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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헌 작 "아파트".
 화덕헌 작 "아파트".
ⓒ 화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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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헌 작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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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교회는 함께 성장한다. 두 개의 거대한 이미지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물건이 아닐까?"

사진작가 화덕헌이 대형 아파트와 대형 교회를 사진에 담아 고발(?)한다. 이 두 거대한 물건은 현대사회의 흐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자리에서 교회는 대형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그는 사진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홀리시티>. 이번 사진전의 주제다. 홀리시티에 대해 그는 "아파트라는 디자인이 이끌어 낸 우리 인생의 여러 면면 중에서 대형교회라는 기이한 종교적 무늬와 관련된 시선이다"고 설명.

"교회는 복을 베풀고, 교인들은 큰 교회에 모여 복을 달라고 기도한다. 마치 신전처럼 웅장한 예배당과 하늘 높을 줄 모르는 고층 아파트의 위용을 보고 있노라면 하늘을 향해 큰 돌을 쌓았던 스톤워쉽이 생각난다."

그는 도시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도시는 여러 겹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무늬가 생겨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있었던 흔적이 사라지기도 한다"고.

화덕헌 작 "아파트".
 화덕헌 작 "아파트".
ⓒ 화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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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같은 해석의 증거도 제시했다. "휴대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도시의 길모퉁이는 휴대폰 광고와 휴대폰 대리점이 다 차지했다. 반면 '공중전화기'는 무용지물이 되어 사라진다. 동전 수북이 쌓아 놓고 애인에게 전화 걸던 청춘의 무늬가 지워진 것"이라고.

그는 "도심 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아파트가 공급되었지만, 아파트를 지으면 지을수록 집 없는 사람이 늘어나는 기이한 통계적 현상을 우리는 보고 있다"고 지적.

"사람이 디자인을 선택하고 결정한다. 마찬가지로 디자인 역시 우리를 삶을 규정하고 재편하는 것은 아닐까? 아파트 주거형태라는 독특한 디자인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태도를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이미 진부한 발견인지도 모르겠다."

화덕헌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취미로 사진을 익혔는데, 사회에 나오면서 사진관까지 차렸다. 그의 사진 일터는 부산 해운대에 있다.

그는 오랫동안 부산역 노숙자들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1992년부터 10년간 사진작가 최민식의 사진집을 교재로 삼고서 사숙하면서 말이다. 그는 '1990년대 부산역에서 만난 사람들'을 2005년 부산 서면메디칼센터 아트룸에서 '길에서 천국으로'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당시 그는 18쪽 분량의 사진집을 내면서, 맨 뒤 페이지에 500원짜리 동전을 비닐 포장지 안에 넣어 붙여놓았다. 길을 가다가 500원짜리 동전 하나가 꼭 필요한 사람이 보이면 주라는 의미였다.

화덕헌 작 "교회".
 화덕헌 작 "교회".
ⓒ 화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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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휴먼타큐 작업을 중단한 그는 아파트와 대형교회 예배당을 주제로 촬영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2001년 '작가 이문열 도서 반환운동'을 벌여 '행동하는 네티즌'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그해 <오마이뉴스>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화덕헌 <홀리시티> 사진전은 오는 15일부터 27일까지 해운대에 있는 부산디자인센터 전시실에서 열린다.

화덕헌 작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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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화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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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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