서 하나씩 합의해 가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선에서 마무리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지금껏 이뤄 낸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과물을 만들어 가는 고민과 실천을 동시에 해 나가자는 결의를 다지는 수준이었다.

 

촛불문화제를 통한 울산의 성과로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정치의 주체가 시민들의 폭넓은 직접 참여로 확대 발전 되었다는 점

둘째. 정부정책의 우선순위가 경제발전 지상주의가 아닌 국민들의 행복에 대한 열망으로의 의식이 전환되었다는 점

셋째. 파업 또는 집회가 단위별 혹은 집단별로 진행 되던 양상에서 시민들이 공동체 의식에 동조하여 직접 참여했다는 점

 

이와 아울러 시대에 맞는 방향 설정을 적시에 제시하지 못한 시민·사회 단체의 뼈저린 반성이 요구되며, 이제라도 시민들의 참여 의지를 조직화해 요구의 현실화를 위한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 요구와 과제가 산적해 있는 '울산촛불행동'은 과연, 지역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내 '집단지성'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촛불의 성과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앞으로 진행 될 촛불 속에서 지켜 볼 일이다.


태그:#울산 시국토론회,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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